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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29일 00시 15분 등록

아직 끝나지 않았다.

 

1.

그가 묻기에 내가 대답했다.

 

그가 내게 물었다.

“이렇게 그냥 세월을 허송하실건가요?”

내가 말이 없자, 그가 다시 물었다.

“전사는 전쟁터에서 죽어야 명예롭다고 하던데...?”

내가 대답했다.

“전사는 전쟁을 사랑해서 전쟁터에서 죽는 것이 아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분명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전쟁터에서 죽는 것이다”

그는 중얼거렸다.

“그렇다면 당신에게는 꿈이나 희망이 없다는 말이군요...”

“아니,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만한 가치가 없다는 것이지!”

그가 나를 빤히 쳐다보다 물었다.

“무엇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만한 가치인가요?”

“긍지와 보람이 사라졌다”

“뭐라고요... ?”

“전쟁이란 누군가의 육체와 정신을 죽여야 하는데, 그게 상대를 죽여야 할만큼의 분명한 명분이 없단 말이다. ”

“자신과 가족과 소속한 사회와 조국으로는 의미가 없단 말인가요?”

“그렇게 되면 세상은 옳고 그름을 가리는 전쟁이 아니라 끝없이 죽이고 죽이는 살인하는 전쟁이다.”

“그렇다면 무엇인가요?”

“모두를 위한 이상과 평화다”

“들어본 적이 없는 말이군요...”

“그것이 사라졌으니 우리는 전쟁터에 갈 필요가 없다. 삶이 전쟁터가 되었기 때문이다.”

“흠....”

“세상이 하나가 됐는데, 자신과 가족과 소속한 사회와 조국이란 없어진 것이다. 만약 싸우게 된다면 그 대상의 자기자신이고 자신의 가족이며 자기가 속한 사회고 스스로의 조국이 될 것이다.”

“우리를 이끌어줄 이상과 평화는 없는건가요?”

“정의 내릴 수 없으니 그것은 존재할 수 없다.”

“그렇다고 이렇게 죽어가야 하나요? 방법은 없나요?”

“있지? 사람들이 하지 않을 뿐이다.”

“그게 뭐죠?”

“자신을 사랑하는 것, 자기가 속한 조직을 사랑하는 것, 자기 살고 있는 세상을 사랑하는 것... 그것들은 싸워야할 대상이 아니라 존중하고 지키고 보호하고 알려고 노력해야 하는 대상이다.”

“이미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요?”

“아니, 사람들은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싸우고 있다. 자신의 무능력과 싸우고 자기 조직속에서 자기 존재를 위해 싸우고 자기 사회 자기 나라를 위해 다른 사회 다른 나라와 싸우고 자신들의 안락을 위해 자연과 싸우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사랑하는 것인가?”

“자신의 무능력을 인정하는 것, 자기가족만을 위한 욕심을 줄이는 것, 자기가 속한 조직과 사회만의 과도한 이득을 포기하는 것, 자연을 남용하는 것을 줄이는 것... 그런... 욕심과 낭비를 줄이는 것이다.”

“그건 어렵겠군요...”

“아니, 너무 쉽다, 그것은 고통과 노력을 수반하는 훈련이 아니라, 이미 가진 것이나 가지고 싶은 것을 줄이는 것이다. 생각과 태도를 바꾸는 정신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단지 하지 않을뿐이다.”

“그럴수도 있겠네요...”

“아니, 분명히 그렇다. 이젠 우리는 싸워야할 명분을 세울 수 없다. 모두가 하나로 묶인 세상에서 그래도 싸운다면 우리는 자신과 자신의 가족과 자기 사회와 나라 그리고 자신의 삶의 터전인 자연을 죽이는 일일뿐이다. ”

“우리는 누구와 싸워야 하나요?”

“눈에 보이는 적을 사랑해야 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적과 싸워야 한다. 사람의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싸움이 되겠지?”

“생각과 태도를 바꾸는 것... 너무 쉬운데 안 되는 이유가 뭐죠, 그리고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고 욕심을 줄이고 자기조직 사회만의 과도한 이득을 포기하는 그것이 긍지와 보람이 될 때, 모든 것은 분명해진다.”

“그렇긴 하군요. 그것이 이상이며 평화라는 생각이 들고 꿈이고 희망이 될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긍지와 보람이 될 수 있을지는...“

“그러니 전사는 없다. 있다면 살인을 즐기는 자들뿐이다.”

“비극적이군요....”

“이제 우리를 구원해줄 사람은 용기 있는 영웅 전사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말미암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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