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건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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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따뜻한 글과, 참 차가운 글이 공존하는구먼."
친구가 내 블로그를 둘러보고 말했었다. 내 친구의 말처럼 넘치는 애정으로 사랑을 노래하는 글과, 거침없고 퉁명스런 비난과 불평을 늘어놓는 글이 내 블로그에 공존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내 마음의 모습과 다름 아님이었다. 왠지 친구의 한 마디가 오랫동안 귓가에 맴돌았다. 며칠 뒤 비난과 불평을 늘어놓는 글을 더 이상 쓰지 않기로 했다. 거침없는 비난과 불평은 때때로 직딩들의 화끈한 지지댓글을 불러오곤 하는 재미를 주었음에도 '과감히' 끊어보기로 했다. 대신 그 빈자리에 문요한님이 추천하신 '변화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2009년12월 22일. '100일 기도'라는 이름의 변화일기 1회가 쓰여졌다.
2010년 4월 21일. 65회 변화일기를 마지막으로 개점휴업상태다. 애초 100일을 목표로 시작했었지만 매일 쓰기는 어려웠다. 언젠가 통계를 내보니 이틀에 한 번꼴로 쓰고 있었다. 3월 초에 친정아버님이 갑자기 쓰러지셔서 보름간 일기를 쓸 수 없었을 때도 한동안 흐름을 놓쳐서 다시 시작하느라 힘들었는데 5월초 이사를 준비하느라 놓친 흐름을 다시 잡기가 영 어렵다. 아직 집안 정리가 덜 되었고, 아이들이 적응하는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차분히 컴퓨터 앞에 앉아있기가 힘든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회사에서는 팀원 하나가 그만두기로 했다. 달랑 셋인 팀에서 한 명이 그만두면 전력의 30%가 없어진다. 그만큼 나는 일이 더 많아지고 있다. 마음만 바쁘고 손발은 느려 속만 썩어문드러진다.
요사이 마음이 많이 힘들다. 늘어난 일과 앞으로 해야할 일들에 대한 중압감과 함께 이 일을 내가 꼭 하고싶은 일인가에 대한 회의가 다시 불거져나와서 집중을 방해한다. 컴퓨터 앞에 앉아 멍때리는 시간이 점점 늘어간다. 큰 아이와의 관계도 며칠내내 좋지 않다. 6살 아이에게 기대하는 바가 너무 큰건가 하는 생각이 들다가다 매시시각각 제 고집대로 가족 모두의 일상을 엉망으로 만드는 그 아이에게 화가난다. 아이를 타일러보고 화내보고 윽박지르고 애원해봐도 아이의 행동은 별반 달라질 게 없다. 아이는 악의로 나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다. '나도 안 그러고 싶은데 나도 모르게 자꾸 그러게 돼' 아이는 왜 자꾸 엄마를 속상하게 하느냐는 질문에 슬픈 목소리로 대답했다. 퇴근하면 아이와의 실갱이로 힘이 들고 출근하면 미안한 마음으로 스스로 괴로운 시간이 반복된다.
글쓰기가 나를 구원하리라...는 믿음으로 손 가는대로 끄적거려본다. 점심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그만 해야겠다.
나는 지금 아프다.
IP *.120.80.243
친구가 내 블로그를 둘러보고 말했었다. 내 친구의 말처럼 넘치는 애정으로 사랑을 노래하는 글과, 거침없고 퉁명스런 비난과 불평을 늘어놓는 글이 내 블로그에 공존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내 마음의 모습과 다름 아님이었다. 왠지 친구의 한 마디가 오랫동안 귓가에 맴돌았다. 며칠 뒤 비난과 불평을 늘어놓는 글을 더 이상 쓰지 않기로 했다. 거침없는 비난과 불평은 때때로 직딩들의 화끈한 지지댓글을 불러오곤 하는 재미를 주었음에도 '과감히' 끊어보기로 했다. 대신 그 빈자리에 문요한님이 추천하신 '변화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2009년12월 22일. '100일 기도'라는 이름의 변화일기 1회가 쓰여졌다.
2010년 4월 21일. 65회 변화일기를 마지막으로 개점휴업상태다. 애초 100일을 목표로 시작했었지만 매일 쓰기는 어려웠다. 언젠가 통계를 내보니 이틀에 한 번꼴로 쓰고 있었다. 3월 초에 친정아버님이 갑자기 쓰러지셔서 보름간 일기를 쓸 수 없었을 때도 한동안 흐름을 놓쳐서 다시 시작하느라 힘들었는데 5월초 이사를 준비하느라 놓친 흐름을 다시 잡기가 영 어렵다. 아직 집안 정리가 덜 되었고, 아이들이 적응하는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차분히 컴퓨터 앞에 앉아있기가 힘든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회사에서는 팀원 하나가 그만두기로 했다. 달랑 셋인 팀에서 한 명이 그만두면 전력의 30%가 없어진다. 그만큼 나는 일이 더 많아지고 있다. 마음만 바쁘고 손발은 느려 속만 썩어문드러진다.
요사이 마음이 많이 힘들다. 늘어난 일과 앞으로 해야할 일들에 대한 중압감과 함께 이 일을 내가 꼭 하고싶은 일인가에 대한 회의가 다시 불거져나와서 집중을 방해한다. 컴퓨터 앞에 앉아 멍때리는 시간이 점점 늘어간다. 큰 아이와의 관계도 며칠내내 좋지 않다. 6살 아이에게 기대하는 바가 너무 큰건가 하는 생각이 들다가다 매시시각각 제 고집대로 가족 모두의 일상을 엉망으로 만드는 그 아이에게 화가난다. 아이를 타일러보고 화내보고 윽박지르고 애원해봐도 아이의 행동은 별반 달라질 게 없다. 아이는 악의로 나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다. '나도 안 그러고 싶은데 나도 모르게 자꾸 그러게 돼' 아이는 왜 자꾸 엄마를 속상하게 하느냐는 질문에 슬픈 목소리로 대답했다. 퇴근하면 아이와의 실갱이로 힘이 들고 출근하면 미안한 마음으로 스스로 괴로운 시간이 반복된다.
글쓰기가 나를 구원하리라...는 믿음으로 손 가는대로 끄적거려본다. 점심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그만 해야겠다.
나는 지금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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