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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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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4일 00시 06분 등록
 

 



눈부신 주말, 결혼식에 참석해야 했다. 그래서 아침 일찍 미용실에 갔다. 흰머리가 믿을 수 없이 많아진 탓에 염색을 했다. 몸이 건네는 소리를 언제나 받아들이려나, 아니면 그냥 무시하는 건가. 그러다 무심코 보았다. TV를 통해서였지만 정말이지 처음 보는 희한한 광경이었다. 사람이 우는데 어찌 목소리가 그대로 일 수 있을까. 눈물이 거짓인지 목소리가 거짓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게 군인이라면 군인은, 아니 UDT는 인간이 아니란 말인가.


지난 3월 26일 서해 백령도 근해에서 침몰한 해군 초계함인 천안함 실종자 구조작업에 나섰다가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의 영결식은 안타까운 슬픔으로 가득했다. 전우이자 후배인 김창길 준위의 추도사는 가슴 아팠다. 뜨거운 눈물을 삼키는 그 믿을 수 없는 목소리가 그랬다. 나는 문득 고인의 죽음이 자랑스러웠다. 그러다가 생각했다. 나도 저렇게 죽을 수 있을까. 순직할 수 있을까. 내가 어떻게 죽으면 순직일까. 가슴 깊이 고인이 부러웠다.




추도사 


- 특수전여단 준위 김창길



존경하는 한주호 선배님!

저 김창길입니다.

 

선배님!

뭐가 그리 바쁘셔서 사랑하는 가족과 후배들도 남겨둔 채 이렇게 훌쩍 가십니까?

형수님! 상기! 슬기가 보이지 않습니까?

우리 후배들이 보이지 않습니까?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영원히 함께 하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선배님!

선배님은 작년 8월 소말리아에서 돌아와 휴식도 취하지 못한 채

우리의 전우를 구하기 위해 최북단 백령도로 달려가셨습니다.  

지금까지 36년 군 생활을 한결같이, 숨 가쁘게 살아온 당신입니다.

그런데 마지막 가시면서 뭐가 그리 바빠 왜! 차디찬 몸으로 가족의 품에 돌아오셨습니까?

 

우리의 깊은 바다, 거친 물결, 어떠한 최악의 해상상태도

우리 UDT/SEAL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셨는데…

이제는 선배님을 UDT/SEAL의 전설로 불러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슬픕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선배님!

당신은 늘 앞장서 일하던 진정한 군인이셨습니다.

우리의 영원한 스승이셨습니다.  

우리들의 스승인 선배님이 이번에도 또 한 걸음 앞장서 가시는 군요.


이렇게 가시는 선배님을 보는 지금 가슴이 메어지고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몸 바쳐 구하고자 했던 당신의 후배들! 그리고 전우들!

아직도 저 시린 바다 밑에서는

선배님의 손길을 기다리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을 두고 어디로 가시려는 겁니까?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지옥에서 살아오라고 저희에게 가르치지 않았습니까?

우리는 영원히 죽지 않는 UDT/SEAL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당신을 통해 UDT/SEAL 의 진정한 삶을 배웠는데

이젠 누구한테 배우라고 그렇게 가시려 합니까?


선배님은 우리 특전 요원 중에서도 특전 요원이요,

누구보다 강인하고 늠름하신 분이라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다시 저희 곁으로 돌아올 것만 같은데

왜 거기 누워만 계십니까?

빨리 일어나십시오!

후배들이 있는 백령도 현장으로 달려가 못다 이룬 임무를 완수해야 하지 않습니까!


선배님!

마지막까지 대한의 군인으로 태극기 품에 안긴 당신!

당신은 조국 대한민국의 참 군인이시며 진정한 영웅이십니다.


한주호 선배님!

이제 우리는 선배님을 보내 드려야만 합니다.

하지만 선배님이 남기신 투철한 사명감과 정신까지 보내드릴 수는 없습니다.

이제 우리 후배들이 이루어 가겠습니다.

선배님과 함께 했던 추억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형수님, 상기, 슬기는 우리 형수님이요, 우리의 가족입니다.

선배님의 몫까지 정성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선배님,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선배님은 가셨지만 우리는 결코 선배님을 잊지 않을 겁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선배님이 사랑했던 이 바다를!

선배님이 잠들어 있는 이 조국을!

반드시 저희들이 지켜내겠습니다.


선배님!

당신이 지고 있던 무거운 짐을 훌훌 털어 버리시고 이제 편히 잠드십시오!


필승!


이천십년 사월 삼일

당신의 후배 김창길 올림



***



우리가 지켜야 할 이 조국이 무엇입니까?

분단 조국에서 귀한 일생을 바친 당신의 죽음이 안타깝고 자랑스럽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IP *.210.111.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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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yixiaozi98
2010.09.28 10:38:40 *.187.9.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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