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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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시간이란 무엇인가?
얼마 전,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 99년생. 이름은 신김치. 하얀 몸통에 까만 천장이 매력적인 아이다. 몇 일전, 이 아이와 함께 안산에 갔다가 저녁 늦게 사무실에 가야 할 일이 생겼다. 주차장에 이 아이를 두고 사무실로 올라갔다. 회사 주차장은 무료 40분까지 사용 가능하고, 이후에는 10분당 800원의 요금을 받는다. 사무실에 들어가면서, 40분만에 할 일을 얼른 끝내고 나와야지 라는 생각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결국 일을 하다 보니 40분이란 시간은 초과되었고, 나와서 주차요금을 2500원이나 내야 했다. 어찌나 아깝던지.!!!! 그렇지만, 덕분에 최대한 일을 빨리 정리하고 집에 갈 수는 있었고, 일찍 들어간 덕분에 동생과 얘기도 하고 혼자 책을 볼 수도 있었다.
차를 사기 전, 사무실에 7시쯤 들어가면, 한 시간 정도는 내가 활동하는 인터넷 사이트들에 접속해 글을 읽고, 서핑을 하곤 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새 한 두 시간 지나가버리는 것은 여사였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서
차를 사고 처음으로 ‘주차비’를 내고 집으로 가는 길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이렇게 일을 빨리 끝내고 집에 갈 수 있었는데, 난 그 동안 왜 그러지 못했을까?’ 시간이 돈이라서? 시간이 아까워서라기보다는 돈이 아까워서, 할 일을 빨리 끝낸 것 뿐이다.
시간이라는 놈은 상황에 따라 상대적인 느낌을 준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거나 특별히 할 일이 없는 상황일 때는 그냥 저냥 흘러가 버려도 상관이 없다. 오히려 그 시간이 지옥같이 느껴진다. 어차피 그 시간 동안 내가 특별한 것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빨리 시간이 지나가버렸으면 하고 바란다. 하지만, 내가 해야 할 것들이 확실하고, 그 시간 안에 꼭 해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하루 만에 끝내야 하는 일이 산더미인데 절반도 끝내지 못하고 있는데, 벌써 해가 지고 있다면 일분일초가 아까운 시간이 된다. 그래서 시간은 내게 ‘고무줄’이다.
요즘 연구원 레이스를 하면서 느끼는 점은 고무줄을 계속 탱탱하게 유지한 상태에서 쓰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아니 사실 이 생각은 예전부터 계속 해 왔다. ‘나는 왜 이렇게 시간을 잘 활용하지 못할까?’ 라는 질문이 내 머리 속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프랭클린 플래너를 사서 사용해보기도 하고, 매일 할 일을 적어놓기도 하지만, 어느 새 흐지부지 이전과 똑같이 시간은 흘러 가고 있다. 내가 되고 싶은 것,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지금 해야 하는 것 그리고 내가 시간에 있어서 꼭 지키고 싶은 부분을 정해야 한다. 이번에 '마흔 살에 다시 시작하다'를 읽으며 시간과 관련해서 도움이 되었던 부분은 –나 역시 계획적으로 사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나에게 맞는 시간의 강줄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매일을 그저 살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즐겁기 위해 사는 것으로 바꾸기 위한 첫 번째 작업이 될 듯 하다. 나만을 위한 시간, 고객들을 만나고 만날 준비를 위한 시간, 좋아하는 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 세상과 만나는 시간.
나만을 위한 시간은 하루를 돌아보고 더 아름다운 내일을 위한 시간일 것 같다. 구본형 선생님처럼 글을 쓸 수도 있고, 공부를 할 수도 있고, 아직 뭘 구체적으로 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고객들을 만나고 준비하기 위한 시간은 말 그대로 고객을 만나는 시간이다. 이것저것 다른 생각에 빠지지 않고, 사람들을 편하게 만나는 시간. 어떤 사람들을 어떻게 만날지는 좀 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또 자료를 정리하고, 자료를 준비하고, 다음 주를 계획하는 시간이 되어야 할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시간은 가족, 친구들이다. 가족들과 대화를 하는 시간, 친구들을 만나서 수다를 떠는 시간이 될 듯하다.
그리고 세상과 만나는 시간은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전시회를 가거나 등등 다른 이들의 경험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시간은 내게 무한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하지만, 나를 끝없이 우울하게 만들기도 한다. 앞으로 내게 후자보다는 전자의 시간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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