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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옹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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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16일 14시 15분 등록

안녕하세요. 저는 3기 연구원 박승오입니다.

5기 연구원 후보 분들의 북리뷰와 컬럼을 읽다가 제 첫 경험?이 생각나 몇 자 적습니다.
저 또한 제작년 이맘때에 레이스를 했었고, 2년간 연구원 생활을 하면서 시행착오를 통해 배운 것들이 있습니다.
작년 4기 연구원 레이스를 할 때에 그간 배운 노하우를 정리해서 아래의 글을 올렸었는데
몇 분이 도움이 되셨다고 하여 조금 수정하여 다시 올립니다.
 
이것은 제 방법입니다. 참고만 하시고 이 방법에 갇히지는 마세요.
이 글이 되려 누군가의 창의성을 죽이는 일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제가 알고 있는 것들을 잘 말씀 드리려면, 실제로 연구원 과제를 할 때의 시간흐름대로
세 단계 로 나누어서 설명 드리는 방법이 괜찮을 것 같습니다.
책을 읽을 때, 리뷰를 쓸 때, 컬럼을 쓸 때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 책을 읽을 때                                                                                                                                

아름다운 여행을 할 때에면 그 시간을 셈하지 않고, 그 순간을 누립니다.

사람들은 시간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순간'만 기억합니다. 이것이 삶입니다.

- 린데 폰 카이저링크, <마음으로 보는 세상>

삶은 시간이라는 강물을 타고 흘러가 버리지만 소중하고 아름다운 순간만은 우리의 기억에 남습니다.
산다는 것은 곧 순간과 장면들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경험은 곧 스토리로 차곡차곡 남지요.

책을 읽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독서가 아름다운 여행이 되려면 순간들을 잘 포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책 <혼자 놀기>에서 강미영 연구원이 말한것 처럼, 흘러가는 시간에 '의도적인 매듭'을 만들어 놓는 것이지요. 스냅 사진을 찍듯 좋은 구절과 느낌을 기록해두면, 리뷰와 컬럼을 쓸 때 그것들이 서로 얽히고 섥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게 할 수 있습니다.


- 책을 읽을 때 큰 노트 한 권을 준비하세요. 맨 위에 책 제목과 저자를 적고, 왼쪽 페이지에는 <감상 & 컬럼 아이디어> 라고 적으시고, 오른쪽 페이지에는 <내가 저자라면>이라고 적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을 때 떠오르는 모든 아이디어와 느낌들(그게 일단 말이 되든 안되든) 떠오르는 즉시 다 적습니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찍고, 인화된 사진 아래에 그 순간의 느낌과 생각을 메모하는 것입니다.

- <감상 & 컬럼 아이디어>란은 '독자'의 시선에서 책을 바라보고, 그 '느낌과 감상'을 적기 위한 공간입니다.
북리뷰의 중간중간 삽입되거나 컬럼을 쓰기 위한 소재들을 모으기 위해, 떠오르는 느낌과 아이디어들을 페이지수와 한께 적으세요. 예컨대 노트에 “P. 174.   상생과 화해, 용서에 대해. 얼마 전에 보았던 영화 ‘어톤먼트’가 생각난다” 라고 적는 것입니다. 이 칸을 채워나가다보면 어느 순간 느낌과 장면들이 이어져 통찰이 올 때가 있습니다. 그 첫 느낌이 죽기 전에 얼른 컬럼의 초고를 후다닥 씁니다. 말 그대로 초고이니 문체나 논리적 구성은 신경쓰지 마세요. 컬럼의 질은 결코 공들인 시간에 정비례하지 않습니다. ‘그분이 오셨을 때’ 재빨리 붙잡아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 <내가 저자라면> 은 자신이 작가라는 가정하에 '저자'의 시선에서 책을 바라보고, '생각과 비평'을 정리하는 공간입니다. 북리뷰의 <3. 내가 저자라면> 란은, 제 생각에는 ‘수용을 목적으로 하는 건설적인 비평’을 하는 곳이라 생각합니다. 작가의 눈으로 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지요. 독자의 눈으로 책을 읽다가 살짝살짝 전문적인 저자의 렌즈로 바꿔 끼면서 책을 훑어보세요. 특히 목차의 구성이나, 서문, 각 장간의 연결, 사례 등을 꼼꼼하게 봅니다. 뭔가 하나라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것을 느낀 페이지수와 배울만하다(+) / 개선여지가있다(-) 여부를 표시합니다. 예컨대 노트에 “P. 147. (+) 이 부분은 3장과 4장 사이의 버퍼(buffer) 역할로, 구체적 사례를 삽입하여 장 간의 연결을 해 두었다.”라고 간단히 메모해둡니다. 이 때 반드시 페이지수를 메모해두세요. 정리할 때 느낌을 살리려면 그 부분을 필히 다시 읽어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비평을 위한 비평은 자제하세요. 대안이 없는 비평은 스스로의 '수용'에 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 저는 책은 지저분하게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연구원 생활이 진행되면서 읽는 책들이 쌓여가면 글을 쓸 때 예전에 책에서 읽었던 구절, 그때 했던 생각들이 떠오를 듯 안 떠오르는 경우를 많이 접하게 될 것입니다. 책을 다시 찾아보아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그 때에 지저분한 낙서와 포스트 잇, 인덱스 표시, 그 때 떠오른 생각들의 메모 등등이 적혀있으면 인용에 큰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

- 책은 가능하면 매일 같은 시간에 읽어 습관이 되게 하세요. 독서 시간을 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적어도 하루에 일정한 시간 동안 읽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구본형 선생님이 늘 강조하듯, 어떤 일이 고통스럽지 않으려면 습관이 되어야 합니다. 이 시간들을 놓치면 주말에 고생합니다. 주말에 힘을 빼면 다음주에 지치고, 그러면 주말이 또 힘겹습니다. 그렇게 악순환이 반복되다 보면 슬럼프에 빠지게 됩니다.

- 연구원 과정은 롱텀 레이스입니다. 지치지 않으려면 페이스 조절이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토, 일요일 중 하루의 반나절은 반드시 휴식을 취하세요. 저는 주로 토요일 오전과 일요일에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었지만, 토요일 저녁은 꼭 약속을 만들어서 나가려고 노력했습니다. 봄 햇볕에 광합성을 충분히 하시고, 사람과 진하게 어울리는 시간을 꼭 가지세요.


* 북리뷰를 쓸 때                                                                                                                          

- 저자 조사는 과제를 낸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간략하게라도 빨리 해두길 바랍니다. 물론 정리는 나중에 해도 되지만 저자에 대한 사전지식이 책 읽기에 큰 영향을 미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네이버나 구글에서 이름을 치고 죽 훑어봅니다. 좀 유명한 사람의 경우 이름만 쳐서 검색하기 보다는 이름+”인물” 로 검색하거나 이름+”인터뷰”라는 검색어로 검색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특히 인터뷰 자료는 저자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해 줍니다.

- 충실히 기록했다면 <감상 & 컬럼 아이디어>는 한 페이지가 가득 찰 겁니다. 그 중 ‘작은 느낌’ 들은 전체 북리뷰의 오프닝이나, <내가 저자라면>을 시작하기 전에 오프닝 멘트로 쓰세요. 단락과 단락 사이의 기름칠 역할로 ‘작은 느낌’들을 활용하세요

- ‘큰 느낌’ 들은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가 저자라면’에 들어갈 만한 내용들이 있을 겁니다. ‘이순신이 장군이라더니 왜 이렇게 눈물이 이렇게 많아?’하는 강렬한 느낌이 있었다면, 영웅 이순신과 그 이면의 울보 이순신 사이의 불일치에 대해 파고 들어가서 쓸 수 있을 것입니다. 문단이나 구조에 대한 것만이 ‘내가 저자라면’에 들어가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책의 내용이나 저자의 삶에서 수용할 것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소재가 됩니다.

- <내가 저자라면>은 북리뷰 중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독자가 아닌 작가의 입장에서 책을 기획하고, 창의적으로 구성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배우기 위함입니다. 이 부분을 쓰는 목적이 ‘수용’하기 위함임을 잊지 마세요. ‘비판을 위한 비판’이나 '옥의 티 찾기'가 되어서는 본인이 얻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저도 연구원 초기에 이것 때문에 실수를 많이 했지요.)

- 노트의 <내가 저자라면> 부분에 적어둔 것들을 살펴보세요. (+)로 표시된 것들과 (-)로 표시된 것들을 묶어서 보다보면, 몇 개의 중요한 논점들이 나오게 마련입니다. 그것들을 소제목으로 묶어서 풀어쓰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세부적인 것은 그렇게 묶고 나서 다시 한번 목차를 훑어봅니다. (책을 읽기 전과 책을 읽은 후에 목차를 보는 느낌은 확연히 다릅니다.) 그 책의 구성에 대한 중요한 아이디어들도 얻을 수 있을것입니다.


* 컬럼을 쓸 때                                                                                                                                 

- 컬럼은 책을 읽으며 느낌이 올 때 일필휘지로 초고를 써 두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첫 생각’을 놓치지 않고 계속 쓰는 것입니다. 컬럼의 품질은 공들인 시간에 정비례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좋은 글을 쓰려면 일주일 내내 사색하고, 고민하는 것, 그리고 계속해서 써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민이 깊어질수록 글이 깊어집니다. 저는 더 좋은 방법을 알지 못합니다.

- 만일 주말까지도 컬럼 소재가 떠오르지 않을 때에는 노트의 <감상 & 컬럼 아이디어>란에 적어둔 느낌들을  하나하나씩 훑으며 각각을 연결시키려고 노력해보세요. 가끔은 그 느낌들이 서로 말을 주고받으며 일렬로 정렬할 때가 있으니까요. 

- 기교에 갇히지 마세요. 좋은 글은 마음이 담긴 글 입니다. 마음은 없고 기교만 있는 글은 읽으나마나 입니다. 어깨에 힘을 빼고 부드럽게 풀 스윙을 하세요.

- 시간이 허락한다면 틈틈이 글쓰기에 대한 책들을 보세요. 추천해드리는 책은 나탈리 골드버그의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입니다. 단편단편 에세이 식으로 쓰여 있고 얇아서 틈틈이 끊어 읽기도 편합니다. 무엇보다 우리의 감정에 충실하여 쓰는 방법에 대해 큰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오병곤, 홍승완 연구원의 '내 인생의 첫 책 쓰기'의 본문 쓰기 부분도 도움이 되겠군요.

- ‘초고는 가슴으로 쓰고, 재고는 머리로 써라’ 라는 말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영화 파인딩 포레스터’에서 윌리엄 포레스터(숀 코넬리)가 제자인 ‘자말’에게 글쓰기에 대해 조언해준 말입니다. 
- 포레스터 : 네가 이 자판을 치기 시작하면! 너도 글을 쓰는 거야..
- 자말         : ......
- 포레스터 : 왜? 문제가 있나?
- 자말         : 아니요, 생각하고 있어요..
- 포레스터 : 안돼! 생각하지 말라고. 생각은 나중에 해. 넌 가슴으로 초안을 써야 해. 그리고 머리로 수정을 해야지. 글쓰기의 가장 중요한 점은 글을 쓰는 거야. 생각하는 것이 아니란 말이야.

- 초고를 쓰고 나서 고쳐 쓸 때에는 연구원 컬럼 게시판의 379번 홍승완 1기 연구원의 “편집이 글의 완성도를 좌우한다” 글을 읽어보시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글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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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 제가 2년간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것입니다.
거듭 말씀 드리지만 이것은 지극히 제 개인적인 의견일 뿐, 보편적인 방법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남은 기간 성실히 임하셔서 좋은 결실 있으시길 바랍니다. 

벚꽃 필 무렵 환한 모습으로 뵙게 되길 기대하며,

옹박 올림




IP *.208.19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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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찬
2009.02.16 14:42:28 *.141.102.50
승오도 그렇고 다뎀뵤님도 그렇고 후배 연구원들에 대한 애정이 실로 깊구나.. 자신의 체험을 통해 건져올린 지혜들을 공유하고 이것이 또 한번의 창조적 재활용을 통해 업그레이드되면 더 많은 이들을 도울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선배 연구원들의 나눔이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프로그램의 가치를 더욱 높여줄 것임을 확신한다.. 아웃사이더이자 구본형 선생님의 속가제자로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구나..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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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
2009.02.16 15:05:29 *.188.231.79
아! 그렇군요!
너무도 반가운 글입니다.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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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6 15:55:08 *.8.27.5
핵심을 찌르는 주옥같은 글입니다. 배려에 감사드리며 주신 조언 잘 활용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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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6 16:52:21 *.78.105.123
쌤~~^^ 와우!! 실행에 옮겨 보겠습니다. 아주 구체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인 듯 합니다. 생각지 못한 부분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2차 과제부터 적용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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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9.02.16 21:10:45 *.131.127.69
승오! 고맙네!
그런게 있었군...
제대로 배워야겠네, 곧 바로 노트를 준비했네

고마워, 열심히 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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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희
2009.02.16 21:11:39 *.111.241.42
직접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얻은 통찰을 알려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전 아마 이렇게 백날을 보내도 알지 못했을 겁니다.
과제함에 있어 어리버리한 저에겐 너무나 유용합니다. 고맙습니다.
이런 선배들이 있는 곳이기에 연구원이 되고 싶은 마음이 더욱 불끈 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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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7 12:05:47 *.246.196.63
멋진 글이네요! 이러한 노트가 쌓이고 쌓이면 정말 큰 자산이 될 것 같습니다
조언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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썽이리
2009.02.17 14:32:21 *.48.246.10
"초고는 가슴으로 써고 재고는 머리로 쓰라" 이것을 몰라 글을 쓴다는 것을 수없이 망설였던 적이 많았습니다. 옹박님의 노하우가 참 좋군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노하우들이 계속 진화를 거듭한다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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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8 07:53:38 *.18.17.40
저는 오히려 이 글 읽고 몇날 좀 괴로웠습니다. ^^;;
두번째 책부터는 더 나아지겠죠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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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영
2009.02.18 18:21:45 *.124.87.21
알려주신 노하우에 정말 감사합니다.
적적함을 쾌활 명랑함으로 바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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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경
2009.02.23 21:24:38 *.5.21.71
옹박씨

토요일 저녁마다 들어와서 이 글 읽고 숙제하기 시작해요.
자꾸 잊어버려서 다시 보고 또 봐요.

내가 저자라면... 이 좀 어려워요.
책의 구성과 뼈대와...나라면 이렇게...이런일을 잘 생각해보지 않았거든요.
숙제하기가 좀 익숙해지면 유심히 관찰하면서 견문을 넓혀가야겠어요.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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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yixiaozi
2010.10.09 15:03:14 *.141.2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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