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살다

여러분이

  • 김연주
  • 조회 수 1925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10년 2월 15일 00시 26분 등록

<첫 주 ,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  

사실 이전까지 신화가 내 삶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신화하면 떠오르는 것은 단군신화와 그리스로마 신화인데 시공간적으로 나와 매우 거리가 먼 이야기일 뿐이었던 이런 신화 속에 우리 삶과 관련된 상징들이 숨어있고 그것이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참 신기했다.

신화학자 조셉 켐벨에 따르면 신화란 삶의 경험이고, 삶을 경험하는 것이 우리의 삶의 목표이고, 그것은 고통과 기쁨을 모두 경험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내 삶의 경험의 총체가 바로 신화라는 이야기가 되고, 내가 바로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 신화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과연 내가 신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가라는 물음에 나의 삶을 반추해 보면 내 삶에 고통과 기쁨의 경험 모두가 녹아있음을 알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심지어 어제의 나조차도 삶속에서 기쁨만을 경험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것들이 밤과 낮, 남과 여, 음과 양 등의 이원성을 지니고 조화를 이루면서 살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삶의 경험 또한 고통과 기쁨을 조화롭게 경험해 가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이렇게 내 삶에 대한 인식을 바꾸니 내 삶의 경험을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나에게 주어진 모든 삶의 경험을 소중하고 즐거운 이벤트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내 삶을 영웅의 여정이라고 보면 나는 지금 온갖 삶의 경험을 통해서 모험을 하고 있는 중이며 그 속에서 시련과 시험과 난관을 겪으며 용기와 지식과 능력을 지녀 영웅으로의 자질이 있는지 여부를 평가받고 있는 느낌이다. 그리고 이 모험을 즐기고 역경을 이겨내고 성취한 후 귀환하여 타인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같다.
그런데 켐벨의 책에서 어머니가 영웅적이라는 문구를 보고서, 나의 ‘어머니’라는 존재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지니고 영웅의 여정을 제대로 살아 오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친구가 나에게 “너는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아들을 낳고 싶어 딸을 낳고 싶어? 반드시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서 낳아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말야.”라고 질문을 했다. 평상시에 우스갯소리로 하는 희망사항으로는 아들딸 쌍둥이를 낳아서 한 번에 기르고 싶어라고 대답을 했겠지만, 반드시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한다는 전제라면 당연히 남자 아이였다. 친구는 왜 남자아이를 선택했냐고 물었다. 나는 우선 여자형제들만 있어서 남자아이와 생활해 보고 싶다는 이유를 들고, 두 번째로 내가 여자이기에 제약을 받는 것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서 아이가 남자로 태어나는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좋을 것같아라고 대답을 했다.

그때는 나의 대답이 ‘어머니’라는 존재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부터 나온 것이라는 걸 몰랐다. 그런데 신화에 대한 주제를 공부하면서 나의 ‘어머니’, 즉 ‘여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내가 영웅의 삶을 사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마디로 내 존재 자체에 대한 부정이었기 때문에 영웅이고 뭐고 될 수가 없는 것이었다. 나는 여성으로 태어난 것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했고, 그 때문에 내 삶이 제약을 받고 있다고 생각했으며, 여성이라는 존재가 당연히 겪어야하는 결혼과 출산 등의 일련의 모험의 과정들을 나와 관련 없는 것으로 부정하고 회피해 왔다. 나는 나에게 태생적으로 부여된 ‘어머니’라는 여성의 삶을 부정하면서 내가 경험해야할 영웅적 행적을 따라가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나’라는 개인의 신화 속에서 영웅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자연스럽게 허용해야하는 삶의 다양한 경험들을 애써 막고 부정하면서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신, 우주의 섭리에 의해 나에게 주어진 ‘여성’이라는 존재로서의 내가 경험해야 되는 영웅의 모험을 기꺼이 즐겨야 하며, 이를 통해서 나를 사랑할 수 있을 것이고, 자기 사랑이 진정으로 가능할 때 포용과 공감을 바탕으로 한 세상에 대한 따스한 시선이 생길 것이고, 그러한 영웅적 변모 과정을 거쳐야 우리는 결국 하나라는 동질성을 깨닫는 의식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IP *.68.10.114

프로필 이미지
신진철
2010.02.15 18:14:37 *.154.57.140
키워보면서 딸을 통해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어머니 여성 여성성 여성의 삶 그리고 영웅의 모험
이런 말들을 한번 더 담게 되네요. 잘 보고 갑니다. ㅎ~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19 새로운 글쓰기 맑은 김인건 2010.02.12 1857
1418 [오리날다] 변덕쟁이 우후훗! file [6] 김미영 2010.02.12 2207
1417 딸기밭 편지 6 / 설날 인사드립니다 file [1] 지금 2010.02.12 2084
1416 1.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6] 맑은 김인건 2010.02.13 2015
1415 [6기후보과제1](나에게) 神話, 궁극에의 안내자. 神化. [1] 심장호 2010.02.13 1633
1414 칼럼1. <내가 쓰는 나의 신화> (이선형) [14] 2010.02.13 2170
1413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김이미나 2010.02.13 2065
1412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박상현) [12] 박상현 2010.02.14 1864
1411 딸기밭 편지 7 / Happy new year file [2] 지금 2010.02.14 1568
1410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노미선) [4] 별빛 2010.02.14 1638
1409 컬럼 1주차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6] 이은주 2010.02.15 1699
»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1] 김연주 2010.02.15 1925
1407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김창환 야콘 2010.02.15 2462
1406 신화와 인생(칼럼) [2] 김용빈 2010.02.15 2046
1405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 김영숙 [4] 김영숙 2010.02.15 1802
1404 첫번째 에세이_신화란 무엇인가 김혜영 2010.02.15 1758
1403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 narara 2010.02.15 2099
1402 첫번째.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2] 최우성 2010.02.15 1912
1401 첫번째,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윤인희 2010.02.15 1971
1400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박현주 2010.02.15 1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