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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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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24일 10시 24분 등록

웹개발자 구하기가 힘들다는 하소연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특히 3~5년차가 그렇다고 한다.
 
윈인을 대략적으로 추측해 본다.
우선 스마트폰 열풍으로 인해 모바일 쪽으로 인력이 많이 유출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분명한 사실로 보인다.
또한  현업 종사자 스스로 '3D 업종'이라는 자조 섞인 푸념을 할 정도로 열악해진 근무환경도 한 몫 하는 것으로 보인다.
 
몇년 전만 해도 프로그래머의 정년은 40대 초반이라는 말이 회자되곤 했는데 지금 상황만 보면 그런 기류에 다소나마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몇 년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는 더 오래 이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얼마 전 개발자 모임 카페에 이직 관련 상담글이 올라 왔는데 시사하는 바가 있어 내용을 대략 간추려 본다.
상담자는 지방에 있는 제조회사의 전산실에서 근무 한다고 했다.
연봉이 작은 대신 일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일이 편하고 스트레스가 거의 없다고 한다.
거기에 정년도 보장되어 있다고 했다.
 
상담자의 고민은 다른 데에 있었다.
일이 편하다 보니 남는 시간에 공부를 해서 실력을 키워도 그걸 써먹을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데 상담자는 그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있었다.
 
다른 개발자들의 조언은 거의 한결 같았다.
절대로 그만두지 말라고.

그 중에서도 몇 가지 인상적인 조언이 있었다.
그냥 정년이 보장되면 그 회사가 가장 좋은 회사라는 말도 있었고 개발자에 대한 동경으로 이직을 시도하는 것은 절대로 추천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었다.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받아 들일 수도 있겠지만 대체로 모험보다는 안정을 좇으라는 식의 조언이었다.
그 조언들이 잘못 되지는 않았다.
작금의 현실을 고려할 때 일리있고 합리적인 조언들이다.
 
다만 그런 식의 조언 밖에 할 수 없는 현실이 다소 씁쓸할 따름이다.
진취적인 시도를 권할 수 없는 사회 분위기.
조언을 해준 사람들 대부분은 현재 자신이 하는 일에 만족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미래에 대해 막연하지만 불안한 청사진을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이기에 더욱 씁쓸하다.

아마 개발자가 아닌 다른 분야의 직장인들이 조언을 한다고 해도 그 성격은 거의 대동소이 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 그러한 분위기의 사회를 살고 있다.

IP *.128.203.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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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0.11.24 14:42:01 *.123.110.13
저도 비슷한 조언을 했을 것 같군요. 

한때, 웹에이전씨의 날밤까는 작업환경에 동경이 있었지요. '저렇게 치열하게 일하면, 내공이 엄청 쌓일거야' 

막상, 그런 현실안에 있으면 참 고달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인생사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직종이나 직업전망도 예측하기가 어려워요. 저는 외식업이 싫었는데, 요즘은 참 전망이 밝아보입니다. 왜냐면, 많은 분들이 퇴직하시고, 외식업쪽으로 오시지요. 이분들을 도와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조만간 연락드릴께요. 곱창도 먹고, 특히나 변경연 식구중 누구의 영향을 많이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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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5 07:39:57 *.46.229.89
난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고 그런대로 적응하며 살고 있긴 한데
그 세계에서 잘해보고 싶다는 열정을 가져본 적도 없고 비전을 발견해 본 적도 없고..
그러다보니 가끔 다른 분야를 기웃거려보다가 얼마 못가서 다시 현업에 충실하게 되는 상황의 반복이네.

번호가 011에서 010으로 바뀌었으니 전화할 때 참고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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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
2010.11.27 09:48:13 *.163.78.249
이야기가 이런 식으로 흐를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하신 얘기
마음에 와 닿습니다. 그러문요. 사람이 지구에 발을 딛고 사는 이상
이세상일이나 현실을 무시하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그런데 한편 그런식으로 흐르다 보면 언제 도약을 합니까. 가끔은 사람을
까무러치도록 놀라게 하는 미친 놈이 흔치는 않지만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사람이 많다면 이세상은 분명히 잘 안 돌아가겠지요.
문제는 자기의 주어진 현실과 자기가 가지고 있는 물적인 또 정신적인
자산을 냉정히 가늠해 보는 일입니다. 아무리 해도 나는 이 현실을 용납할 수가 없고
또 돌파할 가능성이 작지만 있기는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용기를 내봄이 어떨가요.

저는 나이가 좀 들었거든요. 그래도 할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기분뿐인지 모르겠습니다만.
하여튼 이제는 사오정도 지난 얘기이고 사십대 초반이면 전산 개발자의 정년이라는
얘기 조금 연장된 듯하다고 하니 정말 놀라운 얘기입니다.
제가 요즈음 젊은 사람들의 세상을 모르기는 하지만 이것은 너무 성급하게 굴러가는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고 한편 서글퍼 지네요.
사십대 이후에 인생이 어떨가를 생각해 보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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