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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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글쓰기로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단군 프로젝트로 나는 조금씩 조금씩 건강해지고 있었다.
단군 프로젝트는 나에게 하루를 여는 하나의 의식이다. 제단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리듯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책상에 앉는 것은 일상이 되었지만 그 마음은 경건에 가깝다. 이 시간은 새벽의 찬 공기를 내 마음껏 마시고 누릴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다. 정신은 춤을 추듯 조용한 미명에서 움츠리기도 하고 펼쳐지기도 한다. 빠르게 달리기도 하고 죽은 듯 멈추기도 한다. 자유롭다.
새벽에 마시는 물 한모금은 목구멍을 타고 들어가 미끄러지듯 내려가며 자취를 느낄만치 차갑다. 이때 마시는 새벽공기는, 문을 열고 길을 나서는 나그네가 밤새 내린 눈 위에 처음으로 자신의 발자국을 찍는 기분과 같다. 세상을 하얗게 뒤덮은 차분하고 소담스레 내린 눈처럼, 고요한 새벽의 정취는 그것으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오늘이란 전날의 혼탁해진 공기를 지난 밤 동안 정화시켜서, 세상의 모든 이에게 공평하게 주고자 다시 펼쳐놓은 신의 선물이다. 단군의 새벽은 이 선물을 제일 처음으로 받는 기쁨과 같다. 단군 프로젝트와 새벽글쓰기는 이제 어느정도 자연스럽다고 불러도 될 만큼 내 삶 속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앞으로 내가 받을 매일의 새벽은, 나를 나로 만드는 신의 선물이 될 것이다. 나는 그것을 매일 같이 받아 누릴 것이다. 그것이 사는동안 나와 내 삶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기회는 늘 열려있었다. 그것을 선택하고 누리기만 하면 된다. 이것이 깨달음이다.
착각이었다. 나는 살아있지 않았다. 어찌보면 하루의 삶에서 내가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것들은 하나도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살아 있던 것으로 착각했다.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죽은 것이다.
자유로움. 그것이 진정한 삶의 동력이며 살아있음일진대, 하루의 시간 중 나에게 자유로운 시간은 얼마나 있었는가? 단군 프로젝트로 나는 죽어있던 내 삶에서 하루의 두 시간을 건져 내었다. 낭떠러지에서 추락하던 나는 땅에 머리가 부서지기 직전에 구사일생으로 내 삶의 일부를 건진거다. 생명이 있는 것은 죽으면 차갑고 딱딱해진다. 시간이 지나면 부스러지고 우주로 뒤섞이고 만다. 선택할 수 없음과 뜨거워야 할 가슴이 차갑기만 했었다. 그것이 내가 말하는 죽음이다. 이제 하루 중 두 시간은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나의 시간이 되었다. 이 시간만큼은 내가 선택하고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시간을 생각하면 가슴이 뜨거워진다. 다시 살아나는 것이다.
나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먹고 살 수 있겠는가? 꿈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 수 있겠는가?
땅바닥에 발을 딛고 살지만 꿈을 꾸고, 그 꿈이 나를 나이게 만들 수 있겠는가! 이것에 대한 고민과 현실적 해답을 위해 나는 선택하고 배울 것이다. 조금씩 나아질 것이며 그것이 나를 나로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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