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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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통해 처음으로 글을 쓰는구나.
기축 년 새해에는 몸 건강하고 하는 일들이 뜻대로 이루어지고
가정에도 평화가 이룩되기를 바란다.
세상일은 마음먹은 대로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끈기와 용기를 가지고
조금씩 조금씩 전진해 나가야한다.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말고 항상 잘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일을 처리해 주기 바란다.
웃을 일이 있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고 나면 웃을 일이 생긴다고 한다.
금년 한해에는 많이 웃어서 좋은 일만 생기도록 하자.
엄마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
2009년 1월 23일 아버지가“
자랑 좀 하겠습니다ㅎㅎ
칠순 친정아버지 다음카페(거의 블로그)에 첨으로 댓글을 썼더니 아버지가 댓글 아래에 써 놓으신 글입니다. 참 기분이 묘하더군요. 찡하기도 하구요.
지난 주에 제 친정집에 좀 힘든 일이 있었거든요 - 거의 전국적인 경사가 될 뻔했던 일이
무산되는 - 아픔이 좀 있었습니다^^
엄마가 저한테 전화를 해서 아버지가 많이 낙담하셨다고 전화 한번 내라
하시더라구요. 근데 평소에 그리 살가운 딸이 아닌 제게 쉬운 일은 아니더라구요.
일요일에 전화했는데 마침 주무시고 계셨고
수요일 즈음에 아버지 블로그에 짧은 글을 남겼습니다.
그랬는데 아버지께서 오늘에서야 답글을 써 놓으셨어요^^
친정에 전화했더니, 엄마가 아버지가 니한테 편지왔다고 읽어보라고 하셨답니다.
답장 써 놓았는데 읽었느냐구 하셔서 알았습니다 ㅎㅎ
해가 바뀌었으니, 아버지께서는 작년에 칠순이셨습니다.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으로 정년을 마치셨구요, 정년 즈음에 작은 동시집 두편도 내셨습니다.
동시 작가인 셈이지요.
요즈음도 간간히 동시를 써서 인터넷에 올리십니다.
무심한 자식들이지요ㅜ.ㅜ
가끔 댓글도 달아드리고, 카페도 자주 드나들고 하면 좋았을텐데
그간 참 무심했었단 반성이 마구마구 되었습니다.
아버지께서도 연세가 드셨는지, 이번 일에 크게 낙심하시고 많이 아파하셨습니다.
빨리 기운 차리셨으면 좋겠습니다.
칠순 연세에 동시도 쓰시고 인터넷에 글도 올리시고
작은 딸에게 이렇게 멋진 글도 써 주시고
자랑 좀 해도 되겠지요^^

덧글이 본문보다 못하다고 할 수 없지요. 본문 보다 짧아야 한다거나 긴 것이 흉이 될 이유가 있을까요? 긴 사연이 담긴 편지 못지 않은 위안과 나눔이 되기도 합니다. 덧글을 하찮아 하거나 짧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을 가끔 대할 때면 이해가 잘 되지 않기도 합니다. 덧글은 길이나 명명의 선입견적 전제 이전에 서로의 글(생각과 마음)에 대한 애정이고 나눔과 도움이 되기 위한 배려와 참여의 의미가 담겨 있기도 하지요. 그 길이와 내용이 꼭 가치롭거나 보편적이어야 할 이유도 없고요. 그저 마음 가는 대로의 관심이고 나와는 다른 태도와 방식의 표현으로 볼 수는 도저히 없는 걸까요?
누구의 글이던 글이 읽을 자유와 읽지 않을 선택을 언제든지 열어 두고 있는 것처럼 댓글도 그런 맥락으로 이해될 수 없을까요?
때때로
^^
...
음~
이런 따위의 언어조차 너무나 훌륭한 위안과 사랑을 내포하듯이 표현의 다름과 방식이 해를 주거나 방해를 의도하려는 것이 아닌 이상 억압해야 할 이유가 있는 걸까요?
밥이 밥 이상인 것처럼 댓글도 댓글 이상일 수는 없을까요? 누군가에게 그렇게 다가갈 수는 없고 도저히 안 될 일이기만 할까요?
글을 써가는 형식도 중요하지만 감동이 없는 내용보다 서툰 표현일 지라도 의미가 전달 된다면- 만에 하나라도 알아 듣는 이가 있다면 -그 글을 과연 함부로 부족하다 치부하거나 지탄해야 할 일일까요?
그려가는(진화가 될지도 모르는) 과정을 담는 것은 단지 미숙함이요 속된 것이고 배울 것이 전혀 없는 하찮은 것이기만 한 것일까요?
아가의 똥은 예쁘게 참아줄 수 있지만 치매 어른의 대변은 망령됨으로나 봄이 마땅하고 도저히 아름다울 수는 없는 것이어야 할까요? 윗글과 전혀 관계없이 엉뚱하게도 댓글에 대한 의견을 남겨 봅니다.
2. 아버지는 딸의 글을 읽기 이전에 마음을 읽으시지요. 설령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딸이 아버지를 향해 글을 쓰는 순간 글은 그 표현이나 방식을 넘어선 광대무변의 억겁을 넘나드는 마음과 영혼의 나눔을 시작합니다. 그 광대무변함과 시공을 초월한 의미를 단지 내 안목의 잣대로만 생각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책이 책 이상이고 글이 글 이상일 수 있듯 덧글도 덧글 이상일 수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찌질하게 하릴없이 덧글이나 사랑하는 자의 변인가봐요. 흐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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