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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21일 20시 01분 등록

박노진의 맛있는 경영(2) - 한정식이 뜨고 있다.

<사례 1>

광주 신창지구에 위치한 한정식전문점 ‘금수저은수저’는 이런 입지에서 장사를 할 생각을 했을까 싶을 정도로 구석진 곳에 위치해 있다.
상무지구를 비롯해 광주지역의 내노라 하는 좋은 곳을 놔두고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외식업을 처음 시작하다 보니 마음에 드는 곳보다는 가지고 있는 자금에 맞춰 식당을 오픈하다 보니 여기에서 하게 되었어요.
입지가 좋지 않다고 해도 인테리어와 맛만 있으면 된다고 믿고 지금까지 버텨온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김 유미사장의 얼굴에는 항상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몇 번의 사업을 통해서도 만족할만한 성공을 이루지 못했던 김 유미사장 부부는 외식업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기로 했다고 한다. 2년 여 광주에서 외식경영자과정을 수료했고 여러 곳의 식당을 벤치마킹하면서 그 때 만난 외식컨설팅회사를 통해 2008년 11월 식당을 시작했다.
당시 유행하고 있던 한상차림 한정식으로 시작했다. 오픈 후 한 두 달은 개업영향과 지인들의 판매로 어느 정도 매상을 올릴 수 있었지만 ·연말 대목이 지나면서 급격하게 줄어드는 매출과 적자로 인한 마음고생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부푼 기대를 안고 시작했지만 컨설팅 회사의 무성의한 태도와 어려운 여건 속에서 활로를 모색하던 중 한상차림 한정식을 퓨전한정식으로 바꾸기로 결심하고 두 달 가량의 준비기간을 거쳐 2009년 3월에 지금의 퓨전한정식으로 재 오픈하였다.

음식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여 만들고, 서버들에게도 음식에 대한 설명을 직접 하게 하는 등 고객 한사람이라도 만족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동안 어느 덧 입소문을 타고 손님이 손님을 불러 모으는 진풍경을 연출하게 되었다.
재 오픈한지 두 달 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했고 10개월만인 지난 12월에는 드디어 월 매출 7천만 원의 대박을 터트렸다. 테이블 17개에 불과한 40평의 매장규모에서 일 평균 3.5회전을 돌렸고 그나마도 예약고객들로만 자리가 차 일반손님들은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퓨전한정식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 주효했어요. 점심장사가 하루 1.5~2회전을 돌아주니까 저녁영업 부담이 없어져 더 나은 서비스를 할 수 있어 손님들이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주말에는 웨이팅이 너무 많이 걸려 오는 손님 돌려보내는 것이 일일 정도라니까요.” 라고 말하는 두 부부의 얼굴에는 지난 날 어려웠던 시간을 이겨낸 승자의 미소가 지워지지 않았다.

<사례 2>

굴지의 대기업에서 잘 나가던 곽 찬규 사장이 외식업에 뛰어들겠다고 했을 때 주변의 많은 지인들이 말렸다고 한다. 남부럽지 않은 직장을 버리는 것도 그렇지만 아무런 경험도 없이 성공확률 10%도 되지 않는 식당비즈니스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는 것이다.
창업자금 전액을 대출금으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을 들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하는 말이라곤 한 번 더 잘 생각해보라는 것 외엔 없었단다. 하지만 그는 수많은 창업사이트와 현장식당들을 돌아다녔고 ‘마실’을 만났다.

상계동 주공아파트 근처가 몇 달 동안 서울 곳곳을 뒤지다시피 한 그가 찾은 자리였다. 강남에서부터 강서, 강북을 다 뒤졌지만 정작 찾은 곳은 살고 있는 곳에서 가까운 곳이어서 인연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구나 싶었다고. 예전부터 한정식을 하던 자리였으나 장사가 안 되서 문을 닫은 곳이라 권리금이 거의 없는 거저 얻은 곳이나 마찬가지라 했다. 장사경험이 하나도 없어서 아예 오픈준비 전체를 컨설턴트에게 맡기고 프랜차이즈로 시작하기로 하였다.
대신 직원들 구인만큼은 직접 면접을 보고 일일이 체크했다고 한다.

오픈 직전까지도 직원을 다 구하지 못해 힘들게 출발했지만 오픈 당일 대기표로만 70번을 나눠 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제 겨우 오픈 5개월 차라고 하지만 이미 첫 달에 손익분기점을 넘길 정도로 그 기세는 대단했다. 영업이 부진해 비어있는 점포 그것도 2층에서 4개월만에 월 매출 1억 3천만원을 기록한 ‘마실 노원점’은 영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고객이 들어오기 시작해 영업을 시작할 오전11:30정도면 거의 만석이 된다고 한다.
재료가 떨어지기라도 하면 마장동, 가락동이든 바로 다녀올 정도의 부지런함과 오픈 이후 지금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자리를 지킨 성실함 등이 세상물정모르는 젊은 부부의 열정만으로 시작한 외식업에의 도전을 ‘본인의 적극적인 자세와 좋은 안내자역할을 한 컨설턴트 그리고 적절한 아이템(한정식)의 선정’이 낳은 최고의 작품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정식이 뜨고 있다>

한정식이 뜨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급격한 매출감소가 아직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외식업계에 선전하고 있는 분야가 한정식이다.
외환위기 때 고기뷔페가 한동안 외식업계의 성장세를 이끌다가 내리막길을 간 것처럼 일회적인 유행과도 같은 것일까? 단언하기 어렵지만 그럴 것 같지 않다는 것이 외식업계 전반적인 평가다. 장기불황시절의 가정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주부들이 주 고객층이다 보니 평일 점심영업에 강하다. 10여년 전에는 직장인, 남성고객들이 주 고객층을 형성했지만 지금은 내실위주의 소비성향을 가지고 있는 30,40대 여성고객들이 소비를 이끌어가는 추세다.
또한 당시에는 원가부담이 많아 팔면 팔수록 손해였지만 지금은 합리적인 원가정책으로 안정적인 손익프레임방법을 사용해 고객만족과 업체만족을 동시에 이루고 있다.

한정식은 수 천 년 동안 내려온 우리 민족의 손맛과 조선시대 이후 정형화되어 있는 양반가와 궁중의 음식상차림을 서양의 정찬처럼 격식을 갖추어 차려내는 음식으로 전채, 곡물 위주의 주식과 부식(반찬) 및 후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상차림을 말한다.
한정식은 우리나라 상차림이 모든 음식을 한상에 차려내어 번거롭고 음식낭비가 많은 단점을 보완하고 전통반상차림을 현대에 맞게 변형시킨 것으로 보여 진다. 이러한 '정식'이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서는 '식당에서 일정한 값을 정해놓고 파는 일정한 음식'이라고 하고, ‘반상’의 사전상의 정의가 '격식을 갖추어 밥상 하나에 차려 내는 음식 종류'라 한 것으로 보아 전통반상차림이 현대에 와서 한정식으로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한정식이 갖는 또 다른 장점은 한정식만의 속성을 갖추는 것이다. 음식점의 속성이란 해당 음식점과 이용하는 고객의 특성, 개성, 또는 다른 것과 구별되는 독특한 형태를 말한다. 달리 말하자면 경쟁력 있는 식당이 갖고 있는 차별화라고 할 수 있다.
한정식의 특징은 <남자고객보다 여성고객, 술을 파는 음식점이기 보다는 밥을 파는 식당, 저녁영업보다는 점심영업 위주의 식사형태, 한정식이 가져다주는 단아한 이미지, 파격적인 것 같으면서도 그렇지 않게 느껴지는 인테리어, 서비스보다 맛과 담음새를 중시하는 영업방식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이미지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대표적인 단어가 한정식을 생각해내고 그 다음 부차적인 이미지로 위의 연상들을 떠올리게 된다.

앞에서 사례로 언급한 두 곳의 한정식전문점의 성공요인 또한 위의 차별화 속성과 다를 바 없다. ‘금수저은수저’의 점심매출이 저녁영업과 거의 1:1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마실 노원점’ 역시 점심고객이 200명을 넘길 때도 소주 한 병 팔리지 않는 날들이 많다.  점심에만 거의 2회전 이상을 돌리다 보니 솔직히 서비스에는 신경을 많이 쓸 수 없다고 곽찬규 대표는 고백하기도 한다. 평일 점심손님과 주말손님이 주된 고객층으로 자리 잡아 남성고객과 회식단체고객이 상대적으로 적긴 하지만 어차피 한정식이 저녁에 술을 먹으로 오는 곳은 아니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무엇보다도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아 단골고객들의 재방문율이 높은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귀뜸하는 김 유미 대표의 말에 직접 먹어보고, 방문해보지 않고는 그 말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갈수록 외식업은 경쟁의 치열함과 원가부담감의 압박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한식의 세계화를 현 정부가 소리 높이고 있는 지금 한정식이 갖는 장점을 자기 업장에 적용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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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용
2010.04.22 20:28:45 *.215.121.114
요즈음 저도 가족 외식을 하게 되면 한정식을 자주 찾게 됩니다.
편안한 분위기에 부담없은 식사를 원하는 경향이 점점 강해집니다.
한정식에서 블루오션을 찾는 자로님의 시야에 박수를 보냅니다.
언제 다시 마실을 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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