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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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영화를 본다고 말한다.
그러나 음악영화들의 경우는 영화를 "듣게"되는 경우도 많다.
거기에 하나 더, "하바나 블루스"의 경우는 "들으며 느낀다"
우리에겐 아직까지 다소 낯선 쿠바의 세계를..
쿠바의 하바나. 루이와 티토는 아직 무명이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과 재능만으로 오늘에 내일까지를 끌어들여와 살고 있다. 지독히 어려운 오늘이란 현실 속에서도 내일을 향한 꿈을 꾸면서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스페인에서 온 음반 제작자와 만나게 되고 드디어 이들에게도 그렇게도 꿈에 그리던 "기회"가 찾아온다. 그러나 오디션에 통과한 그들을 기다리는 첫 기회는 "3년간의 노예계약"과 같은 조건이다.
그대로 쿠바의 하바나에 주저앉아 언제올지 모르는 다음 기회를 하염없이 기다릴 것인가.
아니면 3년간의 노예기간이라할지라도 그 또한 첫번째 기회의 문이 열리는 것으로 생각하고 일단 몸을 던질까?
오랜 절친인 루이와 티토는 이 두가지 갈림길에서 각자 다른 선택을 한다.
두 아이의 아버지이자 이혼요구에 당면한 루이.
그렇다고 가족을 위해 주저앉으려는 것은 아니다.
그가 주저하는 이유는 스페인에서 쿠바의 분위기를 실은 음반을 내지만, 동시에 어느 정도 쿠바를 비판해야 하고, 그러다보면 반쿠바적 행위를 펼치며 다시는 쿠바로 돌아올 수 없다는 점이다.
순수하게 음악에의 열정을 지키고 싶은 그에게 오히려 부인은 날벼락같은 소식을 전하니, 다름아닌 미국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밀항을 하겠다고.
한편, 태어나 단 한번도 쿠바땅을 떠나보지 못했다는 티토는 지긋지긋한 무명생활과 보장받지못한 미래에서 하루라도 빨리 탈출하여 어떻게해서라도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어한다. 비록 그것이 노예계약으로 시작하여 정치적 희생양이 되더라도, 3년 뒤에는 스페인에서 또 다른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고, 설사 모든게 실패로 돌아간다하더라도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은 없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영화 타이틀답게 중간중간 이국적인 쿠바 음악들이 흘러나온다.
더불어 가사가 자막으로.
그런데 그 가사들이 마음을 파고 들어온다.
스페인어를 모르고 듣는 쿠바 음악들은 설사 그것이 흥겨운 곡이라 할지라도 어딘가 슬픔을 담고 있다.
그런데 가사를 보면 왜 그런지가 알 수 있다.
그들은 흥겨운 곡에도 삶의 비애를 담아내고 있다. 꼼짝달싹못하게 얽어매는 운명, 사회주의체제. 빛바랜 오늘과 빛없는 내일에의 희망 등.
그래서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사랑과 우정이 지탱시킨다고 말한다.
인생은 원래 "고독의 사막"이기에, 이 사막을 걸어갈 수 있는 건 사랑과 우정이라고..
음악영화지만 현실에 잔존하는 쿠바의 과거를, 그리고 오늘을 듣고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그들의 미래는..?
그건 아마 결국 쿠바에 남기로 한 루이와 결국 떠나기로 한 티토. 결국 밀항선을 타는 루이의 아내처럼 다양할것같다. 그들 모두, 그리고 우리 모두가 알듯이 인생이란 결국 각자 선택한 길을 걸어가는 것이니 말이다.
그러나 전 세계 어디에 흩어져 살더라도 우린 영원히 친구이고 그 점을 잊지말자는 "하바나 블루스"
비단 남미의 하바나가 아니라도 가슴에 담고 싶은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우리 모두 각자의 "고독한 사막"을 걷는 존재들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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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앨리사의 북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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