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살다

여러분이

  • 미나
  • 조회 수 2203
  • 댓글 수 2
  • 추천 수 0
2010년 2월 27일 18시 58분 등록

나에게 시간이란 무엇인가?

 

얼마 전,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 99년생. 이름은 신김치. 하얀 몸통에 까만 천장이 매력적인 아이다. 몇 일전, 이 아이와 함께 안산에 갔다가 저녁 늦게 사무실에 가야 할 일이 생겼다. 주차장에 이 아이를 두고 사무실로 올라갔다. 회사 주차장은 무료 40분까지 사용 가능하고, 이후에는 10분당 800원의 요금을 받는다. 사무실에 들어가면서, 40분만에 할 일을 얼른 끝내고 나와야지 라는 생각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결국 일을 하다 보니 40분이란 시간은 초과되었고, 나와서 주차요금을 2500원이나 내야 했다. 어찌나 아깝던지.!!!! 그렇지만, 덕분에 최대한 일을 빨리 정리하고 집에 갈 수는 있었고, 일찍 들어간 덕분에 동생과 얘기도 하고 혼자 책을 볼 수도 있었다.

차를 사기 전, 사무실에 7시쯤 들어가면, 한 시간 정도는 내가 활동하는 인터넷 사이트들에 접속해 글을 읽고, 서핑을 하곤 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새 한 두 시간 지나가버리는 것은 여사였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서 8나 9시쯤 되면 그 때부터 원래 하려던 일을 시작한다. 일을 끝내고 집에 들어가면 12, 1 된다. 가끔은 내가 왜 그렇게 시간을 써버렸을까 하고 후회도 한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몸이 너무 피곤해지기 때문이다.

차를 사고 처음으로 주차비를 내고 집으로 가는 길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이렇게 일을 빨리 끝내고 집에 갈 수 있었는데, 난 그 동안 왜 그러지 못했을까?’ 시간이 돈이라서? 시간이 아까워서라기보다는 돈이 아까워서, 할 일을 빨리 끝낸 것 뿐이다.

 

시간이라는 놈은 상황에 따라 상대적인 느낌을 준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거나 특별히 할 일이 없는 상황일 때는 그냥 저냥 흘러가 버려도 상관이 없다. 오히려 그 시간이 지옥같이 느껴진다. 어차피 그 시간 동안 내가 특별한 것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빨리 시간이 지나가버렸으면 하고 바란다. 하지만, 내가 해야 할 것들이 확실하고, 그 시간 안에 꼭 해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하루 만에 끝내야 하는 일이 산더미인데 절반도 끝내지 못하고 있는데, 벌써 해가 지고 있다면 일분일초가 아까운 시간이 된다. 그래서 시간은 내게 고무줄이다.

 

요즘 연구원 레이스를 하면서 느끼는 점은 고무줄을 계속 탱탱하게 유지한 상태에서 쓰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아니 사실 이 생각은 예전부터 계속 해 왔다. ‘나는 왜 이렇게 시간을 잘 활용하지 못할까?’ 라는 질문이 내 머리 속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프랭클린 플래너를 사서 사용해보기도 하고, 매일 할 일을 적어놓기도 하지만, 어느 새 흐지부지 이전과 똑같이 시간은 흘러 가고 있다. 내가 되고 싶은 것,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지금 해야 하는 것 그리고 내가 시간에 있어서 꼭 지키고 싶은 부분을 정해야 한다. 이번에 '마흔 살에 다시 시작하다'를 읽으며 시간과 관련해서 도움이 되었던 부분은 나 역시 계획적으로 사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나에게 맞는 시간의 강줄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매일을 그저 살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즐겁기 위해 사는 것으로 바꾸기 위한 첫 번째 작업이 될 듯 하다. 나만을 위한 시간, 고객들을 만나고 만날 준비를 위한 시간, 좋아하는 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 세상과 만나는 시간.

나만을 위한 시간은 하루를 돌아보고 더 아름다운 내일을 위한 시간일 것 같다. 구본형 선생님처럼 글을 쓸 수도 있고, 공부를 할 수도 있고, 아직 뭘 구체적으로 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고객들을 만나고 준비하기 위한 시간은 말 그대로 고객을 만나는 시간이다. 이것저것 다른 생각에 빠지지 않고, 사람들을 편하게 만나는 시간. 어떤 사람들을 어떻게 만날지는 좀 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또 자료를 정리하고, 자료를 준비하고, 다음 주를 계획하는 시간이 되어야 할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시간은 가족, 친구들이다. 가족들과 대화를 하는 시간, 친구들을 만나서 수다를 떠는 시간이 될 듯하다.

그리고 세상과 만나는 시간은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전시회를 가거나 등등 다른 이들의 경험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시간은 내게 무한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하지만, 나를 끝없이 우울하게 만들기도 한다. 앞으로 내게 후자보다는 전자의 시간이 되면 좋겠다.

IP *.107.4.162

프로필 이미지
신진철
2010.02.28 17:00:59 *.154.57.140
고무줄.. 재밌네요. 한 단어로 팍 느낌이.
질기고 짱짱한 고래힘줄같은 고무줄 장만하시길..
잘 보고 갑니다.
프로필 이미지
이은주
2010.03.02 03:48:22 *.83.68.7
아이셔  톡톡이 같은 미나님의 글이 오늘은  잠수함처럼 무겁고 깊이 가라 앉은 느낌이네요.
우울해 하지 말구 톡톡 튀세요.  밝음 속에서  긍정의 에너지와 좋은 아디어들이 나와요.
힘 내세요 ~ 홧팅 ^^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89 나에게 철학은 무엇인가! [5] 최우성 2010.02.22 2164
1388 나에게 철학은 무엇인가? - 김영숙 [6] 김영숙 2010.02.22 2532
1387 나에게 철학이란 무엇인가? [3] 박현주 2010.02.22 2029
1386 서양철학사 (칼럼) [4] 김용빈 2010.02.22 1977
1385 칼럼2 생각한대로 살지 않으면... [12] 신진철 2010.02.22 2747
1384 <나에게 철학은 무엇인가?> [7] 김연주 2010.02.22 2352
1383 수도꼭지 [11] 박미옥 2010.02.22 2138
1382 장사 2.0 [2] 맑은 김인건 2010.02.23 1989
1381 나에게 시간은 무엇인가 - 김영숙 [2] 김영숙 2010.02.24 2526
1380 이런거 어때요? [3] 신진철 2010.02.24 2036
1379 6기 연구원 레이스 중인 분들께 [5] 범해 좌경숙 2010.02.24 2154
1378 [6기후보칼럼3] (나에게) 수주대토의 시간 [1] 심장호 2010.02.25 2354
1377 맨날 이랬으면. [2] 맑은 김인건 2010.02.25 2408
1376 [6기후보칼럼4] (나에게) 무의식과 자의식 그리고 작은 매듭 심장호 2010.02.26 2150
1375 2차레이스 불참에 대한 소회 - 6기 연구원지원자 주명훈 [3] 주명훈 2010.02.26 2107
1374 3. 나에게 시간은 무엇인가? [4] 맑은 김인건 2010.02.27 2335
1373 [오리날다] 도대체 책은 왜 읽는데? file [4] 김미영 2010.02.27 2451
1372 나에게 시간은 무엇인가 [9] 박미옥 2010.02.27 2312
» 나에게 시간이란 무엇인가? [2] 미나 2010.02.27 2203
1370 컬럼 3- 나에게 시간이란 무엇인가? [11] 이은주 2010.02.28 24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