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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8일 00시 02분 등록
'재능'이야기가 나오면, 미야자키 하야오가 떠오른다. 요즘은 컴퓨터로 애니메이션 작업을 한다. 시작점과 끝점만 정해주면, 중간 값을 컴퓨터가 계산해주는 방식이다. 더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서, 모션캡쳐를 도입했다. 배우의 몸에 센서를 부치고, 움직임을 컴퓨터로 저장한다. 컴퓨터 사양이 발달해서, 몸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배우의 얼굴 표정까지 잡아낸다. 영화 '아바타'는 내용뿐만 아니라, 제작과정 또한 '아바타'인 셈이다.
 
과거에는 일일이 손으로 그려야 했다. 메인 에니메이터가 동작의 처음과 끝을 잡아주면, 보조자가 그 사이를 열심히 그린다. 그림이 많이 들어갈수록, 자연스럽다. 액션 장면도 있고, 서정적인 씬도 있다. 장면에 따라서 그림 수는 다르다. 일본 로보트 만화를 보면, 주인공이 마스크를 쓴다. 대사를 할 때 입을 움직이면, 그만큼 제작비가 들어간다. 애니메이션 제작은 그림만 잘 그린다고 될 일이 아니다. 조금 투자하고, 최대의 효과를 얻는 경영기술이 필요하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스토리 구성 보다, 이 일을 더 잘했다. 아무도 범접하지 못하는 그만의 강점이다.
 
강점을 의도했을까? 열심히 하다 보니까, 자기도 모르는 능력을 안다. 피터드러커는 예기치 못한 성공에 집중하라 했다. 무엇을 할지 몰라도, 움직이고 봐야 한다. 현장에 보석이 있다. 장사를 하면서도 예기치 못한 성공을 발견한다. 닭뼈다귀를 열심히 치우면, 영감이 쏟아진다. '배도 먹고, 이도 닦고'다. 글쓰기로 깨달음을 얻고, 다시 일에 적용한다. 열정을 가지고 일할수록, 내 글은 좋아진다. 또 있다. 손님에게 이리저리 치이면, 영혼이 단련된다. 강해야 자유롭다. 손님이 주는 생채기 때문에, 나는 더 자연스러워진다. 손님 얼굴도 많이 본다. 생각해보니, 사람은 사람 얼굴을 잘 안본다. 가까운 사람과도 눈마주치며 이야기하지 않는다. 손님들 식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을 익힌다. 사람을 익혀야, 사람 앞에 당당하다. 인문학이 책에 있는가? 사람을 알고 싶다면, 책 말고 사람을 본다.  
 
대학 졸업하고, 여행사에 면접 보았다. 사장이 좌우명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한 가지 일에 하나의 마음만 쓴다'고 답했다. 그는 대답에 시큰둥하며, 일할 때는 전후좌우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의 말이 맞다.어디에 있건, 균형감각이 필수다. 삶을 조화롭게 만드는 일은 극단적으로 어렵다. 1인 기업등, 자영업을 할려면, 자기관리가 철저해야 하는데 이는 곧 균형감각이다. 해야 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모두 해내야 하고, 시간 배분과 에너지를 적절하게 배치한다. 장사를 하면, 훈련이 된다.  
 
드러난 강점도 있다. 손님 표정과 미세한 움직임을 파악하는 능력이다. '내가 할 수있는 것은 이게 전부다. 줄 수 있는게 이것 뿐이다'라는 태도는 서비스업에서 빵점이다. 인프라가 한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손님이 원하는 바를 충족시키고자 애써야 한다. 불편한 분위기에서 무엇이 불편한 지 물어보는 용기도 필요하다.
 
재능을 찾기 위해서 따로 시간을 들이는 것은 아깝다. 기껏해야, 재능은 굳이 시간내서 찾을 필요가 없다는 사실만 깨달을 뿐이다. 영업 체질이 아니라고, 영업을 기피하는 것은 바보스럽지 않은가? 과거에 외향적인 사람이 영업을 잘했다. 요즘은 내성적이고, 배려가 깊은 사람이 잘 한다. 직업은 임시로 만들어 놓은 카테고리일뿐, 표면상 나와 맞지 않다고 포기하면, 많은 기회를 놓친다.
 
재능이란 보너스다. 재능덕 볼 생각을 버리면, 재능 찾는 시간을 아낄 수 있다. 내 안에 무엇이 있는가?라는 질문은 명상이나 검사를 통해서 알 수 없다. 싹이 트지 않은 씨앗을 성분분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내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려면, 내가 성취한 열매를 통해서다.

첫째 아이가 태어났다. 아버지와 나를 연결하던 직선이 내 아들에게도 연장선이 되어 닿았다. 아이가 태어나자 자연스럽게 '나'라는 존재가 드러났다. 아버지와 나만 있었을 때는, 닮은 점이 안보인다. 아들이 태어나자 삼대三代를 관통하는 공통점이 보인다. 

강점에 집중하고, 약점은 무시하라고 한다. 현실은 단순하지 않다. 강점이 너무 드러나면, 미움을 사고, 약점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실력만 있고, 눈치가 없다면, 사회 생활 못한다. 실력은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드러내야 한다.

 삶은 망망대해에 돛단배다. 닻을 올려야 하고, 싫어도 부두를 떠나야한다. 매일 아침 출근하는 것과 같다. 바다에 들어서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나 혼자다. 목표를 세우고, 의지를 가지고 노를 젓는다. 가다보면, 순풍일 때가 있다. 재능은 순풍이다. 재능만으로 먹고 살겠다는 것은 항상 순풍만 기대하는 것과 같다.                                    

나에게 무엇이 있는가?라는 질문은 나에게 무엇이 없는가?이다. 없기 때문에 상처받고, 힘들다. 상처를 다스리기 위해서 무엇을 하는가? 상처와 약점이 있으면, 반대급부가 있다. 혹시나 내 글이 공감을 갖는다면, 끙끙 앓는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장사를 신神이 주신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하늘은 나에게 필요한 일을 준다.장사가 아니었다면, 골방에서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길은 결심한 곳이 아니라, 내가 쓰러진 곳에서 시작한다. 

나에게 무엇이 있는가? 라고 묻는다면, '아무것도 없다.' 왜 자신의 재능을 찾기 어려울까? 찾을때까지 열심히 일하라는 신神의 뜻이다. 결핍이 열정을 만든다. 자만하는 하드웨어보다, 겸손한 소프트웨어가 이긴다. 

IP *.129.207.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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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희
2010.03.09 00:32:06 *.108.158.238
강점이 많을 것입니다. 더욱 낮추면서 찾으면 보일 것입니다.
좌우를 보면서 낮아지고 낮아짐이 클수록 더욱 많이 깊게 보인다고
믿습니다. 

4주간 고생 많으셨고요.
좋은 결과 있기를 기도드립니다.
만나서 좋은 말씀  듣고 싶네요.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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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2010.03.09 00:42:58 *.83.68.7
신의 뜻을 찾으시길 바래요.
늘 열심히 사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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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2010.03.09 09:03:49 *.236.3.241
늘 혈기왕성하시네요 ㅎㅎ 어떻게 시간관리를 어떻게 하시는지
참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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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주
2010.03.09 21:17:54 *.203.200.146
"길은 결심한 곳이 아니라, 내가 쓰러진 곳에서 시작한다"는 말이 와닿아요...매번 결심을 어찌도 잘하시는지 하지만 그 결심에 상처입는 건 언제나 제 자신...내가 쓰러진 곳....그곳이 바로 내가 진정 절실한 시점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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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희
2010.03.11 13:44:05 *.142.217.230
2차 합격을 축하드립니다.
뵐 수 있게 되어 반갑네요.
좋은 본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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