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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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건축가는 콘크리트 건조물만을 양산해 내지는 않는다.
비록 콘크리트 구조물을 양산해 낼 때에도, 그곳에서의 삶이 어떤 것이기를 바라면서, 그곳을 사용하는 이들이 그 장소를 풍부한 것으로 만들고, 완성해 주기를 기대하게 된다. 그러면서 그들의 어떤 역할들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만들거나 혹은 영감을 불어넣는 일을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들 보다 더 부풀려 말한 경향이 없지 않아서, 그런 건축가가 되고 싶다고 정정한다. 삶을 풍부한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삶을 존중해야 하는 사상을 지녀야 하는 이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것이 그들의 철학이어야 한다.
철학 : 인생이 어떠한 것이며, 어떠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사상.
자신과 주변에 대한 이론, 신념, 사상.
철학을 정의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내려본 정의이다.
하지만, 이런 언어들에 계속 접근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철학을 정의내릴 때만큼 명쾌하지 않다.
수란 무엇인가. 공간과 시간은 무엇인가, 정신은 무엇이고 물질은 무엇인가.를 질문할 만큼 여유롭지 않아서 인지, 그런 사색을 할 만큼의 깜냥이 아니어서인지. 철학은 너무 멀리 있다.
그러기엔 두려움이 앞선다.
일생동안, 혹은 굳게 믿었던 신념과 신조가 단 한번에 무너지는 날. 혹은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과정 중의 허탈감은 어떨까.
2007년 영화. 이안감독의 ‘색, 계’ 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죽게되는 이들 중 왕자이즈를 제외한 이들에게는 애국으로 명예롭게 죽는 길일 수도 있겠지만, 사상과 신념에 의한 죽음이라고 보기에는 주인공의 배신에 대한 원망과 분노로 점철된 죽음이었다고 본다.
그들의 용감한 애국행위 조차도, 어쩌면 젊은 이들의 객기같은 것같이 느껴졌던 것은, 그들이 애국투사가 아닌 대학생이었기 때문인지, 사상과 신념이 부족해서였기 때문인지, 다른 이유 때문인지.
젊음을 다 바친 그 정의에 대한 배신으로 맞이하게 되는 죽음인지, 그 사상이라는 것이 허황된 것이였던 것인지.
순간.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면서, 일생을 산 후에. 내게도 그런 순간이 올 수가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선다.
하여 사상과 신념과 사조까지는 아니더라도, 인생을 살아내는 것이 내게 철학이 아닐까.
하는 현실적인 답을 해본다. 그 과정 자체. 사실 건축가로서 사람들의 삶을 풍부하게 하기 위해서 그들의 삶을 이해하는 것도, 연구하는 것도 그안에 얼마나 진실성이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 사실 자유롭지 않다.
프로젝트를 대하면서, 얼마나 그것에대해 진지한 것인지, 늘 대해왔던 태도며, 형식적인 결론과 전제로, 일반적인 상식에서 건조하게 대했던 것이 아닌지에 대해서 부끄럽다.
차근차근 이해해 보고 싶다.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 전체가 철학. 신념. 사상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면.
유쾌하며, 진지할 수 있지 않을까.
인생 전체를 살아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또한 사람의 삶을 풍부하게 하며, 삶의 영감을 불어넣는 일에 대해서도.
게으르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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