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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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2주차): 나에게 철학이란 무엇인가?
좀 더 큰 지혜, 좀 더 큰 행복으로 가는 삶은 어떤 것일까?
이는 평소 내가 늘 의문을 갖고 동경까지 해 오던 질문이다. 철학이란 현실을 통찰하고, 분석 종합하며, 비판하는 사유작업이다 라 한다. 일상 속에서 어떻게 하면 그런 삶을 살 수 있을까? 나에게 있어, 최근 10여년 간의 삶은 특히 그랬다. 스스로에게 묻고 성찰했다. 참지혜을 얻고자 말이다. 혼자만으로는 남들이 모두 인정하는 참지혜를 얻을 수 없기에 주위 분들에게 조언을 듣고 또 지적(指摘)을 자청해서 받았다. 항상 겸손하게 낮추면서 배우고 익히려 분투노력했다. 그러나 실생활에서 부딪히며 익히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책을 통해 확인했다. 또 그 책을 쓴 분들의 강좌를 쫓아다니며 듣고 질문했다. 더 필요한 경우에는 강의 종료 직후 강사님과, 그리고 함께 한 분들에게 ‘뒷풀이’를 하자고 주선하기도 하여 토론하고 참지혜를 얻고자 했다. ‘철학하기’란 예리하고 심원한 비판적 자기성찰로부터의 시작이다. 라고 한다. 자신에 대해 엄격하면서도 냉철한 성찰이 나의 앞 날을 살 찌운다. 늘 그 살 찌는 소리 듣는 재미가 소록소록하다.
철학의 대상은 무엇인가? 무수히 많을 것이다. 그 중, 인간적이거나 진실한 것이라면 철학과 무관하지 않은 것은 없을 것이다. 가장 인간적이면서 진실한 삶은 무엇인가? 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많은 세월을 헤매기도 했다. 단 한번의 인생을 살아가면서 뭔가 큰 가치와 의미를 남기고 싶었다. 그저 평범한 삶은 양이 차지 않았다. 항상 뭔가 부족한 것이다. 그러다 결국 2008년 4월에 나의 적성과 흥미에 맞는 나름대로의 직업을 찾았다. 모두가 유익한 것, 특히 고통속에 있는 분들에게 희망이 되는 직업, 바로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간병사이다. 우리나라 정서상,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직업에 대해서 하찮게 여긴다. 대부분의 간병사들은 이것 저것 해보고, 마지막 할 게 없을 때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나름의 특별한 목적이 있었다. 우선은, 나의 강약점을 분석하고 종합한 결과, 나에게 딱 맞는 직업이다. 그리고 진정으로 인간적이고 진실한 삶이면서, 가장 고통 속에 있는 분들과 24시간 함께하기 때문에 정말로 깊은 대화가 가능하고, 상호간의 배려와 존중 속에 참 지혜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대한 적십자 서울지사에서 2주간의 간병사 교육을 받고, 마지막 3일은 인근 노인병원에서 실습을 하였다. 시간은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 첫날부터 새벽에 출근해서, 밤 늦게까지 열심히 근무한 후 퇴근하였다. 내게 맡겨진 일을 즐기면서 했을 뿐만 아니라 누구든 도움이 되는 것이면 뭐든지 닥치는 대로 했다. 원래의 가만히 있는 성격이 아니면서, 주위의 분들이 흐뭇해 하는 것을 즐기는 취미 아닌 취미 때문이다. 식당에 밥 먹으러 가서는 짬짬이 식당 일을, 환자 이송 중 시간이 잠시라도 시간이 나면 청소하는 아줌마 일을 도와 드리기도 했다. 이렇게 일을 하다 보니, 이틀 만에 병원에 있는 환자 뿐만 아니라 간병사들, 병원관계자 모든 분들에게 환영을 받았다. 식당 주방장은 이런 나에게 “절에 가서도 소금 얻어 먹을 사람이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침 그 병원에 직원을 모집하던 차에, 내가 특채되었다. 실습생 10명 중에 남자 간병사는 나 혼자였고, 지금까지 남자는 한 번도 채용하지 않았었다. 그 곳에서 약 3개월 근무하면서 그 때 만큼 인생에서 흐뭇하고 신나는 생활을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직업 선택을 할 때 적성과 흥미를 고려하라는 것이구나 다시 한번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대학병원에 가서도 정말 신나게 했다. 가장 어려운 환자를 소개해 달라 부탁하였고, 그 분을 약 8개월 동안 열심히 간병하였으나 너무 무리했다. 몸에 이상이 오더니 결국 골병까지 들어 그만 두게 되었다. 약 1년 넘은 기간 동안 후회없는 삶을 살았다. 적성과 흥미에 맞아 매우 기뼜다. 그러나 나의 마인드가, 함께하는 간병 동료 분과 맞지 않아 괴리감이 있었다. 그리고 그 직업의 비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았다. 그런 삶을 통해 나름의 큰 지혜의 철학을 배우게 된 것은 큰 소득이었다.
내가 지금 청강자격으로라도 연구원 제도를 접하게 된 것은 소장님의 철학적인 배려가 있음을 충분히 안다. 본 제도는 구본형 소장님의 깊이 있는 철학의 산물이라 생각한다. 좀 더 인간적이고 진실하며, 큰 행복으로 함께 가고자 하는 마인드가 녹아 있다. 각자 자신의 재능을 발굴하여 세상의 변화에 공헌하고, 새로운 사람과 깊게 사귀며, 그들을 도와 함께 멀리 갈 수 있는 사람들은 선발하여 상호간 사우(師友)가 되도록 하는 것이 배려와 존중의 철학이라 생각한다. 게다가 무료로 양성하는 배려의 마음과 마인드 또한 돋보인다. 과제물 제출도 개방적이고 유연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한 권의 책에 관한 내용을 사이트에 게시하게 함으로써 레이스를 함께 진행하는 분들에게 스스로 학습하도록 배려한 점, 그리고 선발되지 않은 분들이나 많은 관심있는 분들이 학습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의도는 철학적 배려이다. 학습적 효과를 극대화시키려는 것이다. 어느 누구든 온라인으로라도 함께 따라가기만 한다면 쉽고 효율적으로 터득하게 될 것이다. 한 주제에 대해 10여명의 시각으로 기록한 글을 비교분석해 봄으로써 혼자 한 권의 책을 섭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시간절약이라는 최소의 투자에, 많은 느낌을 얻는 최대의 효과를 얻게 되기 때문이다.
이번 과정에 누구든 함께 한다면 책 쓰는 방법에 대해서는 손쉽게 터득하게 될 것이다. 이 시스템은 여느 방송매체나 각종 오프라인 글쓰기 강좌보다 뛰어난 것으로써 심오한 철학이 담긴 구본형 소장의 산물이다. 이 제도의 효과를 더욱 극대화하는 것은 앞으로 선발되어 함께 하게 될 분들의 몫이다. 내가 꼭 정식 연구원이 되어 비선(非選)된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다. 특히 진정으로 큰 인생의 가치와 의미를 갖고 매 순간 절박하게 살며 분투노력하는 분에게 힘이 되고 싶다.
에피쿠로스는 “철학은 담론과 추론에 의해서 행복한 삶을 우리에게 안겨 주는 활동이다.”라고 전한다. 철학을 좀 더 큰 지복으로 정의하는 것이 비록 완전하지는 않을지라도 제 실패 속에 빠뜨리는 것보다 더 낫다. 행복이 목표이다. 그리고 철학은 그 여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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