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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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25일 18시 50분 등록

동네 이름의 개명(改名)

우리 동네 내가 사는 거주지는 최근 관악구 신림동에서 미성동으로 지역 이름이 개명되었다. 다들 눈치를 채겠지만 관악구가 저소득층 주민이 많이 사는 서울 시내에서 몇 안 되는 고밀도 달동네의 대명사 지역으로서 자리매김 해온 것에 대해 반기를 든 처사의 일환으로 조처되었음이다. 당시 구청장은 다른 변두리 지역들과 마찬가지로 관할 구(區)의 새로운 도약과 진화에 과거의 관념들이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하여 개명을 하는 것이 최선으로 중요하게 여겨졌던 모양이다.

우리 구는 내가 사는 신림동 지역 하나만 해도 13개 동으로 세분 될 정도이니, 아마도 그 규모나 행정 관리 권역에 있어 여타의 신생 지역들과는 다르게 상당한 인구밀도와 제법 큰 반경을 지닌 지자체 일 것이다.

처음에 나는 개명된 미성동이라는 이름이 생소하여 마치 다른 곳에 이사 온 듯한 낯설음과 오래 익숙한 이름을 떨쳐버리는 것에 대한 아쉬움에 처하였다. 그래서 무엇 때문에 이런 '눈 가리고 야옹'하는 식의 처사들을 단행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기보다 우선 귀찮기 까지 하였다. 내실이 다져지고 인식이 변화되어야 하는 것이지, 그렇게 겉치레를 한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지랴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국외에 거주하고 있는 가족들이 머릿속에 박혀 자동적으로 튀어나오는 집주소를 애써 지우고, 수첩을 꺼내가며 생소한 집주소를 적게 될 불편들을 생각하니, 여간 번거로운 일로 여겨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 수고로움과 생경한 느낌들이 더한층 안타깝게 여겨지기도 했다. 마치 타국에서 느끼는 고국에 대한 정감과 향수를 강제로 빼앗기는 야속함이라고 할까.

하지만 그도 그럴 것이 소위 서울의 부동산 값을 좌지우지 한다는 강남구와 서초구 등을 최단 근거리로 지척에 두고도 천차만별의 가격 차이를 나타내며, 근접한 주변의 시세에 미치지 못하는 헐값에 매도당하는 것이 지역사회 주민들로서는 달가울 리 만무한 것이리라. 그런가하면 수십 년의 세월이 흘러 주변 지역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발전을 이루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인식에 얽매이고 있다는 것은 부당함으로 느껴질 만하다. 더군다나 오히려 다른 지역에 앞서 발 빠르게 도심 재개발이다 재건축 등으로 지역의 상황이나 일대가 과거와는 달리 획기적으로 변화되었음은 물론이요, 타 지역들의 구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이 변모되었음에도 오히려 과거의 그릇된 인식에 짓눌려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니, 솔직히 이 지역주민들로서는 충분히 속이 탈 지경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관에서도 마치 숙원사업처럼 대두시켜 처리하지 않을 수 없었음이다.



 

일상에서의 개명과 욕구와 변신 강도에 따른 상관 유혹

가령 일상에서 우리가 초년에는 타고난 복이 저조하여 중년에 이르러 스스로를 발복시키며 뒤늦게나마 공부를 하고 성취에 이르는 등의 부단함 따위가 자기만족도 있지만, 내적으로 뿐만이 아니라 일면 대내외적으로 공신력을 인정받고 싶은 것이 당연함이라고 보면, 지자체에서 감행한 지역 이름의 개명도 같은 이치와 맥락에서 변신에 대한 측면으로 이해가 됨직 하기도 한다.

더러 사람들은 중년 이후의 동창 모임에 다녀오면 곧잘 하는 소리가 아무개가 왕년에는 별로 신통찮았는데, 지금은 떵떵거리고 살며 제법이다 등의 표현들을 곧잘 하는 것을 심심찮게 보게 된다. 왜 어떠한 이유에서 그러한지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고 따져보려 하지 않으며 또한 쉽게 알 수 없기도 하다. 그러나 그동안 그 동창이 어느 경로를 통해 과거의 인식을 뛰어넘을 만큼의 얼마나한 노력과 모색을 기울여왔을까를 짐작하거나 생각해 보기도 전에, 우선 상대적으로 자신들의 위치가 그만 못할 것에 지레 대비하고 두려움에 떨기나 하듯, 흔들림 없는 위치 고수부터 하려 드는 경향이 없지 않은데, 그러한 인습의 영향과 지역에 대한 이미지 쇄신에 대한 평가 역시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얼마 전에는 동문 모임에 참석하였는데, 후배 하나가 개명을 하였다고 한다. 중년에 이르러 여러 좋지 않은 일들이 겹치면서 개인적 불운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개명까지 했다니까 모두들 대단한 작심을 한 모양이라며 감회가 새롭게들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나는 제법 막역히 지내온 사이라 농담을 한마디 했다. "이름 바꾼다고 뭐가 달라지냐? 사기 치지 말고 살아라." 하니까 마구 웃어대며, 피차 다 아는 선수끼리 뭘 그러느냐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듯 했지만, 왕년의 평상시와는 다르게 음주도 거부해 가며 조신한 태도로서 제대로 사는 모습을 꼭 보여주겠노라 다짐하며 먼저 자리를 뜨는 폼이 퍽이나 갈급한가 보다 하는 느낌을 주었다. 나 역시 무척이나 힘든 상황에 처해 딴엔 의연히 대처해 나가려고 피눈물을 흘린 때가 있었다. 정말이지 나도 한 때는 개명은 아니었지만, 그에 못지않은 상응의 강도로 나의 변신을 꽤하려고 무척 애달픈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살면서 보니 한번 박힌 이미지는 쉽사리 회복되지 않을뿐더러 다시 일취월장 만회를 하기란 무척이나 어려우며, 설령 그렇게 고지를 탈환하였더라도 바로 새로운 인식이나 업적으로 전환되기보다 반대급부적 상황 또한 만만찮게 접하게 될 수 있다. 사람들은 낮거나 가엾은 점 등의 동정에는 도움을 주려고 귀 기울이기를 곧잘 하여도, 상대의 승리나 성취에 대한 기쁨을 진정으로 기뻐하고 나누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엄격하며 시기심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오랜 세월 기다리며 인정을 받으려 하기보다 차라리 개명을 하여서라도 빠르게 인식의 전환을 일으켜 인정받고 싶을 수 있다. 이는 무슨 이름이건 한 번 인지되면 그 인식에 있어 쉽게 전환을 일으키기 쉽지 않고, 작용에 대한 반작용 혹은 타성과 아집 등에 부딪히게 되는 점과 다르지 않은 면모이기도 할 것이다.


 

감정이입(入) 및 역지사지(之) 관점에서의 이해와 수긍

그래서 내가 사는 관악구도 이런 저런 이유 가운데 도대체 왜 우리 지역이 타 지역에 비해 생활의 편리성과 주거상의 유익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가에 대한 주체성과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지역의 주민들이 나서서 나름의 바른 인식에 대한 전개를 필요로 하며, 강력한 전환을 꾀하고자 하는 측면에서 개명을 선택한 것이라 하겠다. 나아가 고착된 인식으로 인하여 달동네라고 하는 모두가 한 덩어리로 싸잡힌 여전한 천대를 벗어젖히며, 그릇된 오명을 탈피해 보고자 함이다. 무엇보다 부동산 가격에 있어 상당한 불이익을 감수 당하는 점들에 대하여, 항의와 반발이 거세어짐에 대한 지자체의 대안적 방안이기도 할 것이다. 하여 지역사회 스스로가 지역의 가치와 가격 경쟁력에 있어 뒤처지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 표명과 자구책인 것으로 이해를 하게 된다.

나 역시도 이 지역에 한 이십여 년 가까이 거주하며 생활하기에 많은 장점을 지닌 곳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여태 지역에 대해 별다른 애정을 과시해 보지 않았다. 아니, 그보다 이 지역에 사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한편, 거주지를 밝히게 될 시에는 본의 아니게 주눅이 들거나 창피해 하는 마음이 도사려 있곤 해왔다. 무엇보다 지역을 인식하는 이미지 때문에 더욱 그러하였다. 행여 어느 좀 경제력 있는 사람들의 모임에 가면, 호구조사 일 순위에 해당하는 것이 "어디에 사세요?" 인데, 한국 사회에서는 어느 일면 지역의 거주지가 신분과 능력을 나타내는 척도로 가늠 되는 측면이 없지 않은 것에 연유함이기도 하다. 그래서 "신림동"이라고 하면 어쩐지 대상의 무리에서 제외되는 듯한 느낌을 받고는 하였다.

그런 저런 이유로 해서 오랜 세월 기거하여 생활하였음에도 정작 우리 동네 주변에 무엇이 있고,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가에 대하여 그저 눈에 들어오는 부분 외에는 따로 지각하는 것들이 없을 뿐더러,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며 생활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해서 오히려 타 지역에 대하여보다 내 거주 지역에 대해 애정이나 앎이 훨씬 적었다. 하여 어쩌다 손님이라도 오면 난감해 하며, 의당 우리 지역보다 무조건 시내나 유명한 타 지역으로 나가기 일쑤인지라 하다못해 내가 사는 지역의 맛 집 하나도 잘 모르는 형편이곤 하다.



 

카페 탐험 활동에 따른 의식 확장과 진취적 각성

그런데 최근에 우연히 카페 탐험대 활동을 하게 되면서 우리 집 근처를 돌아보기 시작하게 되었고, 그렇게 천천히 음미하며 동네 구석구석에 대하여 호기심을 가지고 관찰해 나가다 보니 제법 눈에 띠는 곳들이 하나 둘 생겨나곤 하여 기쁘고도 즐거운 마음이다. 그래서 유명 타 지역의 카페 밀집 지역들만 찾아 돌아다닐 것이 아니라, 내가 사는 지역에 대하여도 관심을 기울여 알아보고 탐구해 나가야겠다고 하는, 카페 탐험에 연이은 지역사회에 대한 애정을 가져 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에 더하여 개인적으로 예전에 읽은 책 가운데 양귀자의 <원미동사람들>이라는 책을 상당히 재미나게 읽은 기억이 있는데, 그 책을 읽으며 언젠가 나도 한번 소소하게 내가 사는 지역의 주변 이야기를 해볼 수 있겠다 싶기도 하였던 기억이 다시금 되새겨 진다. 그래서 기회가 닫는 대로 유명 카페 밀집 지역 외에 내가 사는 곳 주변의 카페들을 찾아 이용하며 그 체험으로서 카페에 대한 관심과 글을 이어나가 볼까 한다.

왜냐하면 그간의 카페 탐험 활동을 통해 생각해 보니 카페에 대하여 경영이나 로망을 갖는다는 것은 그저 막연히 생각할 때와는 달리 무조건 경제력이나 위치 등의 접근성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듦이다. 경제적 능력으로서만 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던 상태에 머무르지 않고, 또는 입지가 중요하다고 하는 일반적 관점이나 통념에서 나아가 틈새를 찾아보게 되는 등, 보다 새로운 생각과 시선을 가지고 창의적 모색을 해보게 됨이다. 즉 얼마만큼 카페에 대해 알고 실질적 관심이 있는가의 여부에 따라 카페에 대한 구상과 태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자본력 이외에도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와 부분들에 대해서 세심하게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고, 오히려 그 점들이 더 관건일 수 있겠다고 하는 의식의 깨우침이 일어난다.

그래서 내가 이용하고 느낀 바에 대한 카페 이야기를 여건과 상황에 따라 진행하며,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이어가 보려 한다. 카페에 대한 사랑이 지역에 대한 관심과 앎으로 개선되어 지역사회와 애정을 나누게 될지 모르겠다. 하면 내가 사는 지역과 지역사회에 대한 우정으로 신장될 수 있을 것이며, 그러한 관점으로 모색되어도 그 아니 괜찮은 방법 가운데 한 가지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카페는 아는 만큼 이용하게 되고 관심만큼 모색을 불러일으킨다. 
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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