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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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도 않고 멀쩡한 딸아이가
갑자기 약을 지어왔다.
연경약국? 약 포장지부터가 왠지 어설프다.
찬찬히 한 글자, 한 글자 처방전을 읽어 내려간다.
신.하.영
딸 아이의 이름이 또박또박 적혀있고,
하루 1포씩 복용하되, 과용은 금물이란다.
급하게 씹지말고, 찬찬히 녹여서 먹으라고 이른다.
대표약사의 이름과 연락처까지..
약 봉지를 열어놓고 보니,
딸 아이의 아픈 증세와 각각에 따른 조제약이 한 포씩 담겨있다.
자신감이 쑥쑥 커지는 약 ?,
친구를 돕고 사랑하게 되는 약 ?
오빠와 싸우지 않게 하는 약은 이미 복용이 끝났다.
아내의 말로는 부작용은 없는 것 같다고 한다.
그것이 다가 아니었다. 약봉지 안에는 A4 앞 뒷면을 가득채운 깨알같은 글씨들이 한 가득 들어있었다.
어라? 이건 또 뭐지?
자세히 읽어보니, 부작용에 대한 소심한 우려에다가, 아이들을 통해
약값을 보내지 말라는 당부까지 적혀 있다.
이런이런... 이런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같으니라고...
집사람 얘기를 들어보니 더 기가 막힌다.
이제 갓 20대 후반의 얼굴도 반반하고, 아직 결혼도 안했단다.
허허.. 아니, 지금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이따위 면허도 없는 약을 조제한단 말인가.
아니, 교사가 얘들이나 가르치면 되지
이 무슨 시키지도 않은 약을 지어먹인담?
갑자기 겁이 난다.
우리 딸아이가 이런 선생님 밑에서 뭘 배울까.
세상살기 힘들텐데...
젊은 처녀선생이 아주 오만하기까지 하구만.
학부형보고 인사도 하지말라니...
세상살아가는 사람의 도리가 뭔지도 모르는구만..
확, 교장선생님한테 전화를 해버려?
아님, 교육청에다 찌를까?
아... 인터넷에다 올려서 다시는 이런 짓 못하게
아주 버릇을 단단히 고쳐놓을까?
아..그렇지 않아도, 가족의달이다.. 스승의날이다..
시간 뺏기고, 돈나갈 때도 많은데,
암튼 우리나라 공교육이 이 모양 이꼴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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