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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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칸 방 어린시절,
어머니는 당신의 아버지가 찾아오시면,
어느 새 짙은 오랜지색 환타 한 잔을 맑은 유리컵에 얌전히 담아 내셨다.
검은 장반에 올려진 유리컵은 외롭다.
철없는 어린 피붙이는
그 단물을 손님이 다 마셔버릴까 잠시도 마음이 쓰인다.
외할아버지 옆에서 자리를 뜨지 못하고 붙어 앉은 꼬맹이는
당연한 긴 모금을 얻어 마신다.
동네의 집집마다 가난이 몸에 저린 시절,
오는 사람도 맞는 사람도 빈곤을 경험으로 다루던 시절.
천장에서 목을 매듯 위태롭게 달려 늘어진 회색빛 백열등.
그 아래 마주 앉은 자리는 한숨과 눈물이 어룽진다.
부녀는 가난을 침묵으로 넘기고 있다.
말없이도 서로의 마음을 읽고 다스리던 시절. 서럽지만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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