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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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2일 13시 03분 등록
'이상북'은 카페가 아니다. 
엄연히 사업자등록증을 낸 '헌책방'이며, 이 큰 테두리 안에서 많은 것들을 이루어내는 커뮤니티를 지향하는 '책방'이다. 
따라서 우리 카페탐험대가 생각했던 카페 선정 기준 3가지, '맛, 컨셉, 접근성'의 기준 중 맛과 접근성은 크게 이야기 할 것이 없다.
 
<맛>

'맛'이라면 전부 생협에서 제공하는 유기농 차를 사용한다는 것, 그리고 감잎차는 강원도 고향에서 직접 딴 잎으로 만들었다는 것, 그 맛이 담백하여 정신없이 책을 보고 고르던 객들의 목과 마음을 적셔준다는 것,
그 가격이 어른 2천원, 청소년 천원이라는 믿을 수 없는 가격에 제공된다는 것이 전부이며, 이 모든 것은 이 공간의 컨셉과 딱 어울리는 선택이다.

<접근성>
 '접근성'은 일반적인 관점에서 아주 좋지 않다. 서울의 외곽, 은평구 응암동에 자리잡고 있으며, 6호선 응암역에서도 10분은 걸어야 하며, 그 곳에서도 두리번두리번 찾아 지하로 통하는 입구를 발견해야 한다. 그냥 오다가다 들릴 수 있는 곳은 절대 아닌 것이다.

그런데 이 접근성은 누구의 입장에서 편리를 논해야 하는 것일까? 처음 찾는 고객?
반면에 접근성을 '주 타겟 고객의 접근 편의성'이라고 좁혀서 생각한다면 이 곳은 접근성이 아주 좋은 편이다.
즉 지역대안학교 은평씨앗학교 학생들이 찾아올 수 있는 곳으로서 이곳은 아주 편리한 곳이다. 또 은평구라는 지역사회를 염두에 두고 선정된 나름 전략적 선택인 것이다.

또한 최선의 전략은 나의 환경, 즉 외적, 경제적 조건을 고려하여 선택되어야 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곳의 저렴한 비용 - 보증금 천만원, 월세 50만원 (3년째 동일), 전기세 10만원 선- 은 아주 탁월한 선택이며, 또한 윤대표의 거주지가 일산인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다.  

<컨셉>
컨셉이야 '이상북'에 대한 앞의 두 글을 읽어보신 분이라면 충분히 느낄 수 있었을테지만,
그래도 한번 더 정리하면 "동네의 '사람'과 함께하는 책과 웃음과 문화가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
'이상북'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과 대외 활동은 이 컨셉과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으며, 이곳의 컨셉은 점점 더 강력해지고 있다. 

<이상북>은 이미 개인 브랜드를 구축했으며, 이 힘은 저절로 언론매체를 움직이고 있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면 이상북을 다룬 기사가 상당히 많음에 깜짝 놀랄 것이다.
 이상북의 윤대표는 처음에는 자신의 '꿈의 공간'을 통해, 그리곤 첫 책을 통해 자신의 '꿈'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으며, 이것은 소리없는 은은한 호응을 일으키며 널리 퍼져가고 있다. 
그가 지향하는 꿈은 '이상북'의 겉모습처럼 화려하지 않으나  결코 쉽게 꺽이지 않을 야생화같은 꿈이다.  


*** 그 외 이야기 ************

Q. 장소를 옮길 생각은 없는가?
    - 월 1회, 둘째 토요일에 열리는 청소년 문화제가 호응이 많을때는 자리가 좁아서 좀더 넓은 곳, 
      또 지하가 아닌  곳으로 옮기고 싶은 마음이 있다. 
    - 얼마전 근처인 역촌동 전철역 바로 근처의 2층 자리를 보고 왔다.
      보증금 2천만원에 월세 140만원, 공간도 50평 정도, 다 좋은데 월세를 감당할 수 없다.
      월세를 내기 위해 이상북의 운영방식을 바꾸고 싶진 않다.
 
Q. 좀더 홍보를 하여 손님들이 많이 오는 것을 원하지는 않으냐?.
    - 조중동 일간지에 실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데 OO일보에 말도 없이 실렸고, 그걸 본 OO일보 독자가 와서
      컬렉션을 검열(?)하고 갔다.^^  인문학이나 사회과학 서적이 많다보니까 생각지 않은 이야기도 들었다. 
      원하지 않는 층에 알려져서 손님이 너무 많이 오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 하긴, 지금 자리의 단점도 있다. 서부경찰서 바로 옆인데 지역사회 모임들이 많이 열리다 보니,
      본의아니게 경찰 또는 형사들이 드나들어서 좀 힘들기도 하다.
   - 찿는 분들이 근처에 와서 헤매는 일이 많아서 간판은 하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당장은 어려울 것 같다 ^^

Q. 처음 카페를 열 때 생각과 지금 달라진 것은?
    - 청소년이 많이 오길 바랬는데 요즘 청소년들은 학원 다니느라 너무 바빠서 오히려 성인이 더 많이 온다
       (청소년:성인 = 3: 7 정도)
    - 씨앗학교와 연계된 활동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지역사회와 연계된 일들로 확장되고 있다

Q. 하루 내방객은?
    - 10명 정도? 어떨 때는 한 명도 오지 않는다.

Q. 혼자 운영하기에 힘들진 않는가? (월~토, 10시~8시 오픈)
    - 오전에 헌책을 구하러 다니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찾아오시는 분들은 주로 전화를 미리 하고 오기 때문에 아직 큰 문제는 없다.

Q. 수익구조는 어떤가?
    - 음료에서 나는 수익 : 책에서 나는 수익 = 5:5 정도
       책 수익은 헌 책 판매 수익외 절판도서 찾아주는 수수료 수익 포함

Q. 이상북에 비치된 책들은 주로 어떻게 구하나?
    - 처음 시작할 때 2천권 정도를 집에서 실어왔다. 그리고 지금은 고객이 판매를 원하는 책 중 내가 골라서
      구입하기도 하고 기증도 받는다. 헌책방을 직접 다니며 사오기도 한다. 
    - 학교에서 폐기하는 도서들와 이상북에서 판매하지 않는 책들은 모아서 인근 도로공원에서 벼룩시장을 연다.
      100원,200원에 판매한다.

Q. 판매용 도서가 아닌 코너가 있던데?
    - 일부는 내가 수집하는 도서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가 있고,
      일부는 이곳에 오는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보라고 손님들이 기증하는 도서이다. 
      감사하게도 좋은 새 책을 사서 기증해 주시기도 한다.
      또 순환독서 코너는 자신의 집에 있는 책을 가져다 놓고 판매되면 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코너이다.

Q. '이상북'을 열고 후회한 적은 없는가?
     - 한번도 없다. 어렵지 않다. 성장에 대한 목표가 없기 때문에 힘들지 않고, 손익분기점이 낮기 때문에
       걱정도 없다. 은행 빚도 없다.

Q. 좀더 나이가 들어 가족이 생기면 어떨 것 같은가?
     -걱정하지 않는다. 짚신도 짝이 있다는데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을 만나지 않겠는가 ^^

Q. 독특한 길을 걷고 있는데 외롭거나 힘들진 않는가?
     - 밖에서 보면 그럴지도 모르지만, 이 길에도 함께 걷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

Q.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책의 반응은 어떤가?
     - 3개월만에 2천부가 다 팔려서 재판 인쇄들어간다. 재생종이 인쇄를 하려고 좀 늦어지는 중이다.

Q. 손님이 없을때는 주로 무엇을 하는가?
     - 주로 글을 쓰고, 홈페이지를 관리한다.
       글을 쓸 시간이 있어서 손님이 안 오면 그것도 또 좋다 ^^ 

Q.어디에 글을 실는가?
     - 주로 오마이뉴스, 은평시민신문, 은평도서관지 이다. 
     - 올해 말 출간 목표로 두번째 책을 쓰고 있다. 

Q. 두번째 책에 대해 좀더 자세히 말해 달라. 기대된다.
     - 나야, 책이야기이다. 절판된 책에 대한 이야기다.
       첫 책이 나온 출판사와 두번째 책을 준비하고 있다. 목표는 올해말 출간인데 탈고는 가을쯤 될것같다.

Q. 외부활동은?
    - 한달에 두번 정도 SBS 라디오 <책하고 놀자> 녹음, <희망제작소> 활동, 은평도서관에서 독서강좌,
      씨앗학교 자원봉사, 책과 관련된 행사 참여, 지역사회 활동 등 

Q. 일정표를 보니, 굉장히 많은 매체와 인터뷰 일정이 있는데 어떻게 연결이 되었나?
    - 우연히 책관련 행사에서 알게된 기자와 인터뷰를 했는데, 그 다음부터 계속해서 연락이 와서 응하고 있다.
      (특정 몇몇 매체에는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 지역 도서관과 연계된 활동을 논의중이다. 도서관에서 매년 폐기되는 책이 엄청나다.
        이 책을 의미있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작년부터 함께 의논하고 있다. 
     - 각 지역의 헌책방들과 네트워크를 구상중이다. 함께 모여서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여럿이 함께 걷는 길을 바란다. 
     - 성장에 대한 특별한 계획이나 목표는 없다. 이상북의 목표는 제로 성장이다 ^^ 
      (월세와 전기세, 약간의 교통비 정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연관된 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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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04.04 01:45:35 *.219.168.104

작지만 있을 것 다 있는 알찬 공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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