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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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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 23일 08시 31분 등록


<의식혁명>의 저자, 데이비드 호킨스가 최고의 의식레벨을 전파하는 영화 중의 하나라 추천한 영화이다.

제목만큼이나 깊고 푸른 영화, "그랑 블루"...
영화를 본 건지, 바다 속 깊은 심연의 세계를 경험한건지 지금도 그 여운이 곁에 머문다.

데이비드 호킨스가 영화나 책도 어떤 작품이냐에 따라 사람들의 의식 수준에 긍정 혹은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의식 수준이 높은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았던 "그랑 블루". 의식수준이 얼마나 높은 영화인지는 가늠할 수 없지만, 그 느낌만큼은 참으로 진공상태로 끌려들어가는 느낌이다..

그리스 작은 어촌 마을.
홀아버지의 잠수 생활로 생계를 이어가던 가난한 소년 자크는 그 아버지마저 어느 날 잠수사고로 잃게 되고 돌고래들과 가족을 이루며 외로이 성장한다.

고향 마을을 떠나 전 세계를 떠돌며 잠수 일을 하는 그에게 이제는 세계 잠수 챔피언이 된 어릴 적 친구 엔조가 나타나 다음번 잠수 대회에 그를 초대한다.

자크와 엔조. 그들에게 잠수는 우정이자 경쟁 그리고 삶 그 자체이다.
두 사람이 번갈아 잠수를 할 때 마다 세계 기록은 경신되며 드디어 자크는 인간의 한계치에 도달한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제 자크의 기록을 깨려면 엔조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극한 상황에 몰리게 되는데..

잠수할 때 어떤 기분이 드냐는 질문에 자크는
"바다 속 깊은 곳으로 잠수해 들어가면 어느 순간 바다는 더 이상 푸른 빛도 띄지 않게 되지.
캄캄한 칠흑같은 어둠으로 변하게 되. 그 곳에서는 하늘에 대한 기억마저 가물가물해져.
그 곳에 있으면 다시 올라와야 할 이유를 찾기가 너무 어려워. 매번 그걸 찾는게 너무 어려워.."라고 대답한다.

결국 엔조는 자크의 기록을 깨기 위해 인간의 한계치에 도전하게 되고 목숨을 잃게 된다.
자크에 의해 수면 위로 구출된 엔조는 "그래, 네 말이 옳았어. 그 곳이 여기보다 훨씬 좋아. 그러니 나를 그 곳으로 데려다 줘.."라고 부탁한다. 자크는 자신의 유일한 친구였던 엔조를 바다 속 심연 깊은 곳으로 데려가 그 곳에서 풀어놓아주고.. 

지상으로 다시 돌아온 자크. 그러나 삶은 그에게도 이미 막을 내리고 있었다. 자신의 아이까지 임신한 조안나가 밤바다까지 쫓아와 애걸했지만 결국 바다로 돌아가기를 소망하는 자크를 말릴 수는 없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바다 깊은 곳으로 잠수를 하여 지상을 향한 생명줄을 놓아버리고 거기 그 곳으로 돌아가는 자크.. 

엔조와 자크. 그들에게 바다는 어떤 의미였을까.. 
엔조에게 바다는 정복해야 할 대상이었다. 현실 세계의 연장선상으로. 
자크에게 바다는 태어난 바로 그 곳이었다. 늘 하나되어야 할 꿈의 세계 혹은 이상 세계.. 

엔조에게 잠수는 그래서 경쟁일수밖에 없었다. 가장 친한 친구였던 자크에게조차 자신의 기록 경신을 허용할 수 없는. 한 남자로서의 삶의 의미 그 자체라고나 할까.

자크에게 잠수는 이상 세계에 도달하는 하나의 놀이이자 의식일뿐이었다. 엔조는 그 놀이에 동참하는 유일한 동무였기에, 엔조의 목숨이 위태로워진 상황에선 더 이상 겨루기를 원하지 않는. 그런 자크였기에 바다 속 심연 가장 깊은 곳에 도달하면 지상 세계로 돌아와야 하는 이유조차 찾기 어려워한다. 거기 그 곳이야말로 자신이 태어난 곳, 언젠가는 돌아갈 바로 그 세계이니.

뤽 베송 감독이 뛰어난 건, 바다 속 심연 하나를 놓고 두 사람을 통해 누군가에게는 그 곳이 여전히 정복해야 할 현실이고, 누군가에게는 그 곳이 바로 현실을 뛰어 넘어 도달하고 싶은 이상 세계로 그려낸다는 점인 것 같다. 아주 심플한 스토리라인 하나로 그처럼 묘한 두 세계를 품어낼 수 있다니..

그게 전부가 아니다. 감독은 또한 남녀간의 세계도 동시에 담아내고 있다. 페루에서 우연히 마주친 자크를 이탈리아까지 쫓아가 해후하는 아메리카 여기자 조안나. 그녀는 뉴욕의 일상에 찌들어 백마탄 왕자님과의 로맨틱한 사랑을 꿈꾸는 평범한 그러나 순수한 사랑을 품고있는 여성으로 묘사된다.

진실한 사랑을 어찌 알 수 있냐는 그녀의 질문에 자크는 바다 속 깊은 곳, 어둠만이 존재하는 곳에서 인어를 보기 위해서는 Pure & Sincere하게 인어를 만날 수 있게 기도하면, 그 순간 어둠 속에 인어가 나타난다는 말로 답을 대신한다. "순전함과 진전성" 뤽 베송이 말하는 참된 사랑의 의미..

결국 조안나는 뉴욕 생활을 청산하고 자크 곁에 머무르는데..
여기서부터 태고 적부터의 남녀간의 관계적 갈등이 시작된다. 자크에게 조안나는 삶의 일부일 뿐 전부일 수 없고, 조안나에게는 자크가 곧 삶의 의미가 되는.. 조안나는 자크의 아이를 갖고 가족을 이루고 싶어하지만 자크에게 조안나와 심지어 아이조차 넓고 넓은 바다 속의 한 부분일뿐 결코 전부일 수는 없으니..

어릴 때 이 영화를 보았더라면 맨 마지막 장면을 이해하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젠 자크도 엔조도 그리고 조안나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는 된 것 같다.
어쩌면 내 안에 그들 모두가 존재하는건지도..

그 중 난 누구를 가장 닮았을까..
세상으로 연결된 생명줄. 그 줄을 놓게 만드는 그 무엇은 내게 과연 무엇일까.
천복일까.. 아니면 천복조차 넘어선 진리의 세계 그 자체일까..

자크와 깊고 푸른 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의 하나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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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앨리사의 북살롱
헤르만 헤세의 예술 북리뷰: http://blog.daum.net/alysapark

IP *.118.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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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4 15:24:14 *.93.45.60
적극 추천하셔서 보았는데, 저는 아직도 어려워요.
전 엔조가 죽은 날 밤 작크가 꿈속에서 바다속에 들어가 돌고래랑 노는 꿈을 꾸고나서  꼭 깊은 바다속에 들어갔다 나온것처럼 코피를 흘리던 장면이 기억납니다. 그날밤 자크는 바다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확실히 깨달아버렸으니까요.
전 자크에게 바다가 어떤 의미인지를 말로 설명못하겠지만... 그 장면은 너무나 인상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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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5 10:30:28 *.118.58.208
이 영화는 누구에게나 어려울 것 같아요.. 바다 속 깊은 곳에 숨겨진 이야기인걸요..
그냥 느끼면 되는 것 같아요. 삶에 대해 그리고 그 너머 세상에 대해, 우리 모두의 느낌은 다 다르잖아요..
선배의 감성이라면 많은 부분이 공명을 울렸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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