- 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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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본께...
1
해는
여전히 거그에 있고
세상은
여전히 그대로 있는디.
나는
온전히 여기에 있쓰까?
2
‘어디서 와가꼬 어디로 간다요’
그 흔하디 흔한 물음
모두가
한 번쯤은 생각하고
누구나가
한 번쯤은 답해봤을 그 물음…
나는
오늘, ‘시방-여그서 (now-here)’ 라고
금방 왔다가 금방 가기를
끝도 없이 반복하고 있다고
오늘은 말하고 잡끄마이.
3
한 번도 같은 것, 같은 날이 없써분디도
하루, 한달, 일년 …
구분하고 이름 짓고
‘맨날, 같은 짓거리하믄서
매여 살다가…
‘오메 이거시 아닌디..’ 싶은 순간에
덜컹 겁이 나고
‘어메! 웨째야쓰까?’ 싶은 생각이
쏜살 같은 시간이
가슴속의 뚫려있는 커다란 구멍으로
지나갔다는 것을 알므는
‘그것이 아닌디…’ ‘그것이 아닌디…’
함시롱 잃어버린 시간을
허전해 한다
4.
이름 부쳐진 그 날이 되서야
이름부쳐지지 않은 날들을
기억하게 되고는
또 잊고 살다가
문득 늘어나 있는
눈가의 보지 못했던 주름에
‘어메, 젠장 그거시 솔찬흔디... ‘
그렇게 한 뭉텡이로
세월이 쏟아져 내린다.
5.
항상 대답하기 궁색한 그 물음
‘뭣땀시 산다요.?’
온갖 생각을 해봐도
그럴듯하기는 하지만
‘내가 우쭈고 알것소!’ 하는 것보다
더 나은 답을 나는 알지 못한 것 같다.
6
한 해,
마지막 날에
재수더럽게 없었는데
그래서 집에 와가꼬 발 팍팍 씻고
무좀약 확바르고
눈텡이가 밤텡이되도록
실컷 자고 났더니
그.. 니게미, 성질나는… 어제 일이
그저.. ;치~이..; 하고
액땜한 것 같고 고사치른 것 같아
피식 웃고 말았다.
7.
‘복많이 받고 건강하시라는…
그 때마다 하는 멘트…
안 받고 안 하면 찝찝해서
문자판을 어설프게 누르다가
생각났다.
‘그래~ 요로코 살다가 죽는 거시여…
사는 거시 별거 있간디…’
8.
나는 이렇게 새해를 맏는다.
48 x 0.7 = 35도 안 되구마이
요한이 글에서 배운 현대인의 연령계산
근께, 나는 아직 때가 안 된기여…
그란께, 열심히 ‘잘’ 살다가
내 년 요맘 때, 또 보는기여…
어쩌것수,,,
사는 것이 그런거신디…
자... 내 년에 봅시다 잉…~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