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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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동설과 지동설, 어느 것이 돌든 우리는 상관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것을 돌려버렸다는 데 있다. 무슨 엉뚱한 소리냐구? 우리는 애초에 지구도 태양도 돌려버리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모였다. 하나의 표적을 정하고 마음을 모으고 힘을 보태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 행로에 이름을 붙여주고 함께 걷기 시작했다.
‘단군의 후예’, 이른바 단군의 여정이 그것이다.
1년 전 어느 날 지구는 독수리 오형제에게 맡기고 우리는 추락하는 자신을 구하기 위해 특수 임무를 받은 무적해병이 되어 지구를 타고 항해에 나섰다. 항해를 하는 동안 우리는 태양을 한 바퀴 돌려버렸다. 그리고 이제 우리들은 태양을 크게 돌아 출발했던 곳으로 다시 골인한다. 항해를 하는 동안 우리는 세상의 곳곳을 들여다보았다. 그것은 일상의 모습이었다. 퇴근시간을, 퇴근 후 삼겹살과 소주를, 2차와 3차를, TV 시청을, 과다한 업무와의 합의를 보아야 했다. 그러나 그 전에 먼저 자신의 내면의 곳곳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늦잠 자던 버릇을, 미루던 게으름을, 실천하지 못하던 미적지근함을, 나태한 자신을, 잔꾀를, 합리화하는 자신을 보았다. 그리고 결국 꿈으로만 그리던 미래의 자신에게 한 발짝 다가섰다.
혼자서 다수의 동료들을 왕따시키는 테러를 가해야 했고, 여름의 더위로 인한 피곤함과 한 겨울 새벽 단잠을 끊고 이불속의 따스함과도 우리는 맞서면서 자신을 테스트 하였다. 장거리 출타중에도 우리는 선한 책임감을 느끼며 새벽을 지켜내었다. 모든 이들의 박수갈채를 받는 귀환을 꿈꾸며 당당한 항해를 하였다. 이제 우리는 당도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다시 항해를 나설 수밖에 없다. 아직도 우리는 태양을 아홉 번이나 더 돌려야 한다. 이제 그것은 각자의 과제가 되었다. 선한 책임감을 갖고 우리는 서로를 격려해야 한다. 단군의 후예들이 위기에 빠져 또 다시 과거와 싸워야 할 때 우리는 함께 엄호 해 주어야 하고, 지원사격도 해 주어야 한다. 우리는 단군의 '영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