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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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나 지하철역에서 먼저 내리게 되었을 때, 등을 보이며 나서는 순간 멈칫하면서.. 나를 향해 한 번 더.. 뒤돌아보는.. 그리고 손 흔드는 다정한 몸짓과 입가에서부터 전해오는 따뜻한 미소를 나는 사랑합니다.
“안녕~!” 그리고 그냥 돌아갈 수 없어.. 한 번 더.. 돌아보고 마는 그 돌아봄의 마음을... 난 아련하게 사랑합니다.
세상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따스함이 삶의 곳곳에 숨어 있어서..
그것이 발견될 때마다 난.. 눈물이 날 것만 같습니다.
세상은 아직 따스하다는 안도감 때문일 것입니다.
사람이 남기고 간 따스함은 세상을 참 살아볼만하게 합니다.
또한 문득문득 그리워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길을 걷다가도.. 혹은 책을 보거나 아름다운 풍경을 볼 때도 문득 생각나는 사람.. 놀랍게도 그런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사람들은 다들 지극히 평범하고 평소에 별로 깊은 인상도 주지 않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구나..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그들은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들은 나를 기다려줄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내가 어떤 바보 같은 짓을 해도 나를 바보라 하지 않고 오히려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찾아주려고 애써 노력한 사람이었구나.
그것도 결코 드러나지 않게 말입니다.
그것이 그렇게 평범한 자신들의 존재를 제게 그리움의 대상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배려하는 사람은 이야기하는 사람을 주인공으로 만들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배려하는 사람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을 더 사랑하게 만들 줄 아는 사람이였습니다..
기억이란 내 마음에서 완성되나 봅니다.
기억나지 않는 부분조차 기억은 당시의 느낌만으로도 아주 훌륭하게
그 빈틈을 매꿔버리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고난의 시간에 나를 움직이고 삶에 용기를 주는 것은
내가 이뤄놓은 큰 업적과 결과물이 아닌 바로 그런 일상의 소소한
잔잔함이자 따스함입니다.
그리고 그런 삶의 풍경 한 가운데에는 늘 ‘사람’이 있습니다.
결국 남는 건 일의 결과물이나 사건 자체가 아니라 각 사람이 남기고 간
저마다의 삶의 향기입니다.
난 멋진 풍경을 볼 때마다 그것을 사진에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담아낸 사진엔 언어의 바다에서 갓 건져 올린 싱싱한 단어들로 사진에 느낌을 덧칠하고는 혼자 흐믓히 감상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야 깨닫게 됩니다.
사람만큼 멋진 풍경은 없다는 것을...
사람만큼 아름다운 것이 없다는 것을...
사람만큼 오래 바라볼수록 깊어지는 것도 없다는 것을..
‘당신’이라는 풍경을 담아낼 수 있는 곳은 ..
바로 내 가슴 속 뿐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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