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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명욱·시인)
이제 유서를 쓸 때가 되었나 보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한가롭고 편하다
자유롭게 무엇이라도 지금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서
그 어느 날 갑자기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오늘 나는 동양생명 조빛나리 님에게
무배당수호천사행복플랜 복리 상품의 보험과 적금
두 가지의 목적을 가진 내가 죽으면 1억원이 나오는
죽지 않아도 그 돈이 나오는 상품 하나를 들었다
가난하게 불우하게 살아온 나는
내 아이들에게 가난도 불행도 물려주고 싶지 않았고
최고의 학벌을 가진 훌륭한 삶을 살게 해주고 싶었다
마음 같아서는 한 아이에게 30억 정도는 물려주고
모두 박사 학위에 외국을 내 집처럼 드나드는
폭넓고 정신적으로나 모든 면으로 풍요로운 인생
세계적인 인물들로 지구촌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넉넉한 아쉬움 없는 남은 날들이길 바라며
그리하여 자신과 가족뿐만이 아닌
주위 어렵고 선한 힘든 사람들에게 위안과 위로가 될 수 있는
봉사할 수 있는 생일 수 있길 바라 마지않는
그것은 자신의 시간들 속에서
또한 가장 빛날 수 있는 보람되고 죽음에 이르러도
결코 두렵지 않고 후회 없는 삶이 될 것이기도 할 것이기에
결국은 자신을 위한 아름다운 길이기도 하다는 것을
이제부터 남은 30년 나도 내 길을 실천하며 가겠다
너희 삼남매 모두는 하나되어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로 의논하고 도와 힘을 합하여
최고의 삶 최선의 삶이 무엇인지 연구하고 실천하면서
어느 앞에서도 당당하고 누구 앞에서도 떳떳한 부끄럽지 않은
불쌍한 사람들에게 아픔과 상처를 주지 않는
착하고 성실한 모범적인 사람으로
마지막까지 행복하고 아름답게 멋지게 살다 가길
엄마는 언제 어느 순간 떠날지 모를 날을 생각하며
오늘 2008년 1월 15일 오후 1시에 이 유서를 적는다
내가 아빠보다 먼저 떠난다면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온
아빠의 남은 날들도 온통 너희들로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들로
이루어지길 아빠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부탁하고 싶다
아빠가 원하시는 모든 것들을 할 수 있도록
아름다운 여자를 만나 재혼을 할 수 있게도 해주면 더욱 좋겠고
아빠가 가고 싶다는 일본 여행도 보내드리고
아빠는 충분히 너희들에게 모든 것을 희생하며 보낸 날들이었기에
더한 보답도 아까울 것이 없으리라 본다
주위 모든 사람들에게 착한 사람 좋은 사람으로
건강하고 오래오래 좋은 일들 많이많이 누리고 즐기고
천천히 살다 오거라
남은 시간 할 수 있다면 죽어도 아빠가 외롭지 않도록
아빠가 원한다면 함께할 수 있는 곳을 마련하여
작고 아담한 300평 정도의 땅을 구입하여 문학관을 짓고
주위는 싱싱한 과실나무들을 심어
누구라도 오며가며 따먹을 수 있는
목련꽃 매화꽃 난초 라일락 동백꽃 피는 뒷동산도 만들어
아빠랑 나란히 잠들고 싶다
내가 다하지 못하고 가게 된다면 죽어 받게되는 1억원으로
땅 300평을 경기도쯤에 구입하여 그렇게 만들어줄 수 있으면
더욱 고맙겠다 ㅡ 소망이 이루어지는 나명욱 시인 문학관 ㅡ
죽어 다시 태어나면 나는 남자로 아빠는 여자로 바꾸어 태어나
나는 아빠의 남편으로 아빠는 나의 아내로 만나 다시 영원히
더 한 번 살고 싶다 마지막 큰 욕심을 부리자면
그때는 지금보다 더욱 아빠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좋은
멋진 남편으로 살리라 그 동안 감사했다 사랑했다 고마웠다
세상은 고단했으나
결국 소망을 만들고 뜻을 세우면 이룬다는 일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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