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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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랑말랑해도 진지한 '나'를 만날 수 있는 곳. 카페는 그러한 곳이다. 집을 나선 사람들, 길을 걷는 사람들, 사람을 찾아 나선 사람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잠시 머물 공간이다. 집과 직장, 학교 그 중간 어느 곳을 차지하고 있지만, 선뜻 자유를 내어주고 나를 사로잡는 ‘그곳’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집 근처에서, 학교 근방에서, 직장 가까운 곳에서 그 곳을 만나는 것은 행운이다. 카페 탐험은 그 행운을 찾아 나서는 일이다. 우연 가운데 행운이 있을테다. 그러면 여행이 된다. 카페가 사람들에게 설레임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어쩌면 여행의 매력 때문 아닐까. 나와 궁합이 맞는 그곳까지의 여정. 그래서 나를 찾고, 뮤즈를 만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는 여행. 공간을 찾는 여행이 시간을 만나게 되는 여행이 되어준다. 카페가 낭만처럼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 반 고흐에게도 '그 카페'가 있었다. 그가 찾은 카페는 프랑스 작은 도시 ‘아를(Arles)’에 있는 '드 라 르 카사르'였다. 파리의 도시 생활에 지친 그에게 아를의 카페는 자신의 작품을 완성해 가기에도 적합한 장소였다. 그는 동생에게 이렇게 편지를 썼다.
<밤의 카페> 빈센트 반 고흐 1888년 작품
“오늘은 내가 묵고 있는 카페의 내부를 그려볼 생각이다. 불이 밝혀진 저녁의 모습을. 제목은 <밤의 카페>가 적당하겠지. 밤새 문을 열어두는 이 카페에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다. 밤을 배회하는 사람들은 밤이슬을 피할 돈이 없을 때, 너무나 취해 다른 곳에서 문전박대를 받을 때 이곳에서 안식처를 찾는다” <‘카페를 사랑한 그들’ 중에서>
고흐에게 카페는 “사람들을 망가뜨리고 미치게 하며,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장소”이었을까? <밤의 카페 테라스>에서는 그래 보이지 않는다.
<밤의 카페 테라스> 빈센트 반 고흐 1888년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