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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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강에는 발원지가 있기 마련이다. 발원지에서 출발한 물은 여기저기서 새로운 동지들을 규합하며 세력을 키우다가 일부는 지류가 되고 일부는 강을 따라 흘러 바다에 다다른다. 나에게 이것은 내 삶을 통해 구현하고픈 신화가 우리 시대가 원하는 신화에 포섭되는 미래의 장면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내 삶에서 먼저 살아 있음에 대한 경험, 즉 신화가 잉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나는 내면의 목소리를 통해 내가 지각하고 있는 현실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내면의 목소리는 결핍된 헤모글로빈을 요구하는 외침이며, 결국 나는 나의 얘기를 하기 위해 태어났기 때문이다.
얼마 전부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시작한 글쓰기가 나에게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 준 계기가 되었다. 창조놀이의 하나인 ‘책과 강연으로’ 모임, 그리고
하지만 글쓰기는 그런 과거를 밖으로 드러낼 만큼 나에게 내공이 길러졌음을 깨닫게 해 주었다. 캠벨이 “인생의 후반기에 우리는 내면으로 돌아선다. 이것은 해방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나는 가족과, 회사와, 사회와 소통의 기운을 북돋는데 인생 2막의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나를 구원한 경험이라면 들꽃 같은 생명력으로 타인의 삶에 번져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자신의 길을 깨달은 또 다른 영웅 또한 나와 우리의 인생에 뜨거움을 선사하는 봉화꾼이 되어 들이닥칠 날이 있을 것이다. 주성치가 감독한 ‘쿵푸허슬’을 보자. 지저분하기 이를 데 없는 빈민가 '돼지촌'에 위기가 닥치자 천대받던 무명의 서민들이 강호의 고수라는 본색을 드러낸다(한마디로 영웅본색이다). 그들 중 일부가 희생되고 마을 사람들의 단합된 저항에도 불구하고 무림지존 앞에 마을이 점령당할 찰나 해피엔딩을 이끈 건 누구였나. 열등감에 허세를 일삼던 떠벌이 주성치가 아니었던가.
이 영화는 우리의 의식과 우주의 신비 사이를 연결시켜 주는 존재인 신화를 흥미진진한 에피소드의 형태로 설명해 준다. 고난의 상황에서 마을 주민 몇몇의 의식이 깨어나자 그것이 마을 전체로 확산됐고, 영웅이라고 하기에는 당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주성치마저도 각성하여 마을을 위기에서 구한다. 신화에는 우리 안에 있는 힘을 통합해주는 DNA가 숨겨져 있다. 다만 신화의 주인공으로 서기 위해서는 나의 운명을 과감히 수용할 수 있는 용기와 그 용기를 확신으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실행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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