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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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9] 너는 얼마나 절박한 글쟁이인가?
2003년 가을, 용기를 내어 ‘모자보건병원’을 찾았다. 몇 번을 망설였던 일이었다.
결혼을 하면서, 아이는 둘을 갖기로 했다. 그리고 혹시 우리가 준비가 된다면, 입양을 할 것을 생각했었다. 천직이 간호사인 아내는 이런 나의 생각과 다르지 않았고, 우리는 약속대로 아들과 딸, 이렇게 둘을 가졌다. 혹시라도 원치 않은 임신으로 생명을 낙태시키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았던 우리 부부는 수술을 선택했고, 당연히 아내보다는 내가 하는 것이 좋겠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선뜻 내키지가 않았다.
‘남자로서 더 이상 생명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
‘생명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
‘못한다...’
수술에 대한 두려움보다도, 더 이상 남자로서의 정체성을 갖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 나에게 어떤 변화를 주게 될지가 두려웠다. 때문에 부부생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의사의 조언이나 주변의 이야기들은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다. 몇 번을 망설이다가, 눈 한번 딱 감았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지금, 나는 무감각해져 있다. 내가 그 수술을 했다는 사실조차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남자이면서도, 남자일 수 없다는 것.
죽음대신에 궁형을 선택한 사마천의 삶을 생각해 본다. 굴욕이니 치욕이니 하는 몇 마디 단어로 표현된 밋밋한 저자 소개 뒤에 감추어져 있을 그의 ‘한’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일천한 나의 경험으로 상상조차 가능한 일일까 싶지만, 남자로서의 자존심과 명예를 포기하면서도 선택한 그의 삶, 나라면 가능한 일이었을까?
과연 그에게 얼마나 절박한 소명이었을까. 단순히 아버지의 유훈 하나로만 가능한 일이었을까. 지난 주 내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던 물음이었다.
지금, 너는 얼마나 절박한가?
史記, 그의 책에서는 피비린내가 난다. 역사란 그런 것인가. 한 줄 문장에 너무도 많은 목숨들이 베어지고, 저잣거리에서 찢겨 나간다. 왕의 한 마디에, 주인 잘못 만나서 너무도 쉽게 죽어갔다. 사는 이야기는 결국 죽는 이야기로 끝나고 만다. 시도 때도 없는 전쟁터엔 천하의 죄 없는 사람들의 간과 쓸개로 범벅이 되고, 아버지와 아들의 해골이 나뒹구는 일이 헤아릴 수도 없다. 그렇게 많은 삶과 죽음들이 묻혀 지고, 또 잊혀져 갔다.
사마천, 그도 결국 죽었다. 그의 굴욕과 아픔도 같이 묻혔다. 하지만, 그의 책은 잊혀질뻔한 삶들을 기억하게 하였고, 억울한 죽음들을 다시 살려내었다. 무엇보다 그 자신도 영원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글쟁이가 되겠다고 나선 길에 서서, 나는 오늘 그의 위대함 뒤에 감춰져 있는 절박함을 뒤적이고 있다.

그게, 그리 중요한기가? 있어도 없는 것 맨키로 안 쓰고 살기도 하는데... 에그 넘의 족속들이란 그저 쯔쯧.
거시기가 거시기하다더니 거시기 소재 칼럼이구먼.ㅎㅎㅎ
까짓 상현을 홀라당 빼뻔진 칼럼이라 더 멋지다. 그케 절실하드나? ㅋㅋㅋ
궁형을 당할지라도 할 말은 해야지. 꽥! 살았더라는 흔적일랑 남겨야제.
그라이까네 산고라 카잖트나. 변경은 사내도 을매든지 아까정 만드는 기다. 쑥쑥
1등 거시기와 늦깎이 거시기가 어떻게 다른지 많이 보고 있지롱. 그대가 제일로 젊다는 것, 최고의 희망이요 과제지.
아우님, 1등 하시게. 뭐든지. 상현을 배신 때리고서라도 무릇 홀로 빳빳하게 서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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