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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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위로와 힘을 주자!!
나는 언니들을 지원하는 일을 5년째 하고 있다. 그녀들을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나의 삶은 힘들고 고통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녀들에 대한 사회적 낙인감의 벽을 뛰어넘기 위해 시도했던 수많은 시행착오들과 사회적 외면. 나는 그 지난한 일을 버티고 견뎌내야 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힘들고 이대로는 버티고 견뎌낼 힘이 부족하여,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나 스스로 나를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10여년전 학위논문을 쓰면서 미술치료를 배우고 많은 자료를 수집해 놓았었다. 그 중에 '만다라'에 관련된 책들이 손에 잡히기 시작했다. 또한 99년 롯데월드 민속박물관에서 개최되었던 만다라 예술대전 자료들이 나의 가슴을 뛰게 하였다. 나를 치유하고 새로운 힘을 북돋우는 매개체가 분명해졌고 명징하게 나는 '만다라'에 이끌리고 있다.
1. 목표
1) 매일 다양한 저자들의 글을 읽는다.
하위목표 : ① 변경연 연구원 지정도서 5권 읽기
② 만다라 관련도서 5권 읽기
2) 매일 글쓰기를 한다.
하위목표 : ① 심리여행 노트에 매일 1장씩 기록한다.
② 말을 걸고 싶은 사람을 정하여 편지체로 글쓰기를 한다.
3) 만다라 작업을 8회 이상 실시한다.
하위목표 : ① 매주 월요일 17시부터 1시간 동안 C't와 함께 작업한다.
② 만다라 작업 후 그 과정을 내밀하게 기록한다.
③ 만다라 이론과 치료과정을 피드백 받는다.
4) 매일 30분 이상 명상(기도) 시간을 갖는다.
하위목표 : ① 도반으로부터 명상수행법을 배운다.
② 새벽 4시 50분에 기상하여 명상을 수련한다.
2. 예상 난관과 극복 방안:
1) 일단 출장이 잦아 라이프스타일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래도 일단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야 한다. 낮에 졸더라도 ....
2) 8월 23일부터 31일까지 인도행이 잡혀 있다.
→부족장 및 부족원들과 의논하여 인도행 보고서로 대체해본다.
3) 신경성 위장장애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 유연하게 대처하자. 또한 홍삼을 장기간 복용 해 본다.
3. 목표 달성시 일어날 긍정적인 변화
1) 심리적 어려움에 직면할 때마다 심리기저를 자연스럽게 글로 표현해 낼수 있다.
2) 어떠한 문제상황(스트레스)에서도 긍정적으로 감정을 표출할 수 있다.
3) 도반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명상 수련을 혼자 해낼 수 있다.
4.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나에게 줄 보상
1) 30일 성공하면 송광사 불일암과 새벽예불에 참여한다.
2) 80일을 성공하면 네팔 카트만두 방문 계획을 세운다.

수선언니는 10년이 넘게 일명 떡집(성매매집결지)에서 일하다 4년전에 구조되었다.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알콜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제밤에도 술에 취해 끊임없는 술주정 전화로 깊은 잠을 방해당했다.
트라우마의 잔혹에 대해 머리로 이해하면서도 술취한 상태로 전화를 해대기 시작하면 반복되는 이야기에 슬슬 화가나기 시작하고 짜증이 극대화된다.
결국에는 전화를 꺼 놓고 잠을 청해야만 겨우 1~2시간만이라도 잠을 자고 출근할 수 있다.
어제 밤에도 전화를 꺼 놓는 바람에 사고가 났다. 아침에 눈을 뜨니 6시다.
나 대신 전화를 꺼 놓지 않았던 직원이 경찰서로 불려가 아침까지 수선언니 보호자로 애썼다 한다.
작년 술주정으로 사고가 난 벌금을 갚지 않아 체포되어 검찰로 넘어가기 일보직전이라고 한다.
급하게 벌금을 입금하여 교도소행을 면하고 숙소로 들여보냈다.
직원들은 수선언니의 술버릇을 고치기 위해서라도 벌금을 갚지 말고
교도소에서 고생을 해보게 하자고 한다.
수선언니는 술취해 있으면서도 소장님이 자신의 벌금을 갚아줄거라고 믿고 있다고 직원이 전해왔다.
교도소로 들여보내면 조금은 정신을 차릴 것이다.
그러나 믿고 있던 소장이 자신의 벌금을 갚아주지 않았다는 불신감으로 상처난 가슴에 더 멍이 들것이다.
그동안 수 많은 언니들에게 뒤통수 맞았던 기억이 이제야 생각나서 다행이다.
진옥스님이 그 동안 지지하고 격려하면서 도움을 주셨던 그 애정이 나에게는 부족하다.
직원들의 말에 조금 흔들렸던 내가 아쉽다.
늘 돈이 문제다.
생각없는 갈대와 같이 계속 흔들리더라도 본연의 부르심을 잊지 말자.

내일은 경숙언니의 49재가 있는 날이다.
제사를 지내기까지 걸림돌들이 있지만
지금도 현장에서 절망과 고통속에 울부짖는 언니들에게도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우리의 염원을 담아서 잘 치뤄야 할 것이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언니들이 참석하겠다는 연락이 온다.
그녀들이 오늘 밤에 술에 취하지 않기를 바래본다.
언니들을 만나러 가는 아웃리치.
대부분의 활동가들은 밤 아웃리치를 나가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거나 부담스러움을 갖고 있다.
아웃리치에 대해 충분히 준비를 해도
붉은 불빛이 새어나오는 업소에 들어설 때
업주들의 문전박대나 위협적인 행동이 일어날 것에 대한 불안을 갖게 된다.
지금까지 아웃리치를 하는 동안 큰 어려움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처음 들어가는 업소인 경우에는 어떤 반응이 나올지
신입활동가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직원들에게 긍정적인 비젼과 안전한 직장에 대해 대안을 제시해주어야 하는 부담감.

몇일째 계속되는 신경성 위염에 시달리느라 사안마다 깊이 몰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침마다 수글부족 모닝페이지에 출석체크를 하고 다시 쓰러지는 일이 반복되면서 매일 아침마다 일어나 출석체크를 하는 일이 무의미해졌다가도 그 일상을 놓고 싶지도 않습니다. 새벽마다 일어나 다시 쓰러지면서 진정 내가 하고자 하는 필살기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나를 떨리게 하는 필살기를 다시 정비하는 일이 시작하려 합니다.
멀리 가기 위해서는 체력관리를 해야겠다고 오늘도 다짐하면서 달라이라마가 매일 명상에 잠기기전 런닝머신으로 체력관리했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다시 힘을 내면서....

수선언니는 알콜중독이다.
밤이면 술을 마시고 공원에서 작업에 들어가다
꾼에게 잘 못 걸려들어 경찰의 관여가 시작되기를 수차례.
또 밤이면 공동체 식구들에게 술을 빌어 밤새 전화를 걸어대기를 몇년째다.
트라우마와 알콜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오늘 요한병원에 입원하기로 언니 스스로 선택했다.
공동체에 들어오는 언니들 모두가 피폐해진 정서상태라
수선언니의 알콜중독을 보듬어주지 못하고 밀어내면서 트러블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트러블에 대해 상황과 조건이 이유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녀들의 고통과 절망을 깊이 들여다보지 못한 나의 책임이 크다.
모든 트러블이 나로부터 시작되지 않을까. 깊이 침잠된 상태.
수행의 부족이라는 스님의 말씀처럼.
난 이 단계를 뛰어넘고 싶다.
다른 이유들이 있을 수 없다.
어떤 트러블 상황과 조건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고 싶으니.
성실한 수행으로 매순간 끊임없이 각성하자.

6군데 업소를 돌아 60여명의 언니들과 눈을 마주치며
그녀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을까 3시간 동안 노심초사.
오늘은 문화센터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들고 그녀들을 찾아갔는데
언니 한분이 책을 찾았드랬습니다.
무슨책을 읽고 싶으냐고 물으니 그냥 아무책이나 읽고 싶다.라고.
다음에 도서목록을 갖고 가기로 약속하면서 괜히 신이났습니다.
몇년동안 그 소굴을 벗어나지 못하고 좌절한 그녀들이 저에게 무엇을 요구한다는 것은
절망을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싹트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 신이난건 그동안 뭔가를 배워보기를 줄기차게 권유받았던 언니들 5명이
제과제빵과 컴퓨터를 배우겠답니다.
그녀들은 배우겠다고 하였으나 그녀들과 나는 그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압니다.
밤이면 술에 취해 다음날 일어나 밤 7시 30분에 출근하는 시간도 겨우 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녀들에게 1년이나 2년 후에 일어날 변화를 끊임없이 권유하면서 그녀들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난 그런 그녀들과의 만남이 신납니다.
보내주신 책으로 그녀들에게 용기와 희망의 싹이 자라게 하는 통로가 되게 할 것입니다.
샤먼님의 마음 보탬이 저를 씩씩하게 합니다.^^

오늘은 2010년 2차 검정고시가 있었다.
5명의 언니들이 신청서를 접수하였는데
3명의 언니들이 못 일어나거나 포기하는 사태가 발생하여
아침부터 전쟁을 치르느라 하루가 아주 길었다.
스탭들과의 의사소통에 한계를 느끼며 나의 리더쉽을 다시 한번 직면하여 본다.
능숙한 감정처리를 요구받아 힘들다.
늘 무겁고 유쾌하지가 않다.
힘들어서 진옥스님을 찾아뵈었다.
2시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허나 마음에 큰 위로가 되지 못하였다. 스님은 수행을 강권하신다.
스님께 투정부리고 싶고, 사랑받고 싶어하는 어린아이가 내 안에 있음을 확인한다.

질풍노도의 청소년기 소녀들을 만나 그녀들의 보금자리를 만들어주고 복잡한 심정.
찌는듯한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1시에 만나
그녀들의 허기를 해결하고 처한 상황이 녹녹치 않아 선택권을 부여하였다.
그녀들이 택할 수 있는 현실은 내민 나의 손을 잡는 방법뿐이었으리라.
월세방을 얻어 청소와 뒷정리 후 내일 다시 만나기로 하고 그녀들과 헤어졌다.
그녀들을 위해 약간의 도움을 내밀었지만 뒷통수가 땡긴다.
청소하면서 배고프다고 몇번이나 허기짐을 표현하였던
나경이의 배고픔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집으로 돌아온 나.
그녀들의 주머니는 텅 비어있을텐데.
나의 어린시절 배고픔을 잊어버린 나.

<집법구>
허공에 새가 날아갈 때
그림자도 함께 따라가듯이
선을 했거나 악을 했거나
그것들이 중생의 뒤를 따라갔네.
노자가 부족한 여행자가
길에서 고통을 당하듯이
그처럼 선업을 행하지 못한 모든 유정은
악취로 들어갔네
노자가 풍부한 여행자는
길에서 편히 쉬어가듯
그처럼 선업을 행한 모든 유정은
선취로 나아간다네
죄악이 아무리 적다고 해도
괜찮다고 생각지 말라.
물도 한 방울씩 모아보면
큰 그릇을 점차 채우리라.
작은 악을 저질러서
내 뒤를 따르지는 않는다고 생각하지 말라.
한 방울씩 떨어지는 작은 물이라도
큰 그릇을 채울 수 있듯이
작은 악이 조금씩 쌓이면
어리석은 이에게 그득 차리라.
작은 선을 행하여서
내 뒤를 따르지 않는다고 생각지 말라.
한 방울씩 떨어지는 작은 물이라도
큰 항아리를 채울 수 있듯이
작은 선이 조금씩 쌓이면
또한 착실하게 가득 차리라.

소금의 영성
강준민
소금은 말이 없고 소리도 없다.
소금은 냄새가 없고 화려하지도 않다.
그러나 소금은 없어선 안 될 필수품이고 생명과 같다.
소금은 물처럼 자신을 감추고 모든 것을 소생시킨다.
빛은 자신을 드러냄으로써 어둠을 밝히지만, 소금은 자신을 감춤으로써 어둠을 삼켜 버린다.
소금의 아름다움은 지나치지 않는 소박함에 있다.
소금은 부족하지도 않고 넘치지도 않는 적절한 균형에서 최고의 맛을 낸다.
소금의 영성은 균형에 있다.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것이 균형이다.
치우침이 없는 것이 정로이다.
정로를 걸어가는 것이 소금이다.
소금은 남을 변화시키며 세상을 변화시킨다.
바다는 모든 것을 품고 모든 것을 소생시킨다.
품은 것에 동화되지 않고 변화시킨다.
변화시키는 바닷물의 능력은 그 속에 있는 소금에 있다.
또 소금은 신성하다.
하나님께 드리는 소제에 소금을 쳤다.
소금은 언약의 말씀을 상징한다.
생명을 공급하는 가장 소중한 것들 속에 소금이 담겨 있다.
눈물에 소금이 담겨 있고 땀에 소금이 담겨 있으며, 피에 소금이 담겨 있다. 따라서 소금은 생명이다.
소금은 자신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소금은 남을 위해 맛을 낸다.
소금은 자신을 녹여 맛을 낸다.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썩어 가는 세상을 썩지 않도록 도와주는 소금,
우울한 세상에 조용히 맛을 내는 소금 같은 사람이 되자

업소 대기실에서는 업주들이 책을 읽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언니들은 고스톱을 치거나 화투패를 마추고
카드놀이를 하며 손님들이 불러 주기를 기다리며 시간을 죽이고 있다.
손님들을 기다리는 시간에 책을 읽게 하면 좋으련만
언니들이 책을 읽고 있으면 재수가 없다. 머리가 커져서 말을 안듣는다 등
언니들을 업주들의 지시에 복종시키기 위해 책 읽는 것을 막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언니들 중에는 그 생활을 견뎌내기 위해 우리가 내미는 책을 대여한다.
나는 그런 언니들을 위해 손을 내밀 수 있어서 참 좋다.
문화센터에서 하는 리본공예를 배우겠다는 언니들도 생겼다. 앞으로 바빠지겠지. 그래도 좋은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