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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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레이스가 있었던 2월. 숨쉬는 시간도 잊을 만큼 '나'속에 푹 빠져 보낸 한달. 내가 머문 자리엔 어김없이 나의 흔적을 남길 수 있던 시간들이었다. 내가 지나온 길엔 더도 덜도 아닌 딱 나를 닮은 느낌들이 쌓여갔다.
3월, 배불리 먹여주고 따땃히 품어 줬던 현실속의 내 자리를 확인하기 위한 의식을 준비하며 보낸 한달. '내가 가진 모든 시간을 아낌없이 바치되 결코 나의 체취를 남겨선 안 된다.'는 것이 이 게임의 룰이다. 내가 아니라 그들의 생각이 무언지가 중요하고 나의 존재는 그들이라는 탈을 무사히 뒤집어 썼을 때만 의미를 갖는다. 내가 보낸 시간속에 결코 '나'를 남겨서는 안된다니...이 무슨 끔찍한 형벌인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두달을 살아내면서 점점 더 확실해지는 결론, 아니 점점 더 집요하게 나를 쳐받아오는 질문이 있다. '계속 이어지는 3월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그것도 시선만 바꾸면 내 것이 될 2월을 이렇게나 가까이 둔 채로?'
3.27 다행히 현실의 의식은 무사히 끝났다. 더 다행히 그 괴로움 끝에 썩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도 같다. 하지만 그 성공의 단물이 나를 3월의 현실에 묶어 두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3월을 팔아 거둔 성공이 현실을 끝내고 꿈을 시작하는 우아하고도 아름다운 세레모니가 될 수 있기를...다시한번 간절히 바라고 또 다짐해 본다.
IP *.53.82.120
3월, 배불리 먹여주고 따땃히 품어 줬던 현실속의 내 자리를 확인하기 위한 의식을 준비하며 보낸 한달. '내가 가진 모든 시간을 아낌없이 바치되 결코 나의 체취를 남겨선 안 된다.'는 것이 이 게임의 룰이다. 내가 아니라 그들의 생각이 무언지가 중요하고 나의 존재는 그들이라는 탈을 무사히 뒤집어 썼을 때만 의미를 갖는다. 내가 보낸 시간속에 결코 '나'를 남겨서는 안된다니...이 무슨 끔찍한 형벌인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두달을 살아내면서 점점 더 확실해지는 결론, 아니 점점 더 집요하게 나를 쳐받아오는 질문이 있다. '계속 이어지는 3월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그것도 시선만 바꾸면 내 것이 될 2월을 이렇게나 가까이 둔 채로?'
3.27 다행히 현실의 의식은 무사히 끝났다. 더 다행히 그 괴로움 끝에 썩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도 같다. 하지만 그 성공의 단물이 나를 3월의 현실에 묶어 두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3월을 팔아 거둔 성공이 현실을 끝내고 꿈을 시작하는 우아하고도 아름다운 세레모니가 될 수 있기를...다시한번 간절히 바라고 또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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