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살다

여러분이

  • 박현주
  • 조회 수 1832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0년 2월 15일 11시 14분 등록

                                                 '진정한 영웅과 신화'

 

휴일 아침치고는 너무 일찍부터 집안이 소란스럽다. 명절로 인해 모인 친인척들 때문이긴 하지만, 무슨
연유인지 정확히 같은 시간, 같은 타이밍에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탄성을
연발하는 탓에 나에겐 새벽과도 같은 늦은 아침을 호기심으로 눈뜨게 했다.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 그 중에서도 유력한 메달 밭인 쇼트트랙에 몰입하고 있었다.

선수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대단한 보상도 기다리지 않는데, 굳이 이 힘들고 어려운 모험의 길을 왜
시작했을까 싶었다.

 

이 문제를 골똘히 생각하다가 문득 깨달은 것이 있다.

올림픽 우승자에게는 돈보다 더 큰 가치 즉, 승리에 대한 영광과 명예 때문일 것이다. 몇 년을 온전히
스스로가 정한 목표를 위해 달려온 선수들에게 최고의 보상은 바로 명예롭다라는 내적 충만감을 갖는 것이며, 올림픽에서는 월계관으로 상징된다.

그렇다면, 월계관의 상징성은 어디에서 유례한 것일까. 우리는 신화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

강의 신 페네이오스에게는 아름다운 님프(요정)였던 디프네라는 딸이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자유분방하여 결혼에는 도통 관심없이 산과 들을 다니며 사냥에만 열중했다. 그런 그녀를 사랑하게 된 이가 있었으니, 바로 태양의 신 아폴론. 그는 에로스에게 자신의 화살을 그의 화살과 비교하며 놀렸다. 이에 화가 난 에로스는 디프네를 사랑하도록 그리고, 디프네는 아폴론을 거부하도록 각자에게 화살을 쏘았다.

그로 인해 엇갈린 사랑이 시작되었다. 어느 날 아폴론의 사랑을 거부하고 도망 다니기에 지친 디프네는
아버지에게 사정하여 자신의 모습을 바꿔버렸다. 사지가 굳고, 가슴은 나무껍질로 변하며, 머리카락은
나뭇잎이 되고 팔은 가지가 되었다. 이에 월계수로 변한 아폴론은 그녀에게 말했다. “그대는 더 이상 나의 아내가 될 수 없음으로 나의 왕관을 위해 그대를 쓰려고 한다. 나의 리라와 화살통을 장식하고 위대한 로마의 장군들이 제우스 언덕으로 개선 행진할 때 그들의 이마에 그대의 잎으로 엮은 왕관을 씌우리라.” 이로
인해 월계관은 명예와 영광의 상징이 되었다고 한다.

 

신화(神話)는 신격(神格)-신의 자격을 가진 것-을 중심으로 한 하나의 전승된 설화를 말한다. 설화라는 것은 있지도 않은 만들어진 이야기를 말하는 것인데, 실제로 있지도 않은 이야기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아직도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사실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만을 믿고 따르는 것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신화의 이야기에 몰입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특히, 경제 경영의 편식된 독서로 정의(定義)로 규정되고, 논리적인 글에 익숙한 나에게 인문이나 고전은 그 의미가 너무 방대하여 허공을 향해 잡히지 않는 공기를 잡아보겠다고 헛손질을 것만큼
무력함을 느끼게 했다.
그러다 보니, 신화를 이해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더디기만 했다. 하지만, 더딘 만큼 동전의 양면처럼 깊이에 대한 여유가 주워졌다.

몇 백 년 아니 몇 천년 전 천지창조서부터 지금까지 내려 온 신화가 우리에게 울림을 주는 것은 바로
인간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시대와 세상의 모습은 달라졌지만, 인간이 겪는 모습은 별반 다르지 않다.

절대적이고 권위적으로 보이는 신들에게서 인간의 희로애락과 권선징악을 보고 있자니 공감하는 만큼
영향력도 크리라.

올림픽을 대표하기도 하는 아폴론이 사랑하는 여인을 잊지 못해 월계수로 변한 그녀를 기리기 위해 승리자에게 씌우는 월계관은 올림픽의 권위와 위엄을 상징한다.

더불어, 우리는 신화에 나오는 영웅을 놓쳐서는 안 된다. 영웅은 세속의 욕망과 두려움에 맞서기 위해
여정을 떠나며, 신화학자인 조셉 캠벨이 말하는 자신만의 희열을 성취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우리에게 희망과 인생의 길잡이 역할을 한다.

 

쇼트트백 1500m에서 이정수가 금메달을 땄다. 승리라는 결과만을 평가하기 이전에 몇 년간을 외롭고 치열하게 자신과 싸우며 이 자리에 오른 노고에 나는 시대를 공존하는 작은 영웅의 모습을 본다. 그의 모습에 대한민국은 희망을 보았고, 누군가는 자신의 미래를 볼 것이다. 이것은 분명 영웅의 모습이다.  그러나,
또 다른 영웅들을 기억해야 한다.

승리에서 밀쳐져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는 선수들의 패배의 책임은 오롯이 그들 스스로가 이겨내고 극복해야 한다. 하지만, 노력했던 시간만큼 극복하는 것은 결단코 쉽지 않을 것이다.

결과가 어떻든 과정만큼은 모두 선수가 똑같이 치열했음을 공감하고 기억해 주어야 한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끝까지 바벨을 놓지 않고 울부짖던 배영 선수의 모습에 대한민국이 큰 박수를 보냈던 것처럼 메달조차 따지 못한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우리는 보이지 않는 월계관을 마음으로 전달할 수 있는 따뜻한 가슴을 보여주어야 한다

승패와 상관없이 자신의 희열을 찾아 최선을 다한 그들이야말로 신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진정한 승자이자 시대의 영웅이다.

"<SPAN lang=EN-US style="FONT-SIZE: 9pt; COLOR: #666666; FONT-FAMILY:

IP *.36.163.191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19 새로운 글쓰기 맑은 김인건 2010.02.12 1857
1418 [오리날다] 변덕쟁이 우후훗! file [6] 김미영 2010.02.12 2207
1417 딸기밭 편지 6 / 설날 인사드립니다 file [1] 지금 2010.02.12 2084
1416 1.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6] 맑은 김인건 2010.02.13 2015
1415 [6기후보과제1](나에게) 神話, 궁극에의 안내자. 神化. [1] 심장호 2010.02.13 1633
1414 칼럼1. <내가 쓰는 나의 신화> (이선형) [14] 2010.02.13 2170
1413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김이미나 2010.02.13 2065
1412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박상현) [12] 박상현 2010.02.14 1864
1411 딸기밭 편지 7 / Happy new year file [2] 지금 2010.02.14 1568
1410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노미선) [4] 별빛 2010.02.14 1638
1409 컬럼 1주차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6] 이은주 2010.02.15 1699
1408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1] 김연주 2010.02.15 1925
1407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김창환 야콘 2010.02.15 2462
1406 신화와 인생(칼럼) [2] 김용빈 2010.02.15 2046
1405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 김영숙 [4] 김영숙 2010.02.15 1802
1404 첫번째 에세이_신화란 무엇인가 김혜영 2010.02.15 1758
1403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 narara 2010.02.15 2099
1402 첫번째.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2] 최우성 2010.02.15 1912
1401 첫번째,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윤인희 2010.02.15 1971
»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박현주 2010.02.15 1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