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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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 참여하고 있던 글쓰기 모임에서 ‘성공, 신화’에 대한 공통주제로 글을 쓴 적이 있다. 그 글은 <내가 꿈꾸는 성공, 새로운 성공신화를 쓰다>라는 제목이었고 ‘나는 우리는 누구나 자기만의 성공신화를 쓸 수 있고 또 써야만 한다고 믿는다’라는 문장으로 끝이 났다. ‘신화’라는 단어를 되새겨 본 참으로 오랜만의 일이었다.
어릴 때 <그리스-로마 신화>를 즐겨 읽곤 했지만 그 후 존경할 수 없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성공신화’라는 이름으로 미화되는 것을 보면서 한동안 혐오하던 단어가 되기도 했던 것이다. 지금도 TV에서 보았던 거평그룹 회장이라는 사람의 인터뷰가 생각난다. 엄청나게 화려한 자신의 집무실에서 이런저런 미사여구를 늘어놓았는데 얼마 후 그 허상이 온 세상에 까발려지는 것을 지켜본 씁쓸한 기억. 그건 아마도 ‘신화’라는 단어가 잘못 사용된 대표적인 예였을 것이다. 그 외에도 여러 입지전적인 인물들, 주로 경제계의 인물들에 대한 미화된 이야기들과 가장 크게는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의 어두운 부분들을 알게 되면서 성공과 신화에 대한 나의 환상은 여지없이 깨어져 나갔다.
한편으로는 ‘사회적 성공’이라는 욕망을 꿈꾸고 동시에 그런 나 자신을 속물로 느끼는 모순된 감정과 내적인 갈등은 성공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쓰면서 비로소 올바른 방향을 찾을 수 있었다.
“행복해지자. 내가 성공했을 때 진심으로 축복해주는 사람들이 많은 그런 성공을 하자. 타인을 딛고 일어서는 성공이 아니라, 나의 삶으로 인해 다른 사람의 삶이 풍요로워지고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이 만들어지는 그런 행복한 성공을 하자.”
세뇌된 욕망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의무라는 굴레 속에서 회의를 품기 시작한지 몇 해, 나는 내 안의 부름을 들었다. 처음에는 작게 속삭이던 그 소리는 내가 귀를 기울일수록 점점 커져서 종국에는 나를 삼켜버렸다. 망설이고 망설이다가 결국 부름에 응할 수밖에 없었고 나를 찾는 여행이 시작되었다. 스스로에게 초라했던 나의 과거를 떨치고 일어나 새로운 모험을 시작한 것이다. 참으로 신기하게도 내가 모험을 떠나겠다고 결심하자마자 그동안 온통 나를 감싸고 있던 짙은 안개는 그 힘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내가 읽는 책마다, 내가 만나는 사람마다 나에게 길을 알려주었고 또 힘을 주었다.
최종적으로 내가 어디에 도달할지, 또 무엇을 얻게 될지 정확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나는 지난 가을 스스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라는 동반자를 얻었다. 100일의 새벽기상을 통해 하나의 문을 열었다. 지금 내 앞에는 또 하나의 문이 열려있다. 나는 즐겁게 춤을 추며 그 문을 향해 걸어간다. 이 문을 최선을 다해 통과하면 다시 새로운 문이 열릴 것이란 것을 믿는다. 오늘 내가 걷는 이 길은 아무도 가지 않은 나의 길이며, 내 꿈으로 가는 길이다. 수시로 만나게 되는 갈림길들에서 선택을 하고 그 결과 한 걸음 한 걸음 나의 꿈에 다가가게 될 것이다. 내가 미처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기회들을 만나고 선택을 할 그 상상이 나를 흥분시킨다. 나의 에너지를 들끓게 한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마음의 희열을 따라가는 것으로 세상을 사랑하고 내 마음의 정점(靜點)을 발견한 후 세상의 아픔과 슬픔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다. 내가 속한 이곳을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드는데 나의 전력을 바치고 모두 다 소진하고 갈 것이다. 이것이 나의 꿈이자 내가 써내려갈 나의 신화이다.
내 신화 속에서 나는 당연히 주인공이자, 영웅이다.
그러나 어떤 영웅도 혼자서 완전하지 않다. 시련 앞에 좌절하고 유혹 당한다. 불완전한 것이 인간의 숙명이라면 그 불완전을 함께 채워갈 수 있는 것이 바로 인간일 것이다. 이로서 나의 신화와 너의 신화는 함께 할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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