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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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나이가 경쟁력: 사골곰탕처럼 푹 고와야 진국...
*청강조건 2번째(격주 과제물 제출)로 바꾼 후 첫 칼럼입니다.
백범일지를 읽으면서 김구선생에 대한 존경심이 달아 올랐다. 예전에 방영되었던 TV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볼 때 처럼 말이다. 백범 김구는 젊었을 때부터 능력을 발휘하고 인정받았다. 그의 긍정적 기질, 즉 강점은 다양했고 또한 일찍 인정받으면서 늦게까지 발휘된 것이다.
백범에 대해서는 작년부터 흠모하게 되었다. 지난 해 7월경 대통령 직속으로 사회통합위원회가 발족된다는 정보를 얻고, 나도 그 위원회의 위원이 되려고 지원한 적이 있다. 그 때 TV나 신문, 각종 포럼 참가 등을 통해 사회통합에 관련한 지식을 쌓았다. 특히 KBS방송에서 실시한 연속 방송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익혔는데 그 때 서울대 한상진 교수(노무현 대통령 때 정책자문위원장 역임)의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바로 김구 선생을 '큰 사람'이라고 한 대목이다.
이제서야 그 책을 읽으면서 역시 큰 분이고 위대한 분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사람의 기질은 백범 선생 같이 일찍 발휘되어 위대해지기도 하고, 그 기질이 느즈막히 발휘되거나 늦게 인정받는 사람도 있다. 각 사람마다 발휘되는 정도와 시기는 각각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의 대명사 KFC의 창업주 샌더스가 바로 그러한 경우다. KFC를 시작할 당시 66세였다. 남들은 은퇴해서 여생을 보낼 시기였다. 하지만 그는 도전을 꺼리지 않았다. 사업 실패를 딛고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는 결심 때문이었다.
그가 40살 때, 처음 주유소 사업을 시작한 이래 각종 사업을 시도하기고 하고 실패하기도 했다. 식당도 해 보았으나 망했다. 사고로 아들이 죽고, 일에 몰두했던 그는 아내에게 이혼을 당하기도 했다. 다시 식당을 차려 재기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고, 결국 그 식당은 경매로 넘어가고 샌더스는 파산했다.우울한 나날을 보내던 중 피터 할먼을 만났다. 카페를 운영 중이던 그는 사업 수완이 좋은 사람이었다. 샌더스의 사정을 들은 그는 치킨 전문점을 해보라고 조언했다. 창업자금은 샌더스가 매달 받던 생활보조금 105달러로 충당할 것을 권했다.
처음 샌더스는 망설였다. 하지만 생활보조금에 의존해 여생을 보낼 수 없다고 판단한 그는 자동차를 몰고 전국을 돌기 시작했다. 그러다 아무 레스토랑에 들어가 자신이 요리한 치킨을 맛보여주고, 마음에 들면 체인점 계약을 맺을 것을 요구했다. 잠은 차에서 자고, 세면은 고속도로 휴게실 화장실에서 해결했다. 그렇게 2년, 샌더스는 5군데의 레스토랑과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다시 8년 동안 전국을 떠돈 그는 600여 개의 체인점을 확보했다. 그렇게 벌어들인 돈은 200만 달러였다. 경영에서 손을 떼는 조건으로 매년 4만 달러의 연봉과 고문직도 보장 받았다.
이후 그는 1981년,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체인점 확보를 위한 여정을 계속했다.
나의 경우를 감히 비교하자. 나이 들어 갈수록 경쟁력이 강한 편이다. 물론 백범의 정도에 비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늦게 발휘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 고무적이다.
나의 기질을 물고기에 비유하자면,
담수어淡水魚(fresh-water fish)보다는 海水魚인 듯하다. 좀 크게 보는 편이다. 높게 깊게 또는 멀리 보는 경향이 있다. 또한 오랫동안 푹 고아서 진하게 된 국물, 즉 사골곰탕 같다. 四骨이란 소의 네 다리 뼈, 즉 무릎 위의 뼈를 말한다. (참고로 도가니뼈는 소의 무릎뼈이다.) 사골곰탕은 세 번 우려낸다. 초탕 재탕 삼탕의 과정을 겪는다. 단시간에 제맛이 나지 않는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야 한다. 바로 내가 부단하게 훈련을 시키듯 담금질을 해야 더욱 진가를 발휘하는 특성이 있다. 바로 그 시간과 정도가 경쟁력이다.
나는 지금까지 근 50여년을 담금질 해왔다. 특히 지난 10여년의 담금질은 나에게 특별한 시간이었다. 그래서 나름의 방법을 찾았다. 정진홍의 저서 '완벽에의 충동' 에 '고난에 담금질하라.'라는 말이 있다. 나의 강점을 찾아서 담금질을 했다. 바로 병원의 환자들에게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법을 전해드리고 싶었다. 고통속에 있는 분들께 희망이 되고 싶었고 그 분들이 병상에 있기 이전보다 더 신나고 경쟁력있는 삶을 살게 해 드리고자 했다. 약 2년간 밤낮으로 정신없이 일했다. 가장 힘들 환자를 소개해 달라고 했다. 만나게 된 분이 모든 간병인이 꺼려하는 아주 힘든 분으로써, 자신의 간병인을 미치고 환장하게 만드는 분이라 소문이 난 분이다. 특히 가장 어려운 심야시간대에는 뼈 속의 신경까지 우려낼 정도로 힘들게 하신다. 그러나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하고 버텄고 극복했다. 결국 온몸에 골병이 들었지만 정신력을 강화시키는 좋은 시간이었다.
어느 시기든지 누구에게든지, 사골곰탕 같이오랫동안 푹 고와 우려낸 진국이고 싶다. 바다의 깊은 곳에 사는 해수어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 바로 나름의 완벽에 도전하고 싶다. 그 충동 때문에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나의 경쟁력이다.
'완벽에의 충동'은 우리 내면의 숨은 위대함을 깨우는 가장 강력한 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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