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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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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7일 02시 30분 등록

아프지도 않고 멀쩡한 딸아이가
갑자기 약을 지어왔다.

연경약국? 약 포장지부터가 왠지 어설프다.

찬찬히 한 글자, 한 글자 처방전을 읽어 내려간다.

신.하.영

딸 아이의 이름이 또박또박 적혀있고,

하루 1포씩 복용하되, 과용은 금물이란다.

급하게 씹지말고, 찬찬히 녹여서 먹으라고 이른다.

대표약사의 이름과 연락처까지..

 

약 봉지를 열어놓고 보니,

딸 아이의 아픈 증세와 각각에 따른 조제약이 한 포씩 담겨있다.

자신감이 쑥쑥 커지는 약 ?,

친구를 돕고 사랑하게 되는 약 ?

오빠와 싸우지 않게 하는 약은 이미 복용이 끝났다.

아내의 말로는 부작용은 없는 것 같다고 한다.

 

그것이 다가 아니었다. 약봉지 안에는 A4 앞 뒷면을 가득채운 깨알같은 글씨들이 한 가득 들어있었다.

어라? 이건 또 뭐지?

자세히 읽어보니, 부작용에 대한 소심한 우려에다가, 아이들을 통해

약값을 보내지 말라는 당부까지 적혀 있다.

이런이런... 이런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같으니라고...

 

집사람 얘기를 들어보니 더 기가 막힌다.

이제 갓 20대 후반의 얼굴도 반반하고, 아직 결혼도 안했단다.

허허.. 아니, 지금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이따위 면허도 없는 약을 조제한단 말인가.

아니, 교사가 얘들이나 가르치면 되지

이 무슨 시키지도 않은 약을 지어먹인담?

 

갑자기 겁이 난다.

우리 딸아이가 이런 선생님 밑에서 뭘 배울까.

세상살기 힘들텐데...

젊은 처녀선생이 아주 오만하기까지 하구만.

학부형보고 인사도 하지말라니...

세상살아가는 사람의 도리가 뭔지도 모르는구만..

 

확, 교장선생님한테 전화를 해버려?

아님, 교육청에다 찌를까?

아... 인터넷에다 올려서 다시는 이런 짓 못하게

아주 버릇을 단단히 고쳐놓을까?

 

아..그렇지 않아도, 가족의달이다.. 스승의날이다..

시간 뺏기고, 돈나갈 때도 많은데,

암튼 우리나라 공교육이 이 모양 이꼴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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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186.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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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철
2010.05.07 02:58:33 *.186.58.4
아무리 해봐도..사진크기가 줄여지지가 않네요.. 좀 도와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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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0.05.07 03:58:54 *.129.207.200
한번 더 생각해야 할 일인데, 젊은 선생님이 실수하셨네요. 

이런 경우를, '생각이 없다'고 표현하는데, 어른은 괜찮지만 아이들은 선생님의 생각없는 행동에 어떤 영향을 받을 지 걱정스럽습니다. 

한편으로는, 5월에는 학교에서 저런 분위기 있다고 합니다. 선생님도 조심하시는 것이지요. 역시, 생각없는 학부모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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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07 05:51:27 *.106.7.10
선생님의 마음이 너무도 예쁜 그런 사진입니다.
사실은 저희 딸도 어린이날 예쁜 알약을 받아왔답니다.
편지는 없었지만 선생님 이름이 또박또박 적힌 약봉투였지요.
아이들 마음도 잘 헤아리시는 멋진 선생님들이십니다.
-- 아, 이런저런 분들이 더 많아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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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07 08:50:00 *.30.254.28
아..오해할뻔 했다..진철아..어렵다..쉽게 써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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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0.05.07 23:44:32 *.129.207.200
멀쩡한 아이에게 약을 준다는 것이 웃긴 거지요. 선생님이 아이를 환자 취급하는 것 아닙니까. 
자신감 없고, 오빠랑 싸우면 환자입니까? 

생각이 없는 선생님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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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철
2010.05.09 01:11:12 *.221.232.14
이렇게도 써보고.. 저렇게도 생각해보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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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2010.05.09 10:30:50 *.219.109.113
저 안에는 분명 사탕이 들어있겠지.

그것을 녹여 먹으며 다시 한 번 생각 할 기회와 시간을 주는 것은 아닐까?

저 선생님은 정말 아이들을 사랑하는 선생님이야.

아이들은 저런 약에 효과가 금방 나타나거든. 어른처럼 의심하거나 복잡하지 않기 때문이지.

저렇게 시간을 들여 돈을 들여 만드는 선생님의 마음이 너무나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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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2010.05.11 10:03:04 *.236.3.241
괘씸한 선생님이구나. 여기 저기 인터넷에 올려 소행을 만방에 고하고
혼쭐을 내 줘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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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철
2010.05.12 05:42:48 *.186.58.4
분명..그래야겠지? 괘씸한 선생님 같으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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