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 윤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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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19일 11시 55분 등록
더 넓은 바다로 가겠다는 결연한 나의 의지라도 말하는 것처럼 나는 바다로 향한 길을 내어 걷고만 있다. 바다가 아니면 안되는 특별한 이유라는 것도 아주 진한 나의 개인적인 취향에 불가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나는 바다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비 내리는 바다는 참 곱다. 그래서 오늘 같이 비가 내리는 날엔 바다로 걷는 내 마음을 단단히 동여맬 재주가 내겐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많은 카페를 만날수록 혼란이 더해 지고 내가 그렸던 카페 본연의 모습이 차츰 사라지는 현상 앞에 우두커니 선 나를 만나곤 한다. 나와 같은 사람들의 존재에 대해 고민한  적이 많다. 그리고 나 역시 그들을 찾아 헤매이기도 했다. 갈증속에서 애태우는 나와 같은 존재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수 있을까?
좋은 전시는 산에서 만난 옹달샘 물 한바가지가 시원히 목을 축여 갈증을 해 주듯 청량감이 있어야 한다고 어느 교수가 수업중에 말씀하셨다. 나는 늘 그랬다. 마셔도 마셔도 갈증이 해소 되기는 커녕 더 깊은 샘물을 찾아 파고드는 작은 미물 같았다. 이렇듯 내가 만들고 싶은 카페는 나의 갈증을 해소해 주고 더불어 그 속에서 나와 같은 이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하는 것 같다. 나와 같은 존재, 나와 같은 사람들, 그들을 만족시킬수 있는 공간, 어려운 숙제다. 왜냐하면 나는 까다롭고 까탈스러워 나를 만족시키는 곳을 만나기란 쉽지가 않았다. 그렇다면 나와 같은 존재들도 만족시키기는 것도 마찬가지로 어려울 것이다. 나 역시 교수님의 말씀처럼 청량감을 맛본 경험이 내게 있는가?  무엇으로 그들에게 청량한 시원을 전할 수  있을까?

그러고 보니 또 다시 시작이다.  늘 그런 것처럼 말이다. 처음으로 돌아가는 거다. 나는 왜 목말라하는가? 나는 왜 목말라 했는가?  이 문제를 해결치 않고서는 답을 찾을 수 없을 것만 같다. 나는 부산으로 '동부론'으로 유명한 한 철학자의 강의를 듣기 위해 매주 간다. 그는 동무란 '연인과 타인, 가족과 회사,친구와 남사이에서 뻔뻔스레 진자운동을 반복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기율과 그 화석화된 상상력을 점점히 부수면서 끝끝내 진리를 말하지 않고 함께 걸어 가는 관계일 뿐이다'라고 말한다. '끝끝내 진리를 말하지 않는다 '는 말이 가슴을 찌른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진리인양 얼마나 많은 사람들 앞에서 떠들었나 싶다. 그러는 동안 내가 동무라 여겼던 이들은 나를 떠나 어디론가 사라진 뒤 나는 나를 바라보았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하지만 나는 늘 답을 찾을 수 없었다. 나는 동무란 진실을, 진리를 말하는 관계라고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동무가 되지 못한 것일까? 나와 같은 존재들과 연대하며 걷는 동무의 길, 나는 내게 진리를 말하지 않고 함께 걸어 줄  동무를 찾아 헤매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나의 카페, 진리를 말하지 않고 함께 걸어갈 동무들의 공간이며  그들의 연대를 도울 무언가를 찾아 떠나야 하는 시간이다.










IP *.219.13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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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2010.05.19 22:09:28 *.149.8.82
"진리를 말하지 않고 함께 걸어가는 관계"이군요. 동무라는 관계는...
내 경험도 이와 동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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