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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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치스.......모두 안녕!
카페 자주 못 들어 온 것.....반성
자주 안부글이라도 올리지 못한 점.....반성
전화라도 해서 목소리라도 듣지 않음 점.....반성
만나자고 회장 경환이 똥구멍 쑤시지 않은 점.....반성
내 발등의 불만 보느라 고개를 들고 둘러보지 못한 점 ....반성
발등의 불은 끄더라고 마음의 분주함을 안정 시키지 못해 한결하지 못한 점 ....반성
기타 등등 반성...반성...반성...
서로 사는 얘기 들고 싶다는.... 갈증
모두의 특유의 표정과 눈빛과 미소를 보고싶다는....갈증
우리 아지트 찔레꽃집의 푸짐한 안주 먹고 싶다는.....갈증
2차로 술주정하는 사람들 사이에 앉아 소주 마시고 싶은....갈증
무엇보다...
무엇보다...
오고 가는 말속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생각정리가 되는 창조적 수다를 떨고 싶다는....이 갈증!!!
주체적이고 자기다운 삶을 사는 사람은 호기심과 자존심이 있어야 하고 고독을 씹을 줄 알아야 한다지만...
난...
난...
몽치스 앞에서는의 난... 주체적인 인간 되기 싫고
고독은 나눠 씹고 싶고
자존심은 던지고 싶다.
오늘 갑자기 밀려드는 이 갈증.....소주와 수다.
생각의 탄생을 읽고 책을 덮는 순간 밀려든 창조적 수다에 대한 갈증이 카페에 글을 긁적이게 했다. 꿈벗 몽치스라면 좋을 것 같았다. 이 책을 논하고 싶다. 이야기 하고 싶다. 무슨 말이라도 좋다. 논쟁도 좋고 동조도 좋다. 나의 창조적 사고는 간혹, 아니 매우 자주 수다에서 빛을 발한다. 거기에 소주 한 잔이 있다면 더욱 더.
‘이 책은 놀라울 따름이다. 책의 내용이나 작가의 통찰에 대한 놀라움보다 이렇게 방대한 인물들을 등장시켰다는 자체가 놀랍다. 또한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여 재구성하였다는 것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라고 리뷰에서 말했지만 이건 나의 교양 있는 이성일 뿐이고 정제되지 않은 감정은 “뭐 이런 책이 다 있어!” 하며 책을 탁 집어 던지고 머리를 책상에 박게 했다. 참으로 친절하면서도 불친절한 책이다. 정신 없이 등장하는 인물과 너무나 많은 인용문 때문에 오히려 머릿속이 백지가 되었다. 그냥 교양을 갖추기 위한 읽기라면 ‘아 그렇구나. 우리가 천재라고 하는 사람들은 이런 능력이 있었고 이렇게 생각했구나.’ 라고 넘어가면 되지만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분석적 책 읽기를 해야 함에는 이게 뭐야 싶다. 생각이 되지 않는다. 아니 감이 잡히지 않는다. 감을 잡고 싶다. 생각의 탄생을 읽었건만 생각이 탄생하지 않는다. 한참 동안 책상에 머리를 박고 있었다. 참 이상한 책이다. 책 속의 천재들이 튀어나와 내 주변을 에워싸고 와글와글 떠들어 댈 뿐이다. 이쯤 되면 그 창조적 생각을 탄생하게 하는 도구들 중 하나는 작용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머리가 먹먹하다. 이것은 분명 책의 전체적인 흐름을 잡지 못함이다. 한번 읽고 마음에 와 닿는 문장을 옮겨 적은 것만으로는 택도 없다. 너무나 많이 등장하는 인물들과 그들의 인용문 탓이다.
이 시점에 난 창조적 수다가 필요 한 것이다. 같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동기들이라면 참으로 좋겠다. 같이 와글와글 군단에 대해 뒷담화라도 하면 뭔가가 뻥 뚫릴 것 같다. 이제 혼자라도 중얼거려야 할 판이다.
“물론 모두 경지에 오른 사람들의 말이니 모두 통찰한 아름다운 말들이긴 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을 인용한 것에 대한 경이로움만 있을 뿐 별 도움이 되지 않아. 솔직히 말해봐. 진짜 도움이 안돼? 네가 이해 못한다고 그렇게 말하면 안되지. 그럼 그 어록들을 정리해 볼까? 책 한 권을 다 옮겨 적어야 할 판이야. 책 읽기를 놀이처럼 즐겼어야지. 즐기다가 이 꼴 난 거잖아. 하하, 놀이를 잘못 이해했군. 네가 무슨 천재니? 넌 그들처럼 목적 없이 놀면 안돼. 집중하며 놀았어야지. 내가 원하는 건 머리 속에 13개의 생각도구들이 맞물려 돌아가는 어떤 3차원적으로 개념 쫙 그려지는 것이야. 적어도 2차원의 모형도라도 그려지는 것을 원한단 말이야. 왜 그게 안되지? 책 속의 물리학자, 화가, 생물하자, 작가, 수학자, 조각가 …한 무리가 지나가면 또 다른 무리가 몰려나와 한마디씩 던지고 지나 가. 자기네 말로 말이야. 윽, 머리 아파. 이런 괴리는 어디서 오는 걸까. 단순한 느낌일 뿐일까? 느낌은 생각인가 아닌가? 아, 아니다. ‘사고하는 것이 느끼는 것이고 느끼는 것이 생각하는 것’이라고 몸으로 생각하기 좋아하는 과학자들이 말했었지? 갑자기 이 말이 떠오른 건 통합적 사고 때문인가? 단순한 기억일 뿐인가? 디테일을 이해하고 싶어. 왜 새로운 것으로의 변형은 안 되는 거지? 문제는 감정이입의 부족 때문이야. 작가와의 감정이입도 안 되었을뿐더러 등장하는 인물들과도 감정이입이 안 되어서 그런 거야. 아니야. 아니야. 통합적인 문제이야. 느끼는 것과 아는 것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데 아는 것도 없고 느끼는 것도 없으니 통찰이 안될 수 밖에.”
이제 나의 이성은 다시 정독을 하라 하고 직감은 또 읽어도 마찬가지라며 말린다. 그대신 와글와글 군단을 분석 해 보라 한다. 아이슈타인이 ‘오직 직관만이 교감을 통하여 통찰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했으니 직관을 따르기로 한다. 얼마나 많은 인물들이 등장했는지 알아야겠다. 어떤 분야가 많은지, 어디에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 구체적으로 봐야겠다. 머리가 사납도록 등장인물이 많으니 그럴싸한 데이터가 나올 것도 같다. 와글와글 군단의 천재들은 읽음과 동시에 형상화하고 통합으로 예술, 과학을 넘나들며 변형적 사고로 새로운 이론이라도 만들어 냈을 지 모르지만 지금 나에겐 요구되는 건 집중이다.
책장을 넘기며 그들을 찾는다. 분석대상이 그것도 일단 이름만 건지면 되니 반갑다. 그들의 말에 찬사를 보내며 따라간다.
<생각의 탄생> 와글와글 군단 분석 결과
* 주 의 : 본 자료는 <생각의 탄생>의 큰 틀을 분석하기 위한 것으로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음.
* 기 준 : ·챕터별 인용문장이나 그들의 이론이나 주장 소개 된 등장인물은 모두 포함한다.
(단순 인물 나열일 경우 배제함, p76 참조)
·전문 분야가 두 개 이상일 경우 처음에 기재된 것을 주된 것으로 봄.( 예-시인이자 소설가일 경우 시인)
·생각도구에 중복되어 나오는 인물은 그대로 반영한다.
·첨부 파일 <생각의 탄생 등장인물리스트> 참조
단순 분류를 이용한 분석이지만 한 눈에 들어 온다. 일단 저자가 각 챕터마다 얼마나 많은 인물을 등장 시켰는지 보인다. 더 정확한 자료가 궁금하여 중복 등장을 빼고 순수하게 등장한 인물을 확인하니 391명이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다. 정말 군단이라 해도 되겠다. 이러니 내 머릿속이 와글거릴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작가는 이 유명한 사람들의 자료를 다 분석했단 말인가? 여러 챕터에 겹치는 인원을 파악해보니 5회가 가장 많은데 3명으로 조각가 헨리 모어,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과 화가 조지아 오키프이다. 그 다음이 3회로 시인 에드워드 E.커밍스이며 2회 등장은 33명이고 나머지 354명은 한번만 나왔다. 생각도구들이 따로 떨어져서 존재할 수 없고 서로 유기적으로 작용한다 했는데 생각보다 중복 등장이 많지 않다. 어느 분야의 천재들이 많은지, 무슨 생각도구에 많이 분포해 있는지도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분야별 생각도구 사용의 특징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화가는 먼저 관찰을 하고 차원적 사고를 즐겨 한다. 물리학자는 유추를 즐겨 쓰며 조각가는 모형 만들기를, 작곡가와 음악가는 형상화를, 기하학자는 차원적 사고로 생각하고, 지휘자는 몸으로 생각하기를 많이 사용한다. 특이한 것은 발명가는 놀이를 통해 생각하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어느 신문에 실렸던 ‘과학자 되려면 공부벌레 되지 마라.’라는 기사가 생각나 피식 웃는다.
이렇게 표를 보고 내용을 읽음이 유추인가. 이제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이제 즐기며 발명가와 지휘자의 창의력 사고를 찾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잘 쓴 생각도구들도 챙겨보자. 관찰, 유추, 감정이입, 변형은 즐겨는 것 같다. 작가와 소설가를 보니 내가 취약한 패턴형성과 차원적 사고에는 데이터가 없으니 한편 안도도 된다. 하지만 나는 14번째 생각도구로 ‘집중’을 넣고 싶다. 집착에 가까운 집중. 끈기와 인내를 동반한 포기하지 않는 집중은 창조적 생각의 멋진 도구이다. 천재들도 잠을 줄여가며 고민하고 집중하였기에 새로운 이론과 발명이 가능했으며 그들의 노력과 집념을 간과하고 싶지 않다. 창조적 생각은 집중에서 나온다. 집중하여 생각하고 느끼고 뒹굴다 보면 창의적 생각이 떠오르고 가치 있는 결과도 얻을 수 있다. 생각도구의 완결인 통합적 이해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지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 감각적으로 경험한 것을 능동적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했기에 지식 또한 생각도구의 바탕이라 하겠다. 나 같은 사람에겐 하나 더, 소주를 곁들인 창조적 수다가 있다면 아이디어는 불꽃을 튀기리라.

수다가 다 채워지지 안으면 다음 것에 그것이 말리기도 해서.. 그 아쉬움을 다음 리뷰와 칼럼에 풀어놓기도 합니다.
얼마전 승오가 칼럼쓰기를 하면서 규칙적으로 쉬어야 한다고 언급했던 것 같은데.... 저는요, 레이스 책 1개를 마칠때마다 수다를 떨었어요. 저도 그때 꿈벗 동기들이 도와주었어요.그 수다를 떨려는 욕구를 글로 썼다면 어쩌면 더 많이 썼을지도 모르지만... 하여간 잘 쉬어야 잘 써지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음. 제 경험으로 이야기할께요.
저는 책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좀 딸렸답니다. 어쩌면 저는 궁금한게 너무 많아서 저자가 하려는 말을 자꾸 놓쳤는지도 몰라요. 그래서 동료들의 리뷰와 칼럼을 읽었습니다. 분석이나 이해 부족을 메꾸고, 수다를 채우기 위해, 또 다른 방식으로 책을 보는 법을 배우고 싶었기 때문에. 직접 물어보고 싶은 것도 많았는데..... 그 다음주가 되면 그때는 다른 책으로 넘어가서 거기에 집중하기 때문에 그 주에 물어보지 않으면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동료들의 리뷰를 읽으면서 이전에 이해되지 않았던 것이 이해되기도 하고.
리뷰를 제출하고도 머리 속은 와글와글 아직도 정리가 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실마리를 잡아가야 할지 몰라서 택한 방법입니다. 하여간 궁금하고 답답했으니까, 다른 방법을 잘 몰라서요.
아는 사람이라고 정이 더 가네요. 이를 어째 ..^^*
'춘희답게' '삶이 곧 시처럼, 글이 곧 시처럼' '시야, 너는 참 아름답구나.' 생기발랄 춘희님을 보여주세요. 자신을 감추지 말아요.
머리 속이 복잡해도 그 위에서 놀아요.
차가운 물 속에 발담그고 뛰놀던 환희로... 책에서도 그렇게 놀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