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빛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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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하나.
그제인가 아이가 이를 뽑았다. 이를 빨리 뽑지 않아서 영구치가 조금 삐뚤하게 자랐나 보다. 그래서 울었다고 한다. 참 울 것도 많은 아이다. 아빠 엄마를 닮아서 그런지 눈물이 많다. 만화를 보다가도 갑자기 운다. 드라마를 보다가 우는 엄마 아빠를 닮았기 때문이다.
쇼파에 누워 있는데 아이가 하얀 것을 내민다. 뭐야 하고 내가 물으니 뽑은 "이"란다.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저리 치워, 이게 뭐야" 하고 말했다. 아내가 눈치를 주는데도 눈치 둔한 나는 뭐 때문에 아내가 눈치를 주는지 조차 모른다. 아이는 자신이 자랐음을 자랑하고 싶었나 보다. 아이들은 아빠의 칭찬 혹은 인정을 바라는 눈치다. 지난 주말에 날씨가 풀려서 자전거를 가지고 가족들이 나갔다. 지난 가을에 세 여자(아내,연우,선우)에게 자전거를 가르친 보람이 있어 곧 잘 탄다. 한 번 배우면 잊어버리지 않는 것이 자전거 타기라더니 그런가 보다. 처음에 손을 놓을 때 불안 불안 했었는데 이제 혼자도 곧 잘 타는 것을 보면 믿고 기다려 주는 것이 아이가 커가는 것에는 최고라는 생각을 해 본다.
아이가 상한 마음을 어떻게 돌려 놓을까? 이미 아이에게 좋은 기억을 줄 수 있는 하나의 기회를 놓쳤지만 이것을 만회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미 엎질러 진 물을 주워 담을 수는 없지만 아빠의 실수에서 아이와 내가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없을까? 즐거운 고민을 해 본다.
이야기둘.
언제부터인가 냄새가 났다. 마치 가스가 새는 듯한 냄새 그래서 아내에게 물었다. 가스 새지 않냐고. 안방에 들어갔는데도 또 갑자기 냄새가 난다. 그런데 가스는 여전히 이상이 없다. 항상 나는 것은 아니고 어쩌다가 한 번 씩 났다. 출근을 하는데 갑자기 가스 냄새가 났다. 가스가 있을 리 없는 길거리에서 나는 가스 냄새를 맡았다. 아 이제서야 냄새의 원인이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축농증 비슷한 증상이 오면 그렇다고 한다. 동네 병원에 갔더니 사진을 찍고 오늘 오라고 했다.
갑자기 어떤 이상한 것을 발견했을 때, 또 어떤 잘못된 일을 생각할 때 여전히 나는 외부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에게 문제가 있음에도 여전히 나의 문제가 아닌 세상을 탓하고 주변사람을 탓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자신을 돌아보기란 싶지 않은 일이다. 작은 "병"을 통하여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것은 감사할 일이다. 자신의 몸에서 자신의 마음에서 악취가 나도 여전히 이 세상이 썩었다고 이 풍진세상에서 썩은 냄새가 난다고 우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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