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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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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5일 12시 11분 등록
#. 고향집 수리가 더딘 걸음을 걷고 있습니다. 남편이 주말에도 출근을 해야하는 상황이 6월 내내 이어졌지요. 모처럼 만난 일요일의 쉼, 우리는 토요일 할아버님의 기일로 늦게 잠자리에 들었음에도  제사음식으로 도시락을 싸들고 고향집으로 집수리가 아니라 꿀을 따러 갔습니다. 매년 여름이면 겪는 일지만 한달만에 자란 무성한 풀들을 보며 또 놀랍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은 그들이 살기에 가장 좋은 장소이기도 한가봅니다.
풀숲사이로 발을 내려 놓지 못해 차안에 머물러 있는 나를 뒤로 하고 남편은 자신의 벌통을 살피고 있습니다. 몇년전 알르지로 고생하던 남편이 봉침이라는 민간요법에 관심을 갖고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은 그저 자신의 알르지를 고쳐보자는 심산인가 보다 했더니 자격증에 지도사까지 그리고 자원봉사까지 하며 열의를 보이더니 이번에 벌통까지 구입해 고향집에다 둔지 몇달이 되었네요.
바빠서 한달에 한번정도밖에 오지 못하느데도 경북 군위에서 이곳으로 그들을 데려 오고 말았습니다. 이상기온으로 유난히 추웠던 봄의 끝자락에 이곳으로 와 주인도 없이 잘 살아주고 있는 그들입니다. 어쩌면 이곳의 주인은 그들인지 모릅니다.
 매일 또같은 일상속에서도 자신의 일을 게을리하지 않고 쉼없이 일상을 즐긴 그들이 주는 달콤한 꿀맛. 차안에 있는 저에게 그들의 노고를 칭찬이라도 하듯 남편은 꿀로 가득한 벌통을 드리밀며 웃고 있네요.
꿀을 따지 못했습니다. 꿀이 예상보다 많아 준비가 필요하다는 남편의 말입니다.  뭔가를 사야겠다는 말을 옹알입니다.
고향집에서 보내는 하루는 달콤한 꿀맛처럼 행복한 시간입니다. 이시간을 통해 우리는 다시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게 되는 것이겠지요. 작은 행복이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이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어제의 작은 행복이 오늘로 이어져 맑은 하루를 밝힘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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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석
2010.07.05 12:32:04 *.108.83.133
오호!  대단한데요!
통통한 벌들이 거의 위협적으로 느껴지는데 장갑도 안 끼고 작업을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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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희
2010.07.06 09:28:14 *.219.138.90
네, 제가 보아도 남편은 ... 그런데 손가락 하나가 쏘여 조금 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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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
2010.07.05 13:55:11 *.178.174.197
꼴 맛은 끝났어도 꿀 맛은  보여줄거지?
너의 잔잔한 행복이 저 꿀처럼 달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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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희
2010.07.06 09:31:02 *.219.138.90
꿀을 내리는 기계를 사야 한단다 언니야?
이번 주말에 시간이 가능하면 기계를 사들고 유리병을 안고 갈것 같아.
얼마가 나올지 알수 없지만 꿀맛은 볼테지... 기달려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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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10.07.06 01:07:48 *.253.6.153
나 태희의 시골집 글 팬이에요..
게속 올려주시고 좀 길게 써 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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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희
2010.07.06 09:37:11 *.219.138.90
시골집, 손수 고치겠다 덤비고 나서 보니 내가 왜 그랬나 후회가 들기도 했습니다.
너무 오래동안 사람의 손길이 없어서 인지 집은 물론 집주변의 정비까지 해야하는 대공사를 겁없이 시작해 버린 것이었습니다. 언제 끝이 날지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이곳에서 보내는 시간동안 일상의 작은 씨름마저 내려놓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워낙 글재주가 없어 아직은 긴호흡의 글이 제게는 약간의 무리가 있지만 노력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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