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강 경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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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1: 좋아하는 신화를 쓰고 재해석하라
<까마귀 깃털이 검어진 내력 : 신화의 내용>
큰 까마귀는 원래 그 털 빛깔이 순백색이었는데 혀를 잘못 놀려 벌을 받아 털색이 검게 되었단다. 그 내력은 이러하다.
“코로니스라고하는 아주 아름다운 처녀가 있었다. 이 코로니스는 포에부스 아폴로의 사랑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부정한 짓을 저질렀다. ‘큰까마귀’는 포에부스의 새였는데 코로니스의 부정을 염탐하고는 그 사실을 주인에게 고변하여 포에부스로 하여금 이 처녀의 부정을 응징하도록 하려고 했다.
큰까마귀가 아폴로에게 가는 중 ‘까마귀’를 만났다. 까마귀는 큰까마귀에게 아폴로에게 이 사실을 이르지 말라고 충고한다. 입조심을 하지 않은 자신도 그 벌로 미네르바 여신의 신조 자리를 밤새(부엉이)에게 빼앗겼었다는 경험에서 나온 충고를 해준다.
그런데도 큰까마귀는 포에부스에게 코로니스의 비밀을 누설했고, 포에부스는 화가 나서 코로니스를 죽인다. 그러나 곧바로 코로니스를 죽인 것을 후회하고 코로니스의 부정을 자신에게 고자질한 큰까마귀를 오히려 미워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 벌로 흰색이던 큰까마귀의 털빛을 검게 만들었다.“ 라는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에 나오는 신화이다.
<나의 재해석>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솔직한 것을 미덕이라고 여긴다. 그리고 명백한 잘못을 저지른 경우는 이에 합당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큰까마귀는 잘못을 한것이 없다. 오히려 자신의 주인인 포에부스가 그의 애인에게 속고 있는 사실을 알려준 충직한 새였다. 그런데 아무 잘못없는 큰까마귀는 그 말을 누설한 벌로 흰색털이 검게 되는 재앙을 당하게 되었다.
우리는 이 신화를 보면서 선과 악, 정직함의 이면에 내포된 우월주의, 솔직함으로 위장된 자기만족, 남의 죄에 대해 손가락질을 하면 결국 자기에게도 해가 온다는 법칙을 다시 본다. 여기서 큰까마귀는 몇가지 실수를 저질렀다. 이것은 우리가 매일 저지르는 실수이다.
첫째, 큰까마귀는 포에부스가 코로니스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간과했다. 코로니스의 부정을 알리기 전 포에부스가 어떤 마음으로 코로니스를 사랑하는지를 먼저 생각했다면 섣불리 고자질하지 않고 덮었을 것이다. 진정으로 자신의 주인을 헤아렸다면 코로니스가 되돌이킬 수 있는 기회를 먼저 줬을 것이다. 그것이 포에부스를 진정으로 위하는 것이었을지 모른다.
둘째, 큰까마귀는 아무도 모르는 코로니스의 부정을 알려줌으로 포에부스의 새로서의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하려는 욕망을 가졌다. 그 욕망이 과도한 충성을 야기했고 결과는 재앙을 일으켰다. 큰까마귀는 포에부스의 다른 새들과 경쟁했을지 모른다. 다른 무엇과 경쟁하는 마음은 자신의 정체성을 잃게 만들고 무리수를 두게 만든다. 큰까마귀는 다른 새와 경쟁하려는 마음이 있었고, 그 경쟁심이 다른새가 하지 못하는 과도한 충성을 하려고 시도한 것 같다. 우리는 경쟁력이 아니라 차별성, 유일성으로 자신의 위치를 굳혀나가야 한다.
셋째, 큰까마귀가 코로니스의 죄를 발설하려 한 배경에 어쩌면 코로니스로 인해 포에부스의 관심이 큰까마귀 자신에게서 그 새로운 처녀에게로 옮겨간 것을 질투하는 마음이 있었는지 모른다. 주인의 사랑을 빼앗긴 질투심이 코로니스의 일거수 일투족을 염탐했을지 모르고 그 염탐의 결과로 부정의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는지 모른다. 다른 이의 재능을 질투를 하더라도 그 대상에 흠집을 내면 안된다. 자신의 앞에 가는 다른 이의 추락을 바라지 말라. 그의 꼬리를 잡지 말라.
넷째, 부정을 저지른 것이 나쁘다고 판단한 큰까마귀의 판단이 과연 옳았을까? 부정이 죄가 아닐 수도 있다. 큰까마귀는 자신의 판단에 의존했다. 우리는 자신의 판단에 따라 선 악을 판별한다. 누가 누구를 판단한단 말인가 모두 나약하고 미숙한 존재이다. 우리의 판단을 유보해야 한다.
다섯째, 큰까마귀는 까마귀의 충고를 들었어야 했다. 까마귀가 자신이 미네르바의 신조자리를 부엉이에게 빼앗긴 것이 입조심을 안해서라는 사실을 말해줬음에도 자신은 까마귀와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교만이다. 자신이 누구와 다르다고 특히 더 잘났다고 여기는 순간 추락한다.
마지막, 결국은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입만 닫았더라면 재앙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에게 입조심을 당부하는 장면이다. 설령 자신이 옳다하더라도 그것을 발설하면 선은 사라진다. 입을 다물고 잠잠하면 많은 재앙에서 비켜갈 수가 있다.
우리는 늘 신중해야 한다. 설불리 선과 악을 판단하지 말아야 하고, 자신은 남들과 다르다고 자만해서는 안 된다. 질투하되 음해해서는 안 되고 남의 말에도 귀를 열어 두어야 한다. 독단에 빠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발설해서는 안 된다. 입을 닫고 잠잠해야한다. 이것이 이 신화에서 내가 얻은 교훈이다,
<과제2> 본인의 신화를 쓰라
제목 : 소피와 ‘마르지 않는 만년필’
지혜의 여신 소피아는 모계로 세습되는 지혜를 가르치는 하늘의 여신이다. 최초의 어머니 조상 지혜의 여신으로부터 통산 구만번째 지혜의 여신이다. 소피아도 자기 모계 조상들처럼 1000년간 자신의 족속을 가르치고 있었다. 소피아에게는 일곱 명의 딸이 있었는데 소피아의 통치기간이 다 차면 일곱 딸들이 하나씩 부족을 물려받는다. 소피아가 가르치던 땅은 일곱 딸에게 분배되어 일곱 딸은 자신이 맡은 각 부족을 또 다시 1000년간 가르칠 수 있게 된다. 점점 늘어나는 부족들은 그런 방식으로 해야 만 잘 키워갈 수가 있었다. 소피아는 딸들에게 부족의 훈육권을 넘길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소피아도 빨리 딸들에게 권한을 넘겨주고 자기 어머니 곁에 가서 편히 쉬기를 원했다.
그런데 소피아에게는 고민이 하나 있었는데 여섯 딸은 다 괜찮은데 막내 소피가 문제라는 점이다. 막내 소피는 참을성이 없고, 입도 빠르고, 불의를 참지 않는 불같은 성질이 있다. 하루는 소피가 자신의 보석함을 도둑질한 청년을 불화살로 단번에 쏘아 죽인 일이 있었다. 이것으로 부족을 이끌 수 없다. 아무도 소피의 가르침을 받으려하지 않을 것이다.
참다못한 소피아는 소피에게 지상으로 내려가 소피에게 마르지 않을 지혜를 줄 수 있을 ‘마르지 않는 만년필’을 찾아오라고 보낸다. 잉크가 마르지 않는 그 만년필을 구해오면 일곱 번째 족속을 가르칠 자격을 주겠다는 것이다.
소피아는 그 만년필의 위치가 그려진 지도를 만들어 다섯 조각으로 잘라 지상으로 던져버렸다. 그 다섯 장을 찾아 위치를 맞춰야만 만년필의 소재 파악이 된다. 소피는 다섯 장의 지도 조각을 찾으러 땅으로 내려갔다.
땅으로 내려온 소피가 제일 먼저 찾아야 하는 건 ‘자존심이라는 뱀’이었다. 이 뱀을 물리치면 만년필이 있는 곳을 나타내는 지도의 첫 번째 조각을 얻게 된다. 그런데 자존심의 뱀은 독성이 매우 강해서 한번 물리면 여신의 딸이라 해도 어쩔 수 없이 죽게 되므로 건드리지 않게 매우 조심해야 한다. 그런데 소피는 그 자존심의 뱀을 보자마자, 그 뱀의 치명적인 약점을 알아내었다. 소피가 지혜의 여신 소피아의 딸임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소피는 뱀에게 ‘龍龍 죽겠지?“라고 주문을 걸었다. 사실 자존심의 뱀은 용이 되고 싶었는데 용이 되지 못해 자존심의 뱀이 된 것이다. 그래서 용이 제일 부러웠고 그래서 매일 자존심을 세우며 잘난 척을 해댔지만, 용 이야기만 나오면 심한 열등감이 불같이 덮어버려, 그 자존심은 온데 간데 없어진다. 지혜의 여신 소피아의 딸 답게 소피는 자존심의 뱀이 가진 열등감을 살살 건드렸다. 그랬더니 뱀은 축 늘어지며 힘도 못쓰고 항복을 한다. 뱀에게서 첫 번째 지도 한조각을 받았다.
두 번째 만난 괴물은 사실 괴물이 아니고 ‘땅콩팔이 할머니’다. 그런데 소피가 제일 무서워하는 땅콩을 먹으라고 한다. 소피에게는 땅콩 앨러지가 있어서 그것을 오래전부터 먹지 않았다. 그런데 먹으란다. 그래야 지도 한 조각을 준단다. 소피는 하늘로 돌아가야만 해서 억지로 땅콩을 삼킨다. 그러자 앨러지 반응이 일어나는 것 같다. 몸이 가려워지고 두드러기가 돋는 것 같다. 그런데 할머니는 소피에게 한 개를 더 먹으라고 한다. 지금도 두드러기가 나는데 또 먹으라고? 그런데 먹어야 지도를 주겠단다, 소피는 어쩔 수 없이 용기를 내서 땅콩을 먹는다. ‘용기의 지도’를 반드시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자 좀 전까지 있던 두드러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할머니는 “소피야 네가 이겼다. 용기를 가지게 되었구나”라고 말하면서 용기의 지도 조각을 넘겨준다.
세 번째는 ‘중용의 조각’을 찾아야 하는 데 길을 아무리 찾아도 길이 보이지 않는다. 어머니가 일러준 대로 가고 있는데 길 자체가 없다. 그러다 어느 곳에 다다르니 두 개의 길이 한꺼번에 나온다. 한 개의 길은 만 가지 꽃이 피어있는 오솔길이다. 나머지 한길은 바다가 접한 시원한 해안선 도로다. 두 길 중 어디로 가야 중용의 지도를 찾을 수 있을까? 두 개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하는데 소피는 고르기가 어렵다. 소피는 꽃 향기를 어릴 적부터 좋아했다. 그래서 꽃길로 가려니 문득 바다가 그립다. 사실 소피가 살던 하늘에는 바다라는게 없었다. 소피가 땅으로 내려와서 아름다움에 제일 먼저 감탄한 게 바다이다. 그래서 바다를 포기할 수가 없다. 두 길을 놓고 소피는 고민을 하고 있다. 어디로 가야하나? 그때 마침 ‘용기의 땅콩 할머니’가 준 지도의 뒷면에 뭔가 적혀있던 것이 기억난다. 그것을 들춰보니 이렇게 써있다. “때로는 이 길도 저 길도 아닌 곳으로 가 보아라. 그 길도 아닌 곳에 모든 것이 다 있을 수도 있다. 그 길이 중용의 길이다. 그러나 그 중용의 길로 가려면 반드시 용기가 필요하다” 소피는 이미 용기의 땅콩을 먹었으므로 그 두 개의 길을 유심히 살펴보고 중간에 수풀에 난 인적 없는 척박한 길을 선택한다. 그런데 잠시 걸어가자 웬일인가? 꽃과 바다가 한눈에 다 들어온다. 소피는 너무 기뻐서 용기의 땅콩 팔이 할머니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물론 지도 조각도 찾았다. 그 중용의 길 끝에 있었다.
중용의 길을 다 지나가니 네 번째는 ‘자발성의 선물’을 찾으란다. 그곳은 놀이동산 같다. 평평한 분지인데 온갖 종류의 꽃과 열매가 있고, 호수에서 낚시도 할 수 있다. 한참을 놀다보니 몇 일이 지나갔다. 마르지 않는 만년필 따위는 잊어버렸다. 그러다가 정신이 든 일곱째는 언니들이 보고 싶었고 빨리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재미있게 노는 것도 좋지만 빨리 엄마에게 돌아가야 하는 것을 느낀 일곱째는 주변의 나무줄기를 꺾어서 만년필을 담아갈 만년필 통을 만들기 시작했다. 누구도 만년필 케이스를 만들어 오라고 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일곱째는 스스로 케이스가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해낸 것이다. 그래서 손가락 마디가 아프도록 줄기들을 엮어서 만년필을 담을 케이스를 완성했다. 그랬더니 피로가 밀려와서 스르르 잠이 들었다. 꿈결에 할머니가 다녀가신 것 같다. 소피가 아주 어릴 때 한번 본 적이 있는 할머니가 꿈에 나타나서 소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소피야 잘했다. 여기 ‘자발성의 선물 지도’를 주고 가마” 하신다. 일어나보니 만년필을 담을 케이스 속에 지도 한 조각이 들어있다. 이제 네 조각을 찾았다. 마지막 한 장만 찾으면 지도가 완성되고 소피는 마르지 않는 만년필을 구해 하늘로 돌아갈 수 있다.
마지막 지도는 ‘용서의 지도’인데 그것만 찾으면 만년필지도는 완성된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소피는 많이 지쳐 있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사막을 만났다. 그 사막을 겨우 겨우 걷고 있는데 누군가 소피의 머리에 돌멩이를 던졌다. 피가 났다. 너무 화가 난 소피가 범인을 찾으니 웬 남자아이다. 혼내주려고 다가가니 그 남자는 몇 년전 소피의 보석을 훔쳐 달아났던 도둑청년이다. 불화살로 쏘아 죽였는데 여기서 잘 살고 있네. 그가 소피를 알아보고 복수의 돌을 던진 것을 알고, 소피는 그 불같은 성격에 그 동안 어렵게 모아온 네 장의 지도와 만년필 케이스는 던져버리고, 그 남자아이에게 달려들었다. 그랬더니 그 남자아이는 ‘한계의 악마’로 변한다. 어머니가 분명 말했다. “네가 어디서건 한계의 악마를 만나면 너는 더 이상 지도를 찾지 못하고 하늘로 돌아올 수 없다. 그 한계의 악마가 나타난 그 위치가 네가 지혜를 얻지 못하는 지점이다.” 소피는 한계의 악마를 알아보고는 너무 놀라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아직도 용서를 못 하는구나 그래서 하늘에서 땅까지 만년필을 찾아오라고 명을 받아 내려왔는데 여기서도 그 용서 때문에 한계의 악마를 만나는구나.“ 너무 절망한 소피는 이제 모든 것을 포기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 굳어서 죽어버렸다.
소피가 죽은 자리에 나무가 한그루 자라났다. 그 모양이 너무 낯설어 아무도 그 나무의 이름을 알지 못했다 아마 지상의 나무가 아닌 듯하다. 몇 년뒤 꽃이 피어났는데 너무 향기롭다. 벌과 나비가 달려든다. 그해 가을 열매가 처음 맺혔는데 그 달기가 꿀 같다. 이번에는 온갖 새들이 쪼아 먹는다. 날이 추워지니 낙엽이 진다. 사람들이 그 낙엽을 긁어가서 태운다. 추운 겨울이 지나는 동안 나무의 가지는 수분이 부족해서 끝부터 말라가기 시작한다. 그런데 어느날 한 할아버지가 오더니 마른 가지를 불쏘시개로 쓰겠다고 다 잘라가 버렸다. 잔가지가 남은 게 별로 없다. 겨울이 다지나갈 때 보니 그 나무는 줄기에 잔가지 몇 개만 남아있다. 지혜를 얻기 위해 마르지 않는 만년필을 찾겠다고 그 고생을 하더니 기어이 하늘에서도 추방당하고 여신의 딸이던 신분도 뺏기고 이름도 모르는 나무가 되어 전부다 새와 나비와 벌과 사람에게 착취당하는구나.
소피는 억울했다. 그러나 나무라는 신세는 참아야 했다. 다른 곳으로 도망칠 수도 없고, 사람들을 때려줄 수도 없다. 그냥 치면 맞아야 하고 자르면 꺾여야 했다. 비로소 소피는 한번도 하지 못한 인내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에게서 다 빼앗아 가는 동물과 사람들을 미워하지 않고 그들이 가져가게 허락하기 시작했다. 여신의 딸일 때는 할 수 없던 것을 나무가 되니 할 수가 있었다.
어느날 가지를 꺾어간 노인이 다시 와서 나뭇가지를 끝을 유심히 살피며 한마디 한다. “이 나무는 참 이상도 하다. 가지 끝이 마치 만년필 촉처럼 생겼어. 집에 불쏘시개로 쓰려고 잘라갔는데 너무 신기해서 다시 와 봤어. 그런데 가지 끝마다 전부 다 만년필 촉처럼 생겼네? 정말 신기하구나 내 평생 이런 나무는 처음이다” 소피는 제 가지의 끝을 보았다. 가지 끝마다 수분이 마르고 나면 만년필의 촉 같은 가시가 드러난다. 이것은 잎에 가려 있을 때는 안보이고 잎과 꽃과 열매가 다 사라지고 그것도 겨울 가뭄에 나무의 수분이 없어질 때가 되어야 촉모양이 드러난다. 그리고 수분이 말라 나무가 힘겨울수록 만년필의 잉크를 머금는 하트홀(Herat Hole)이 선명하게 생겨나는 것은 정말로 아이러니이다. 게다가 희안하게도 가지 끝마다 생긴 촉의 모양도 수백 종류이다. EEEF nib부터 BBBBB nib까지 촉의 굵기가 제 각각이다. 또 예술적인 글씨가 저절로 나온다는 칼리그래프 닙도 수백 종류 달려있다. 그제서야 소피는 어머니의 뜻을 알 것 같았다. 마르지 않는 만년필은 내가 용서와 인내을 배워서 내가 가진 것을 다 나눠줄 수 있을 때 비로소 찾을 수 있구나. 나는 마지막 지도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니 이제는 안 찾아도 된다. 여기 그냥 있어도 된다. 사람들이 내 가지를 꺽어서 만년필 대신 쓴다면 나는 내가 하늘에서 지혜를 가르치는 것보다도 더 행복하다. 나는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 그렇게 생각하자 죽어 있던 것 같던 나무에 피가 돌기 시작했다. 가지 끝마다 달려 있던 만년필 촉 같이 생긴 가지까지 그 붉은색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나무에 새 생명이 살아난 것이다. 나무는 다시 소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때 할아버지가 외쳤다. “어? 이 나무는 진짜 만년필을 달고 있네. 가시가 아니고 빨간 잉크를 담은 진짜 만년필이 가지마다 가지가지 종류로 달려있네.” 그 소리에 놀란 소피가 제 가지를 쳐다보니 정말 가지마다 15센티미터정도의 만년필들이 주렁 주렁 달려있다. 소피가 경악하자, 이제 그 나무는 뿌리가 슬슬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무는 목용(木龍)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나무가 용으로 변하는 과정이 끝나고 그 용은 하늘로 향해 힘차게 올라갔다. 나무가 있던 자리에는 수 만개에 달하는 ‘마르지 않는 붉은 잉크가 담긴 만년필’들이 남아있었다. 사람들은 이 만년필들을 너도 나도 주워갔다.
소피아는 하늘에서 이 모든 과정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소피가 하늘 문 앞에 도착하자 소피아가 뛰어 나가 소피를 반긴다. “소피 이제야 네가 지혜를 가지게 되었구나. 네게 일곱 번째 족속을 지도할 자격을 부여한다.” 그리고 소피는 자기 할머니와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그렇게 1000년 간 자기 부족을 지도했다. -끝-

우리가 지혜를 얻기 위해 거쳐가야할 神堂의 이름이
'자존심, 용기, 중용, 자발성, 용서'였던 거군요..
각각의 신당을 너머서지 못할 때 머무는 영역이 '한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치료제가 '인내'
이 모든 신당을 거치면 비로소 우리는 '지혜'라는 페요테를 모을 수 있게 되는 거구요.
그렇게 충분히 지혜로워진 다음에야
우리는 스스로 '마르지 않는 만년필'이 되어
말로서가 아니라 '존재' 자체로 지혜를 전할 수 있게 된다는...
역쉬~
다시한번 우리의 '그 분'께서 내리신 축복에 감사의 기도를 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언니를 우리에게 보내주신 '그 분'은 과연 누구일까용? ㅎㅎ
많이 배우고 깨닫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담에 뵈면 한번 꽉 안아보는 걸로는 절대 만족하지 않을 겁니다.
시종일관 언니의 품안에 폭 안겨있어야 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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