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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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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8일 14시 02분 등록
개인 일정을 가만 들여다보니 며칠 간의 공백이 드러난다. 고민은 고민으로 끝나지 않고 늘 이렇게 삶에 흔적을 남긴다.  직장에서의 생활이 끊김없이 흘러가는 것은 우리가 아니 내가 그 만큼 밥벌이의 절실함에 천착하기 때문일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은데 어쨌든 20년된 직장인으로서의 습관과 책임감은 작은 여백 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물론 타고난 성격도 한 몫 하였을 것이다.

나는 MBTI로는 ISTJ라는 코드로 분류된다. 몇 번의 검사와 교육 그리고 훈련을 통해 어느 정도 참 유형이란 것을 짐작하고 있다. 심리유형은 조상의 유전자와는 별개라는 것이 MBTI의 공식 입장이지만 내 경우에는 족보에 혹은 역사에 남아 있는 조상들의 흔적이 나에게 어느 정도 전해졌음을 깨닫는다. 제3의 길을 생각해보지 않는 우직함이 때로는 충신의 모습으로 때로는 의병장으로 곤혹스럽게는 귀양의 형태로 결과를 나타내었다. 기껏해야 1000년 정도를 거슬러 올라가는 정도지만 참 그 놈의 성질머리들 하고는... 그 양반들에게 심리상담을 해 줄 수 있었다면 바뀌었을까? 어쨌든 ISTJ라는 심리유형은 내 인생의 전반기에 분명 재미없게 작용했다. 직장상사들을 대할 때 표출되는 건전한 고집? 다른 이들이 보기에는 반골기질? 좋은 것 만이 좋다는 무식한 단순함은 나를 다루기 곤란한 전문가가 되게 만들었다. 무릇 전문가란 전문적인 일자리에서 물러나면 밥 굶어먹기  좋은 사람을 말한다. 그래도 20년 세월을 버틴 걸 보면 남의 덕도 아니보았다 못할 것이다.

내 삶의 공백은 나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주변의 영향력이 물론 작용하는 것이지만 최종적으로 결론은 내가 내리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을 정도까지 코너에 몰리는 경우도 물론 많다. 직장에서라면 흔히 그런 일을 경험한다. 하지만 개인의 일에서 까지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항변하는 것은 비겁한 짓이 아닐까? 최근에 있었던 감정의 격랑 속에서 그런 것을 느낀다. 오늘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여백을 두지 않기 위함이다. 목적지를 향햘 때 한 방향으로 갈 수만 있다면 교통 수단이야 문제가 아니다.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최선의 수단으로 나아가면 될 일이다.

살다보면 언제나 넘어진다. 다시 일어서자. 남들이 뭐라든 일으켜 세워야 하는 것은 내 육신이다. 누워있는 것이 편할 지 말지는 나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지 남이 편해 보인다고 편한 게 아니지 않는가? 그래서 새로운 이름하나 매달고 다시 앞으로 가기로 한다. 새로운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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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vlgari Jewelry
2010.09.06 11:40:03 *.43.233.175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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