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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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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27일 23시 15분 등록

6-4칼럼 공헌력(피곤한 사람 쉬게 하는 나는 빈의자)

빈의자

서있는 사람은 오시오 나는 빈의자,

당신의 자리가 되드리리다.

피곤한 사람은 오시오 나는 빈의자,

당신을 편히 쉬게 하리다. ~

외로움에 지친 모든 사람들

무더기로 와도 괜찮소 ~

 

예전에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방과후 학습지도를 한 적이 있다. 그때 학생들이 피곤하고 지친 듯 싶으면 불러 주었던 노래다. 물론 원래 음치인지라 그냥 웃으면서 불러 주었고, 애들도 그냥 웃으면서 약간의 피곤을 푸는 여유를 가지게 했다. 원래 학생들의 수(약 300여명)가 많은 지라. 모든 학생들의 피로를 해소시켜 주기에는 벅차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겐 약간의 힘이 된 듯하다. 특히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대입 모의고사 등 시험을 친 날, 실의에 빠져있을 때 불러 주면 좋아했다.

 

내가 그들이 쉴 수 있는 안락의자가 되고 싶었고, 그들의 그 피곤한 나날에 약간의 쉼 공간이 되어 주고 싶었다.

내 인생을 돌이켜 보면, 항상 피곤하고 지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려 했던 삶인 듯하다. 특히 그 피곤의 정도가 심한 분들에게 더욱 애착이 갔다. 그래서 고통 속에 있는 환자분들에게 빈의자가 되고 싶었고, 그들을 섬기면서 그 의자 역할을 했었다. 단순한 빈의자가 아닌 그들의 의식까지 힘이 솟구치게 하는 그런 빈의자가 되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분들이 병상에 있기 전보다 더 성공적이고 신나는 삶을 살게 하려는 욕심과 사명감이 강했다. 그런데  그 실천이 과했고 무리했던지, 내 몸에 이상이 왔다. 지금은 건강이 나빠져서 후회스럽기도 하지만 그 당시의 보람과 흐뭇함을 생각하면 잊을 수가 없다. 그 환자 간병 세계를 발전시키고, 많은 이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었지만 건강상 나의 진로를 바꾸지 않을 수가 없었다.  

 

왜 내 삶은 늘 남들에게 도움이 되려 하고, 그렇지 않으면 힘이 안 날까?

원래 성격인 듯하다. 나보다 남들이 기뻐하면 내가 즐겁다. 흐뭇하다. 상대나 구성원들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들이 기뻐한다면 나의 보람은 더욱 컸다. 혹은 한 두명이라도 그 기쁨의 정도가 크고 깊으면 깊을수록, 내 기쁨도 더욱 크고 깊었다.

 

그런데 내겐 약간의 한계가 있는 듯하다. 그저 평범한 일상생활에서는 나의 가치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좀 어려운 상황이든지 해야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평범함 속에서는 내가 매력이 없는 사람인가 보다. 호감형이 아닌 듯하다. 아예 내가 가장 못난 사람이라고 생각해 버린다. 그나마 그렇게라도 긍정적으로 대해 주는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내겐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함을 느낀다. 처음에는 친밀함 정도가 미약하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맛보아야 인정받게 되기 때문인 듯하다. 그러나 그 시간도 줄일 수는 있다. 누구든 순수하고 긍정적이기만 하면 된다. 이것도 아마 나의 착각일 수 도 있다. 아니다. 착각은 아닌 듯하다. 예전에 병원에서 근무할 때, 나로 인해 모든 분들이 흐뭇해 하는 것을 맛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엄청 힘들었는데 보람을 느끼며 즐겁고 신나게 일했다.그래도 좀 더 겸손하고 모든 분들을 귀하게 여겨야 할 것이다. 

  

지금은 이러 저러한 관계로 그 빈의자로 있기에 어려운 형편이다. 마음 한 구석은 늘 피곤한 사람들에게 빈의자가 되어 드리고 싶지만, 내가 잠시 쉬어야 할 차례인 듯하다. 당분간 재충전한 후,  한 차원 높은 빈의자로 거듭 나야겠다. 의식과 영혼을 어루만지면서 쉬어가게 하는 그런 빈의자가 되고 싶다. 매우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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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10.06.29 17:19:55 *.131.127.50

자신의 힘이 부족한데도
남을 도우려하면
어두운 힘이 옮겨 붙는 수가 있어요....

그래서 남을 돕는 것도 상당한 수련이 필요합니다.
견디어 낼 수 있는 체력과 흔들리지 않는 정신의 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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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희
2010.07.01 16:25:26 *.142.217.241
감사합니다. 선배님
명심 또 명심 하겠습니다.
언제 만나면 좋은 말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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