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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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 연 (因 , 緣)
정암님께서 보내주신 책 한보따리를 정리하다 느닷없이 인연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얼어붓 듯 그 자리에 꼼짝없이 앉아 그 놈을 생각하느라 한동안을 머릿속 여행을 했습니다.
한보따리 책을 쌓아놓고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어떠한 인연으로 저 녀석들이 내 앞에 놓여있을까? 무었일까?
인연이란 삶을 이어지게 하고 그 삶을 뜨겁게 불태워주는 불쏘시개 같은 원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연 중에는 물론 각본에 따라서 또는 계획의 일치로 시작되는 인연도 있겠지요.
내가 그를 처음 만나게 되는 첫 만남은 각본에도 없고 서로가 의도하지도 않고 그렇게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잠깐의 시간일 뿐인데 삶에 부분으로 자리하게 되는 모습을 보며 삶을 더욱 꼭 잡고 싶어졌습니다.
불가에서는 한 번의 인연이 만들어지기 위해서 ‘억겁’의 시간이 필요하다 했습니다.
‘겁’이란 커다란 바위위에 떨어지는 물방울이 그 바위를 온전히 뚫게 되는데 필요한 시간('세월'이 더 정확할수도...)을 ‘겁’이라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일억 번 되풀이 되어야 비로소 한 번의 인연이 만들어진다는 인연의 중요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시간의 단위입니다.
인류사가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연속된 시간중에서 2008년 5월 어느 날이라는 특정한 시간과, 약46,286km정도로 넓디넓은 지구의 둘레와, 6대륙 200여개의 나라중에서 특정 대한민국의 땅에 적벽이라는 위치에서 그야말로 시와 공이 정확하게 크로스 된 그 사건을 생각하니 참으로 삶이 소중해졌습니다.
또한 옛날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현대의 기술로 만들어낸 또 다른 땅덩어리(?).
가상공간이라는 이름으로 지금은 실제하는 공간이 되어버린 세상에서 만난 변경연의 모든 닉네임의 분들과의 인연. 그것까지도 억겁의 인연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 외 모든 삶과 그 인연이 이러하겠구나를 생각하니 삶이 더욱 아름다워집니다.
정암, 세정님은 저와는 어떠한 인연이었을까?
정말로 커다란 바위를 억만개를 뚫었을까 의심도 해보고 이것이 살아있다는 증거인거로구나 생각에 귀착하며 삶에 소중함을 새삼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변경연에서의 모든 인연을 소중하고 크게 가꾸어 가겠습니다.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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