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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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26일 02시 11분 등록

20100524(월) 메모 일지

: 보슬비, 오전 글쓰기, 오후 13:00 /경복궁역/ 까탐: (1)스프링 *** , (2)커피 한잔/ 효정, 나, 영미(16:00)
비오는 월요일 날에 3호선 경복궁역 주변의 통의동, 통인동, 옥인동, 효자동, 사직동 등 일대 낭만적 카페 산책. 


(1) 스프링컴 레인폴(Spring Come Rain fall) 주택 개조형 카페에 앉아 창밖의 풍경 흠씬 바라보며 이야기. 커피 리필, 요거트.
지역 특성상 넓지 않은 대지에 옹기종기 단독들이 모여 있는 곳. 토요일에 이어 2번째 비오는 흐린 날 방문하며, 가로수길에 비할 바 아닌 이곳만의 정취에 흠뻑 빠져봄. 주택 전체를 카페로 변형하여 3층은 작업실로 활용, 아래층 전체와 2층 방 2개를 각각 연결해서 사용함. 출입문은 작으나 안으로 들어가면 남향으로 창이 시원하게 뚫림. 젊은 여주인이 직접 커피를 내리고 케익도 구워 그윽한 향기가 온 카페 공간을 맴돌아 아주 좋았음.(실제는 배고팠음. ㅎㅎ) 오픈한지 2년 반 정도 되었고, 주말에 손님이 많아 수입이 괜찮다고함. 아웃테리어보다 일단 안으로 들어가면 아늑하고 한적한 풍경이 펼쳐지며 평온함을 주는, 미로 같은 카페.


(2) 배화여대 정문 앞 / 커피 한잔
40대 잘 생긴 쥔장이 맛있는 핸드 드립 커피를 제공. 온갖 잡동사니를 다 주워다가 손재주 좋은 솜씨로 카페를 장식하였음. 하수들이나 촌스럽게 꾸미지 고수는 돈 안들이고 이렇게 꾸밀 수 있는 것이라고 호언장담함. 주술적인 분위기가 나고 쥔장의 마인드나 인생 이야기가 특별하여, 일행 셋 모두는 줄창 넋이 나간 채로 머물음. 커피 맛(사람됨의 가치와 수준과 동일한 맛이라나?)이 좋아 다시 찾게 될 것 같음. 테이블 2개, 작은 하꼬방같은 문방구 자리였음. 20분간 2개의 가게를 획 돌아 보고 문방구 자리였던 이곳을 8개월 전에 계약했다고 함. 이야기가 무르익어가 인도의 짜이차를 무료제공해 주어 얻어마셨는데, 기똥참.^^ 일행 모두들 할 일이 있어 더 있지 못하고 게서 서너시간 머문 후 아쉽게 나옴. 일행과 작별 후 영풍문고에 가서 카페에 관한 책 2권 구입하여 귀가. <도쿄, 그 카페 좋더라>와 < 커피하우스창업하기>
빨리 읽고 리뷰해야 할텐데... . 낮에 졸려 죽을뻔 했음. 커피 제법 마셨지만 피곤해서 잠이 잘 올 것 같음. ^-^*


삭제 수정 답글
2010.05.25 13:18:45 (*.149.8.82)
바람처럼~
올랄라 ~ 일기를 쓰셨구나.
창조놀이 게시판에 올려주라.~~~
다음에 갈땐 옥인동 시장표 순대 코올! 


심오한 내공이 빛을 발하는군요. 아무래도 선배는 P가 아니라 J가 맞는듯...

"100일 탈상 때까지는 節度와 신성성을 불어넣으며 새로운 일상을 初志一貫하게 확립해 나가는, 일상의 해각(解角)이 동시에 연마될 수 있도록 전심으로 살기 수련에 몰입하였다. "

멋있는 표현!


..............................................................

잠깐 취침하고 쉬었다가 다시 기상하여 마저 내용 정리 할 생각임.^^
pm의 제안에 못 이기는 척 올려봄.  이건 재미난 놀이이기도 하니까.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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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에 일어나 즉석에서 메모 풀어서 써보기 한 것



비오는 월요일 날에 3호선 경복궁역 주변의 통의동, 통인동, 옥인동, 효자동, 사직동 등 일대 낭만적 카페 산책을 하였다. 


1) 스프링컴 레인폴(Spring come Rain fall) 
주택 개조형 카페에 앉아 창밖의 풍경을 흠씬 바라보며 카페 관련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커피 리필(추가 1500원), 요거트 맛봄. 커피 맛보다 분위기가 그만. 빵굽는 냄새가 솔솔 풍겨 후각을 자극한다.

지역 특성상 넓지 않은 대지에 옹기종기 단독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토요일에 이어 2번째 비오는 흐린 날 방문하며, 압구정의 가로수길에 비할 바 아닌 이곳만의 정취에 흠뻑 빠져보았다. 


                                          P5243977 copy.jpg


미니 4층 주택 전체를 카페로 변형∙개조하여 맨 위 3층은 작업실로 활용, 아래 1층 전체와 2층 방 2개를 각각 연결해서 사용하고 있다. 1층은 커피숍을 끼고 있는 호텔의 로비와 같은 구실을 하는 느낌이다. 건물의 앞쪽이 아닌 뒤쪽이 도로가와 이어진 곳이다. 그러므로 건물 뒷면에 작은 문이 나있어 이곳을 통해 골목에서 진입해 들어간다. 현관이라 할 수 있는 출입구 바로 우측 지하로 계단을 내려가면 화장실이 있다.  입구 맞은 편은 건물의 정면으로 마당과 연결 된다. 그러니까 우리는 건물 벽과도 같은 뒤에서 앞을 향해 들어가는 구조다. 아마도 애시에는 벽이었는데 문을 만들어 출입구로 사용하게 된듯 하다.  그래서 출입구가 대문이나 마당을 향하여 있지 않고 건물의 뒷면에 위치한다. 건물 뒷면이 북쪽으로 길이 나 있어 작은 출입문을 낸 것. 그래서 약간 언발런스 하기도 하고 야릇한 분위기를 내는 미로같은 느낌을 받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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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거나 유독 작은 출입구를 통해 안으로 들어가면 남향으로 창이 시원하게 뚫린 대청마루와 같은 거실을 만나게 된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5월, 내리는 비를 맞으며 초록이 짙게 물들어 가는 월요일, 정오를 막 지난 한나절에 카페를 향해 들어갔다. 젊고 아리따운 카페지기 여인이 여직원 한 사람과 차분히 카페에 올 손님을 향해 빵을 굽고 있는 모습이 펼쳐진다. 마치 궁정 문학 시절의 공주님 같이 우아하고 부드러운 자태다. 쥔장은 밝고 화사한 모습으로 품위를 지키며 다소곳이 손님을 맞이한다. 직접 커피를 내리며 케익과 빵을 굽는데, 그윽한 향기가 온 카페 공간을 감아돌아 오감을 자극한다(실제로는 배가 고프게 함ㅎㅎ). 이 카페의 매력은 허름한 할림가를 방불케 하듯 작은 출입문을 통해 다소 어두침침한 현관의 출입구를 지나 카페 안으로 들어서면, 전혀 다른 분위기의 밝고 환사한 거실과 풍경을 즐기게 되는 것에 있다. 언뜻 이해가 잘 되지 않는 일본식 개량 주택 같은 구조다.

1층의 거실에서 내려다보면 건물의 지하와 연결되는 작은 앞마당과 마주하게 되는데, 이곳에도 커뮤니티 탁자와 의자들이 놓여있다. 바베큐를 해 먹거나 여럿이 모여 야외에 나온 기분으로 구름과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나폴대는 나비들과 바람을 벗하여 새들의 노래소리를 들으며 차를 마실 수도 있겠다. 카페 건물 전체가 아기자기하고 아담한 모습이다.

 비내리는 월요일 오후를 한가롭게 음미하며, 창밖으로부터 펼쳐지는 풍경들과 마주한다. 도시의 건물들과 골목 안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서로의 터를 잡고서 말을 걸어오는 듯하다. 이들이 일구어내는 진풍경들을 감상하노라니 신선이 따로 없고 조용한 낭만적 정취에 빠져들게 된다. 카페를 찾게 되는 이유가 바로 이 맛이 아니랴 싶다. 따끈한 커피와 함께 딸려나온 작은 케잌 두 조각은 그 자체로 이 카페와 어울리는 소품이요, 그럴싸하게 멋들어진 작품이다.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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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 자리를 잡고 창밖을 내다보니 무슨 사연인지 오래된 고목이 밑둥에 명찰을 둘러감고 있고, 그 위로는 여러 갈래의 전기줄이 빗방울을 머금은 채 젖어있다. 비와 이곳만의 풍경들이 잘 어우러지며 평화롭다. 카페를 찾아와 생소하지만 푸근하고 그리운 풍경이 펼쳐짐에, 마음이 넉넉해 지고 밝아지니 보이는 것들마다 정겹고 눈에 들어와 꽂힌다. 사심없는 사랑이란 아무런 기대를 품지 않고서 느끼게 되는 카페의 서정성과도 같이, 이러한 평화로움이 아닐까 문득 생각해 본다. 카페에 앉아 봄비 내리는 정원을 바라보며 평온한 사랑을 꿈꾸는데, 내 마음이 피어날 사랑은 어디에 있는가?

한가로움과 그윽함이 감도는 이 카페만의 향기에 취해 잘 되는가 물으니, 주말에는 손님이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집 한채를 통째로 임대하여 경영하고 있지만, 젊은 쥔장의 여유있는 표정만 보더라도 운영에 있어 그리 어려움은 없는가 보다. 카페의 일에 한껏 즐겁게 몰입하여 즐기는 평화로움이 깃든다.

북까페 같은 형식임에도 어딘가에 엔틱한 중세의 분위기가 풍겨나는 이유가 뭘까? 아마도 남 다른 내면의 영업 방식과 외적으로 배어나는 쥔장과 손님 사이에 흐르는 고즈넉한 분위기 때문인 것 같다.

모처럼 꽤나 한가로이 사색하는 시간을 갖게 한 카페다. 이날 우리는 2층 전체를 통째로 점령하여, 한가한 오후를 만끽하는 여유를 실컷 누리고 나왔다.

오픈한지 2년 반 정도 되었단다. 외장의 아웃테리어보다 일단 안으로 들어가면 아늑하고 한적한 풍경이 펼쳐지며, 서정적 온화함을 선사하는 미로 같은 카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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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배화여대 정문 앞 / 커피 한잔; 커피는 커피를 만드는 사람의 맛이다!

두 번째로 이어진 카페 탐방은 이곳 일대를 우산을 쓰고서 한 바퀴 쫙 돌아본 후에 계속되었다. 마땅한 카페를 찾아 기웃거리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마침 영미씨가 늦은 합류를 알려와 그와 이야기할 만한 곳을 찾는데에 시간이 걸렸다. 출출하기도 해서 맛나는 곳을 찾아보려다 이래저래 엄비덤비하는 사이 시간이 흐르며 그리되기도 하였다.

마침내 그녀가 도착할 시간이 되어 우리는 두 번째 탐방을 계획한 곳으로 함께 이동을 하였다. 배화여대 앞 조그만 하꼬방 같은 카페, 커피 한잔이 그곳이다. 나로서는 난생 처음 더듬어 보는 길이기도 한 이 일대의 위치적 정감 또한 각별하다. 카페탐방팀의 고충을 덜어 주고자 사부님께서 소개하신 지역이기도 한데, 이곳에 이런 장면이 어우러져 있을 줄은 미쳐몰랐다. 아직도 서울 하늘 아래 그것도 대도시 한켠에, 이런 곳이 남아있다는 것이 신기하고도 놀랍지 않을 수 없다. 하여 앞으로도 찬찬히 더듬어 볼 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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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길가에 비스듬이 얹혀진 모습의 카페는 가로로 길게 펼쳐진 구조이기는 하지만 실제 그리 긴 구조는 아니다. 간판을 찾은 까탐대원 일행은 반가움에 외부 정경의 사진부터 찍으며, 은연중 일반적인 카페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으리라. 물론 사진기를 들이대면서 언뜻 느껴지는 어떤 영감이 있기도 했지만, 우리는 카페를 찾아 탐험하는 사람들이니까 의당 여태까지 보아온 카페들과 자연스럽게 연상시키는 것이야 당연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막상 들어가려다 보니 이 카페, 느껴지는 분위기가 심상찮다. 비가 내려 춥기도 하고 아까부터 시장기가 돈 후라 춥고 배고픔이 느껴져 서둘러 카페 안으로 들어서는데 가게라고 콩알만하다.

테이블이라고는 단 두 개가 전부. 그것도 넉넉히 앉을만 하기보다는 삐집고 들어가야 한다. 무의식 중에 좁은 카페 의자에 걸터 앉으려니, 먼저 온 남자 손님 하나가 겨우 세 명 밖에는 들이닥치지 않은 우리 일행을 보자, 정신이 없고 비좁은 듯 한쪽으로 비켜난다. 어떨결에 밀려나는 모습이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저절로 비껴나게 되어 있는 그런 코딱지만하고 비좁기 이를 데 없는 장소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먼저 들어가 앉아 놓고서, 새로 들어오는 손님을 내 몰라라 하는 양 모른척 외면한다면, 그야말로 염치 없는 가게요 사람이 아니겠나. 딱 지금과 같은 풍경의, 전혀 예측하지 못한 이러한 상황으로 만들어 버리는 곳이 이 카페의 정체성이다. 세상에 이러한 카페가 다 있다니... .

첫마디에 나는 "이 카페는 뭔가가 다르다." 하고 저절로 뇌까렸다. 주술적인 분위기와 요상한 흥취가 얽히섥히 연결된 카페. 박수무당이 온갖 잡동사니로 연결된 보살의 피치못할 원한과 어우러져 만든 희한함이라고 할까. 그야말로 한마디로 뭐라고 좋게 말하기에는 첫인상이 너무 복잡하고 애매모호한 카페 분위기다. 이상하기도 하고 무언가 사연이 있을 법 하기도 한 묘한 매력과 마력이 감도는 작은 카페다.

그 정체를 이 비오는 날의 어스름한 저녁녘에 빙둘러 앉아 알아내지 않고는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아 궁금증과 헛갈림으로 인해 자리를 뜰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파헤쳐야 할 무언가가 분명히 존재할 것만 같은 곳이다.

일단 작은 것도 작은 것이려니와 쥔장인가 하는 뻘춤한 사내 하나가 손님을 반기는 둥 마는 둥 일행의 옆켠에 서서, 노란 티셔츠의 등짝을 내밀어 보이며 원두를 볶고 있는데, 그 열기의 따스함과 구수함으로 인해 가게 안이 아주 그냥 죽여주게 훈훈하다. 커피 콩을 볶는데 어찌나 고소하던지. 마치 나무 장작불을 피워 구둘장에 군불을 때고 있는 양, 뜨끈뜨끈하고 그윽함이 몽골몽골 피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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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뚝뚝해 보이는 쥔장은 우리 일행이 자기가 하던 일을 방해라도 하고 있는 것 처럼, 자폐끼(?)를 보인다.  주문일랑 받을 생각도 안 하는 것인지, 뭐라고 빠르게 중얼거리고는 정신없이 원두를 볶아대느라 눈길 한 번을 제대로 주지 않는 것이다. 하기야 몇 개월에 걸쳐 카페 탐방에 나서보노라니 별의 별 카페지기들을 다 만나보게 되기는 하였다. 그래도 다를 엔간했는데, 이번은 좀 여러 가지로 매우 특이한 현상들을 목격하게 되지 않는가. 설혹 그렇다고 하여도 탐방에 이골이 난 일행의 배짱 또한 만만 찮음이다. 목적 있는 뺑덕어멈 맨코로 심봉사가 더듬더듬이라도 우리를 인식할 때 까지, 얼마든지 기다릴 용의가 가슴팍에 있는 것이겠다. 커피를 볶는 일을 서둘러 마친 쥔장이 그제서야 주문을 받는다. ㅎ

Q: "넌 어느 별에서 왔니?" 이곳은 40대의 매우 준수한 인상의 잘 생긴 쥔장이 맛있는 핸드 드립 커피를 제공하는 곳이다. 헌데 아무래도 카페탐방 수개월의 노하우로 번뜩이며 떠오르는 예감으로 볼 때, 쥔장의 풍모가 애사롭지가 않다. Q: "모델이나 연기자 깜인데, 어째서 요로코로 처박혀 있을까나?" 바로 앞전에 변경의 아우 하나가 지어준 '써니보살'의 재간으로다가 넌즈시 입담을 떼오본다. 마치 도둑질하다 들킨 아이 맨코로 이 쥔장 하는 거동을 보소. 떠듬떠듬 빨리빨리 이어지는 쥔장의 대답이 가관이다. 실상 다 해보았다는 것이다. 연극인, 모델, Bar경영, 커피점 등... . 보살의 신끼에 감동이라도 된 것일까? 무엇에 쫒기듯 떨리는 목소리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어찌보면 한번쯤 햇가닥 한 사람 같기도 하고, 어찌보면 자기 세계 하나쯤 열병처럼 지니고 살아가는 외계인 같기도 하다. 재미나는 것이 이 양반도 그간에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다 겪고 살아온 나머지라 그러한지, 노여움을 타지도 않고 시니컬한 태도로 툭툭 잘도 받아 넘긴다.

그러다보니 이런 저런 인생사, 파란만장하고 시시콜콜 유구한 줄거리들이 굽이굽이 모두 다 기어나온다. 마치 이 카페 공간을 메우고 있는 오만 가지 잡동사니의 혼령들이 뛰쳐나와 고개를 쳐드는 형상처럼, 하염없이 줄줄 쏟아져 나오는 이야기들이여.

Q: "어찌하여 카페를 이 지경으로 꾸미게 되었는가?" 하고 물었다. 특이하기도 하고 독특한 취향을 쉽게 납득하기 어려워 솔직한 심정인 것이다.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제대로 다져진 인상처럼,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밝힌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안정이 되었는지 점점 더 또렷하게 처음과 달리 뚜렷한 어조로다가  " 하수들이나 촌스럽게 꾸미지, 고수는 돈 안들이고도 나름의 개성을 발휘하며 이렇게 꾸밀 수 있는 것" 이라고 호언장담하며 일축해 버리는 솜씨라니. 박수무당의 신령이라 해야 할지 별나라의 만물박사깜 이라고 해야 할지 영 헛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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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은 제각각의 기호에 맞게 각자 주문한 커피를 음미해 본다. 맛이 부드럽고 좋다. 나는 오랜만에 브라질 커피를 시켰는데, 뚝백이보다는 장맛이라고 커피잔은 골동품 같은 오래된 다기에 주었으나 커피 맛이 일품이다. 기분이 좋아져서 드디어 커피 맛에 대한 노하우와 철학에 대해 묻는다. 아직 자신도 열심히 하고 있는 중이라고 하면서도 뼛속까지 울어난 맛을 우려내듯 이렇게 묘사한다. A: "커피 맛은 바로 그 사람의 맛인 것 같아요."  -이러한 자기성찰이 만들어내는 자신의 커피 맛에 열광케할 자신감이 있어 테이크아웃점을 구상했었던가 보다.- 커피를 만드는 그 사람의 모든 것과 어우러져서 그만의 커피 맛을 내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바로 그 사람의 인격과  품성과 철학과 정체성 등이 혼재하여 만들어 내는 정서적인 맛이 그 카페만의 커피 맛이 되는 게 아니겠느냐고 설파한다. 그래서 자신도 맛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고. 만물상같이 늘어놓은, 온갖 쓰레기나 다를 바 없는 것들에게 살아있음과 유용성의 생명력을 부여하는 괴짜. 여기저기 비틀거리며 아무렇게나 버려져 흔적도 없이 사라져갈 위기에 처해진, 길바닥에 지천으로 깔린 허접한 물건들을 주워다가 온갖 재주와 상상력을 동원하여 생기를 돋게 하는 만능인. 그만의 철학과 일상의 이야기에 취해서, 우리 일행은 귀가를 재촉하면서도 그의 카페에 걸터앉아 엉덩이를 뗄 줄 모른 채, 넋을 빼고 한참이나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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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20분만에 2개의 가게를 구경하고서 곧바로 이 자리를 선택하여, 문방구였던 이 곳을 카페로 탄생시킨 마이다스의 손을 가진, 그는 카페의 신령인가? 변경의 창조자인가? 손님들과 잡동사니 집기들에게는 주술사와도 같은 카페지기 추장이요, 이* 형 *춘 이라는 브렌드의 커피다. 그 자체가 내가 마신 브라질산 커피요, 인도의 앗살라 짜이인 것이다.

오픈 한지 8개월 되었단다. 독특한 그의 취향과 각별한 인생 여정 만큼이나 쥔장의 향기와 열기가 묻어나는 커피.
이&형&춘이라는 커피가 생각나는 날이면, 조그만 문방구에 화장실까지 만들어 넣으며 동네 카페를 연 그의 커피, 아니 신제품 이형춘커피를 마시러 가야겠다. 그 맛이 기똥차게 죽여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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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가 컴퓨터가 기능을 멈추어 다시 부팅하려는데 "서버가 접속이 안 된다"고 하여, 하는 수 없이 한 시간 가량 딴짓 하다 들어와 다시 이리저리 꿰어 맞추다보니 접속되어 다시 들어옴. 컴퓨터 때문에 골치를 썩였더니 머리가 아파 잠시 쉬었다가 다시 수정 및 보안해 보아야하겠다. 지금 시각은 (07: 06) 임.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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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식사를 차려두고 살폿이 잠들었다가 늦게 다시 쓴다고 들어와 보았더니 횡설수설이다. 졸리기는 졸렸나보다. ㅎㅎ 다시 이리저리 꿰맞추어 본다. ^^ 그세 오전이 지나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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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깨어 글쓰기를 하는 것은 좋으나 비몽사몽 간에 글을 써서는 안 되겠다. 몇 번을 고쳐도 이상하고 꼬인다.
물고 늘어지는 내 근성 탓인가? ㅎ 20100527/ 04:34
IP *.219.168.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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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2010.05.26 13:38:32 *.149.8.82
카페 탐방하다보면 별의별일이 많이 생긴다
집나갔냐며 집에서 애타게 찾기도 한다
주변에 혹시 '써니' 보신 분 계신가요?
연락주십시오.

P5244108 copy.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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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05.26 14:40:26 *.36.210.2
그래, 맞다. 저것 붙어있어 찍었지... .  사진 고맙네.  ㅎㅎ ㅋㅋ ㅋㄷㅋㄷ emoticon 크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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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그애플
2010.05.27 10:33:47 *.109.24.198
모처럼 놀러와서 글을 읽다가, 비죽비죽 웃었어요~
젠틀한 비가내리던 월요일 늦은 오후가 다시금 생각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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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05.28 00:40:01 *.36.210.2
바쁘댔지? 핼쓱해 보이더구먼. 그래도 깡다구 있지? 한번씩 잊지 말고 들어오소. 치료실에 대해서도 카페와 연결해 써보면 어떨까? 사실 연결 안 되는 게 어디 있나? 어떻게 적절하게 꿰어 가느냐 하는 것이지. 담에 또 웃는 탐방 욜씸히 같이 하자고.  간만에 반가웠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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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2010.05.28 22:38:49 *.149.8.82
열심히 일하는 모습 느껴져 보기 좋았습니다.
멀리 여행다녀와 피곤했는데, 늦게까지 함께해서 더 좋았습니다.
자주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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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희
2010.05.28 16:28:33 *.219.138.90
외부와는 달리 멋진 공간이네... 첫번째 음...
나두 부산 동아대 근처에 작은 카페 하나를 봐 두었지. ㅎㅎ
담 주에 가 볼려고 해.

난 요즘 혼자 놀고 있어. 울 정현이랑 정길이가 마이 바쁜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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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05.29 04:58:25 *.36.210.45
그래. '따로 또 같이'의 조화가 변경의 우리들의 콘셉트지. 네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보여주고 싶은 많은 것들과 나누고 싶은 많은 이야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구나. 서로 잘 자료화 해 두었다가 도움이 되도록 하자. 바빠 보이는 것이 좋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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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05.30 03:42:36 *.219.168.123
emoticonemoticon괴산 꿈벗소풍, 보광산 관광농원에서 단군의 후예  새벽 참여를 위한 시간 찍기. ㅋㅋ 아이폰 댓글 사용을 몰라 이모티콘만 남김과 동시에, 목록 클릭이 안 되어 창조놀이 코너에 붙인 후 돌아와 댓글 담. 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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