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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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가 시리고
잇몸이 또 부었다
밤사이 새치가 늘고
지난 밤도 불면증에 시달리면서
이렇게 늙어가나부다
나이를 먹어가나부다
세월도 까막까막하고
기억도 침침해지는데
어쩌나
그렇게 무뎌지고
그렇게 잊혀지면
나 어쩌나
그대 돌아오겠지만
그때 이미 빈 자리
그대 어쩌나
눈물로 매말라
안아줄 사람조차 없이
그대 어쩌나
아직 이별을 허락치 못해
기다릴 수 밖에 없네
어쩔 도리가 없네
유리알같아
사랑한다 말하면 깨져버릴 것만 같아서
마음으로 마음으로만 씁니다
파란 하늘에
눈물을 콕. 콕. 찍어 씁니다
2.
두 번을 보고서야 알았다
선생님 말씀이 파랗다
파란 멍이 들었을까
파란 하늘
파란 모자
파란 마음
파란 강은 입이 없다
글만 파랄 뿐이다
황사 걷힌 오늘
하늘이 눈부시다
눈물이 난다
파랗다
3.
시를 본다
see가 詩가 된다
그림처럼
또는 흑백사진처럼
그가 본 것이
그의 시가 된다
쓴 것만큼만,
그의 시에선
쓴 내가 난다
4.
창문을 열었다
10년만에 얻은 단 하나의
열리는 창문
창문을 통해서 이제 밖이 보이고
창문을 통해서 이제 바람이 들어온다
내 사랑도 그렇게 볼 수 있고
그 사람 마음도 그렇게 열 수 있다면
10년만의 일이다
5.
식은 커피에
다시 뜨거운 물을 부었다
맛도, 향기도
처음같지 않았지만
다시 따뜻해질 수만 있다면,
내 손을 타고
전해오는 지금 이 온기처럼
한 번 더 뜨거워질 수만 있다면
그냥 버려지지 않고
그냥 잊혀지지 않고
한 번만이라도 다시 뜨거워질 수 있다면.
6.
어질러진 사무실
어지러운 책상
아직도 치우지 못한 내 마음
마흔 셋,
봄비가 재촉한다
비-우라고,
어서 비우라고
봄비같은 눈물이 난다
단내가 난다
7.
바보詩作
바퀴가 돌 듯
시작과 끝이 없다
세상이 돌~고 돌 듯
처음과 끝이 물고 물리듯
마음이 이어지듯
내 時는 그렇게 흐른다
내 詩가 나와 같이 돈다
운동장을 돌린다
다시 시작하라고
또 詩作하라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는
묻지도 말란다
바보같단다
돌아버리겠다
바퀴가 돌듯

지대로 된 글도 못 쓰면서 연구원하면서 하나 둘 늘어가던 흰머리는 백발에 이를 지경이고.
후배들은 무찔러 오는데 몸은 점점 힘이 없고, 머리카락은 허옇게 나부끼고, 설상가상으로 앞니 하나를 해먹어 새로 세우려 하는데, 시린 니 도로 포장에 구멍난 금니 뽑아내기 등 이래저래 야단법석 난리구석이다.
26개 남은 니빨 중에 13개가 문제 덩어리. 캬~ 50 쁘로다. 이그~
와중에 남녘에서 기어이 꼼지락 꼼지락 불어대는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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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카추카!
깡다구 아우님,
아니 쭉쑨 진철!
파란 멍이 아니고 푸른 바다로의 풍~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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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고 돌고 꽃이 피고 새가 울고 움직이고 바빠지고 다시 돌고 돌고...

이제 문체를 좀 바꿔보면 어떨까요? 실험정신을 불러 일으켜서....
전주에는 꽃이 다 피어났는지 궁금해요. 여기 북악산에는 아직 매화도 몽우리로 남아 있어요.
참, 지난번에 커피원두를 들고와서 덕분에 향긋한 커피 마셨던 일이 참 좋았어요.
커피 그라인더도 필터달린 커피주전자도
연두색 가방에 챙겨들고 왔었지요? 감사해요.
유치 오기가 열심히 공부할 때 내가 커피담당이었거든요.
왕관이 그려진 커피를 특별히 주문해서 ...
12시간 넘게 질기게 공부할 수 있도록 모두 다 깨워버렸지요. ㅋㅋ ......
댓글이 진철씨 글보다 길어지지 않게....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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