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강경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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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억압의 사슬을 벗겨준 제3의 힘
너에게 신화가 뭐니? 라는 질문을 받기 전까지 나는 ‘신화’라는 것에 대해 고민하여 본 적이 거의 없었다. 그냥 어릴 때 읽었던 신화 주제 관련 책이나 지금 딸 아이가 보고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다. 신화라는 것에 특별한 의미를 붙일 의사가 없었고 ‘신화타령’이나 하기엔 내 인생이 너무 각박했었고 바빴었다. 게다가 이름이 비슷 비슷한 너무 많은 신들이 등장하는 신화소설은 솔직히 그 이름과 관계를 외우기 골치 아파 보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었다. 차라리 신화의 주인공을 다룬다는 TV의 성공신화가 훨씬 더 말초적이라 편하게 와 닿았었다. 그러다가 연구원 청강으로 읽게 된 첫 번째 책 캠벨의 '신화와 인생'과 두 번째 책 ‘신화의 힘’, 그리고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는 신화와 신화학이 가지는 의미들을 비로소 알게 해 주었다.
사전에는 신화를 “씨족이나 부족, 민족의 신앙 대상이 되는 신에 대하여 전해 내려오는 설화 혹은 많은 사람들이 절대적인 것으로 믿고 있는 일” 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그리고 신화학이란 “신화의 채집, 기원, 성립, 분포, 의의를 연구대상으로 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신화가 개별 단위로 존재할 때는 재미있는 이야기로 존재하거나, 혹은 그 신화를 전승해온 민족에게만 특별 의미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신화학’이라는 것으로 가게 되어 캠벨이 그랬듯 신화를 채집하고, 그 신화의 기원과 성립배경, 분포도, 의의, 상징 등등을 연구하기 시작하면 신화는 더 이상 신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현재 살고 있는 우리들과 우리 인생에 대한 통찰들로 변하게 된다는 것을 캠벨을 통해 알게 되었다.
생물학, 수학, 비교종교학, 중세영문학, 철학, 예술, 역사, 문화인류학 등등 다양한 학문을 공부하였고, 미국이 좁아 유럽으로 유학 가서 독일과 프랑스에서 공부했다는 융합학문을 한 융합학자 캠벨이 끝까지 선택한 하나의 주제 ‘신화’
조셉 캠벨은 도대체 신화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가?
아니 그보다 선생님은 도대체 왜 처음부터 신화에 대해 읽게 하시고, 연구원 선발과정의 첫 칼럼 주제와 최초 off-line 강의 발표주제도 ‘신화’로 정하신 것일까?
캠벨의 책을 읽어 가면서 그 답들을 조금씩 엿볼 수가 있었다.
캠벨은 신화가 네 가지 기능을 가진다고 했다. 신비주의와 관련한 기능, 우주론적 차원을 여는 기능, 사회적 기능, 교육적 기능이 그것이라는데 나에게 있어서 신화는, 지금까지 전혀 의미가 없던 신화가 캠벨과 오비디우스를 통해 내게도 의미를 주게 된 신화의 최초 기능은 캠벨의 마지막 기능인 ‘교육적’ 기능으로서의 역할인 듯하다.
신화는 내게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내야 할 것인가? 내게 주어진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내야 할 것인가에 대해 가르침을 주고 있다. 그것을 깨닫고 나니 왜 선생님께서 첫 만남에서 장례식을 치르게 한 연구원들에게, 두 번째 만남에서는 자신의 신화에 대해 써오라고 하신 것 인지 조금 알 것 같다.
아무런 의미를 가질 수 없었던 ‘신화’가 내게 특별한 의미를 주게 되는 영역이 비로소 만들어진 것이다.
‘신화’ 그것은 이제 많은 가르침과 통찰로 내 인생을 끌고 갈 또 하나의 푯대가 될 것 같다. 그리고 ‘신화’는 그동안 기독교라는 틀 속에서 갈등하고 나약했던 나를 일으켜 세워 절대자에 의해 계획된 인생이 아닌 내안에 잠재된 나의 힘으로 내 인생을 꾸며갈 수도 있다는 것을 보게 해 준 새로운 메타포이다.
오랫동안 무거운 돌멩이에 의해 짓 눌려져서 자라지 못하고 있던 잔디가 누군가에 의해 돌이 치워졌을 때 비로소 광합성을 하며 하늘로 자라나는 자연의 섭리처럼, 그동안 종교와 관습에 눌려서 기도 못 펴고 있던 나를, 비로소 눈 뜨게 하고 기지개 키게 만든 것이 신화와 신화학이 주는 의미이다. 잔디가 돌을 치울 수 없었듯이 스스로의 힘으로는 절대 벗겨내지 못했던 내 억압의 굴레를 비로소 벗겨주는 역할을 신화와 캠벨과 구선생님께서 해주셨다. 지금 여기는 내 여정의 출발점이다. 종착점에 다 닿았을 때 이것 역시 신의 계획된 작업이었다고 느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나는 종교의 억압, 운명의 절망에서 오랜만의 자유를 느낄 수가 있게 되었다. 이제 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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