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진철
- 조회 수 2371
- 댓글 수 5
- 추천 수 0
1.
그날 밤
그는 주문을 걸었다
내가 번제가 되었다
하지만 그의 불은
모두의 심장을 향하고 있었다
그는 부지깽이
나는 빠알게 달아오른 숯덩이
2.
장작을 패고
고기를 굽고
토치로 현관 앞 눈을 녹이고
부엌을 드나들면서
웨버는 늘상 밖에 있었다
웨버는 늘상 뒤에 있었다
있는듯 없는듯
다른 이 앞질러 서지 않았고
눈길 놓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모두의 가슴 속에
깊이 깊은 마음을 심을 수 있었다
3.
커피가 담긴 하얀 머그잔 위로 김이 오른다
검정색 볼펜이 하얀 종이 위를 달린다
검둥개가 눈 위를 뛴다
눈처럼 하얀 그녀가 검둥개를 끌어 안는다
검둥개가 하얀 웃음을 짓는다
까무잡잡한 그녀가 웃는다
어둡던 내 맘이 환하게 밝아진다
지푸라기 대신
굵은 동아줄로
보석들을 엮는 웨버가 되기를...
-전날은 하얗던 그녀가
오늘은 까맣다
화장발이란다
4. 이면지로 엮은 마흔
인생의 절반만을 살았다
무심히 버려질 뻔했다
남은 절반이 잊혀진 채
뒤집기만 하면
마흔은 새롭게 시작할 수도 있는데
그 이면지로
우리들의 꿈을 엮었다
신화가 되었다
절반의 삶들이 한 권의 책이 되었다
그대,
책을 쓰고 싶다고 했던가요?
5.
그들의 여행에는
그 흔한 플랑카드도 없고
단체사진조차 남기지 않았다
그저 바람이 꿈길을 쫒듯
맨 발로 걷는 비틀즈가 있었고
말없던 주인이 소리없이 반겼다
그들도 알았을까
수도원에 이르는 순례의 길이었음을
Abbey Road
6.
받아 마시라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그렇게 맺어진 인연
한 사람
한 사람씩
고해소에 다녀오듯
설레기도 떨리기도 했던
오두막
상현이 사각창틀을 보란다
낡은 사진기 사각틀로 담았다
그는 마음 틀로 봤고
나는 사진 틀로 담았다
7.
열 개의 신발들이 모였다
저마다 다른 길을 걸어왔던 삶들이 한 자리에
문밖에 모여 있다
무슨 사연들일까
방안의 이야기가 궁금한 듯
신발들이 제 각각
따로 또 같이
한 데 모였다
8.
5시다.
알람이 울렸다
그는 일어나고 나는 잠들고
9.
강원도의 새벽
평창의 눈길
그 길에 발자국이 남겨져 있다
성찬을 나누는
라면이 끓고
사과가 보인다
버들강아지 봄이 창가에 들어왔고
따뜻한 커핏물이 끓었다
아지랑이 수증기처럼
훈훈한 정이 피어 오르는 아침이었다
10.
누구에게는 마지막이고
누구에게는 시작이었다
반은 사랑이고
반은 집착이다
변경연이 나를 보고
내가 변경연을 본다
둔내 터미널(옆) 유명한 추어탕집
누구는 추어탕을 먹고
누구는 된장국을 먹었다
손에손에 감자떡을 들고서
가슴과 가슴으로 인사를 나누면서
12만원 회비가
1박2일 인연이
1년하고도 12개월로 이어지기를 ...
11.
하나이면서도 둘이 그립고
둘이어도 하나가 그리운 이유는 무엇인가
그깟 문 하나만 열면 그 뿐인데...
3월의 눈은 기적을 부른다고 했던가?
IP *.186.57.173
그날 밤
그는 주문을 걸었다
내가 번제가 되었다
하지만 그의 불은
모두의 심장을 향하고 있었다
그는 부지깽이
나는 빠알게 달아오른 숯덩이
2.
장작을 패고
고기를 굽고
토치로 현관 앞 눈을 녹이고
부엌을 드나들면서
웨버는 늘상 밖에 있었다
웨버는 늘상 뒤에 있었다
있는듯 없는듯
다른 이 앞질러 서지 않았고
눈길 놓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모두의 가슴 속에
깊이 깊은 마음을 심을 수 있었다
3.
커피가 담긴 하얀 머그잔 위로 김이 오른다
검정색 볼펜이 하얀 종이 위를 달린다
검둥개가 눈 위를 뛴다
눈처럼 하얀 그녀가 검둥개를 끌어 안는다
검둥개가 하얀 웃음을 짓는다
까무잡잡한 그녀가 웃는다
어둡던 내 맘이 환하게 밝아진다
지푸라기 대신
굵은 동아줄로
보석들을 엮는 웨버가 되기를...
-전날은 하얗던 그녀가
오늘은 까맣다
화장발이란다
4. 이면지로 엮은 마흔
인생의 절반만을 살았다
무심히 버려질 뻔했다
남은 절반이 잊혀진 채
뒤집기만 하면
마흔은 새롭게 시작할 수도 있는데
그 이면지로
우리들의 꿈을 엮었다
신화가 되었다
절반의 삶들이 한 권의 책이 되었다
그대,
책을 쓰고 싶다고 했던가요?
5.
그들의 여행에는
그 흔한 플랑카드도 없고
단체사진조차 남기지 않았다
그저 바람이 꿈길을 쫒듯
맨 발로 걷는 비틀즈가 있었고
말없던 주인이 소리없이 반겼다
그들도 알았을까
수도원에 이르는 순례의 길이었음을
Abbey Road
6.
받아 마시라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그렇게 맺어진 인연
한 사람
한 사람씩
고해소에 다녀오듯
설레기도 떨리기도 했던
오두막
상현이 사각창틀을 보란다
낡은 사진기 사각틀로 담았다
그는 마음 틀로 봤고
나는 사진 틀로 담았다
7.
열 개의 신발들이 모였다
저마다 다른 길을 걸어왔던 삶들이 한 자리에
문밖에 모여 있다
무슨 사연들일까
방안의 이야기가 궁금한 듯
신발들이 제 각각
따로 또 같이
한 데 모였다
8.
5시다.
알람이 울렸다
그는 일어나고 나는 잠들고
9.
강원도의 새벽
평창의 눈길
그 길에 발자국이 남겨져 있다
성찬을 나누는
라면이 끓고
사과가 보인다
버들강아지 봄이 창가에 들어왔고
따뜻한 커핏물이 끓었다
아지랑이 수증기처럼
훈훈한 정이 피어 오르는 아침이었다
10.
누구에게는 마지막이고
누구에게는 시작이었다
반은 사랑이고
반은 집착이다
변경연이 나를 보고
내가 변경연을 본다
둔내 터미널(옆) 유명한 추어탕집
누구는 추어탕을 먹고
누구는 된장국을 먹었다
손에손에 감자떡을 들고서
가슴과 가슴으로 인사를 나누면서
12만원 회비가
1박2일 인연이
1년하고도 12개월로 이어지기를 ...
11.
하나이면서도 둘이 그립고
둘이어도 하나가 그리운 이유는 무엇인가
그깟 문 하나만 열면 그 뿐인데...
3월의 눈은 기적을 부른다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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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이
.gif)
뻘은 뻘답게 엉겨붙어 질척이는데 철은 철로서 나뒹굴며 솟누나.
하늘의 눈물로 진창이 되었나, 왜 조물주는 똑같이 버무려 세상에 내놓지 않았을까나.
해마나 남녘으로부터 따뜻한 봄이 밀려오는 줄 알았는데, 여린 죽순은 상춘에도 꽃샘바람이 매섭게 시리고나.
.................................................................................
1박 2일 몽
언뜻 지인의 성을 닮아 보이는 사내 하나가 있었다.
키도 고만하고 생김새도 엇비슷하게 닮았다.
1박 2일이라 해야 고작 1시간 2분이나 지대로 나누었을까.
그러니 서로의 부적응자 눈에 맺힌 상을 담았을 뿐이라 해야 옳을지 모를 일이기도 하다.
그는
알맹이도 없이 아이셔 포장지만 남겨져 섧고
똥폼 잡으며 바쁘게 찍었건만 필림이 들어있지 않았다고 불고
질문마다 맞배기로 불려나듯 일어나 어떨결에 쫄고
깡다구만 남은 새까만 어린 골목대장처럼 굴고
흠모하는 스승님 앞에서 어려움에 두근거리고
어리둥절 하릴없이 침만 꿀꺽 삼키다가 손수 곱게 벼르며 준비해 온 원두커피 한 잔 못 드리고 말고
그래도 설마 하며 웃기고 자빠지고
한 장 있다는 티켓마저 도전할 수 없어 울고
울화통이 치밀어 자다가도 벌컥 심장이 떨고
괜찮다며 콧물을 들여마시다가도 미치고 환장하고
청춘이 괴로워 뜬눈으로 반항하다 졸고
삶이 다시 눈을 뜨게 하니 못내 아시워 돌고
다~시 돌~고 돌~고 돌~고 돌~고 엎어지고 자빠지고 우~는 사~람 웃~는 사~람 서~로 다~르게 같은 시간 속에...
다~시 돌~고 돌~고 돌~고 돌~고 돌~고 다~시 돌~고 돌~고 돌~고 돌~고 .... 다시 돌~고 돌~고 돌~고 돌~고 다~시 돌~고 돌~고 돌~고 돌~고 ...
새로운 삶으로 내모는 곳으로 인해 꿈을 꾸고 !!!
VR Le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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