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단군의

/

1단계,

첫

  • 최금철
  • 조회 수 2743
  • 댓글 수 7
  • 추천 수 0
2010년 8월 4일 04시 26분 등록
바람 한 점 없는 아침이군요.
그래도 선선하여 여름치고는 견딜만합니다.
=======================================
부산 부족원 여러분을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오늘은 약간 긴 얘기를 쓸까 합니다.

옛날에 아주 명망높은 스님 한 분이 계셨습니다.
홀로 출가하여 어느 날 한 소식 하신 이 분은 깨달음을 나누고자 작은 암자 하나를 지으셨죠.
풍광좋은 곳에 위치한데다 스님의 선풍에 이끌린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습니다.
계를 받고 정식으로 스님의 제자가 된 분들도 있었고,
동안거, 하안거 때 이 곳에 모여들어 수련을 이어가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개중에는 속가 제자들도 있어서 나름대로 스님의 가풍을 닮아가고자 하는 분들도 있었고요.
하나 둘 제자들이 늘고 오가다가 들리는 사람들도 늘다보니 문제도 있었습니다.
스님의 애초 기대와는 달리 제자들끼리의 분란도 있고,
오가다 들린 사람들이 절 마당에서 법석을 피우기도 했겠지요.
그러거나 저러거나 스님은 늘 멀리서 바라만 볼 뿐 시시비비를 가리지는 않습니다.
그것도 수련의 일부이거니 여기시는 것 같았습니다.
언젠가 딱 한번 시비의 와중에 글을 내리신 적이 있지만
그것은 바깥 사람의 항의에 대한 답변이었지 제자들 간의 시시비비에 끼어든 것은 아니었습니다.
멀지 않은 얼마 전 또 작은 소란이 있었습니다.
제자들 사이의 작은 감정 싸움이 눈덩이를 굴리는 것 처럼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아무도 굴리고 싶어하지 않았겠지만 그리 되더군요.
속가제자 한 사람이 밖에서 지켜보다 한마디 거들기도 했습니다.
정식 수련 중에 있던 본 제자로부터 칼날섞인 일침을 받습니다.
어줍잖은 제 3자라는 호칭과 더불어 애초 의도를 곡해하는 반응을 돌려받은 속가제자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자기 주장을 절 마당에서 공공연하게 쏟아내던 제자와 달리
정식으로 계를 받지 않은 속가제자는 그럴 자격이 없다고 스스로 여겼습니다.
며칠 이런 저런 생각이 많던 속가제자는 속담 하나를 떠 올립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
알고보면 웃기는 일입니다.
애초 절을 보고 찾아 온 것도 아니고 주지 스님이 바뀐 것도 아닌데...
속가제자는 한 때 새벽기도를 열심히 다니던 크리스찬이었습니다.
다니던 교회를 떠날 때도 비슷한 마음이 있었지요.
절을 떠나며 뒤돌아 보는 마음은 그 때 만큼이나  참 아릿합니다.
사실 아픕니다.
아프다고 대 놓고 말도 못하고 아팠더군요. 많이...
==================================================
저는 어떤 일의 고민이 짙어지면 사태를 원점으로 돌려놓고 고민을 벗어날 때가 가끔 있습니다.
못된 성미이지요.
오늘이 지나면 이곳을 매개로 이어진 모든 온오프라인상의 모임과 무관한 사람이 되기로 했습니다.
이곳도 있고 모닝페이지도 따지고 보면 이곳이 매개가 되었군요.
개인적으로 영남모임, 부산모임, 단군의 후예까지... 그동안 얻은 인연이 참 많군요.
사람을 버릴 수는 없으니 개인 개인과의 인연은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단군 프로젝트는 시작한 일이니 이곳에 출첵하지 않고 혼자 진행하겠습니다. 
100일이 지나고 나면 제 성취도를 짧게라도 올리는 것이 예의이겠으나 장담은 못드리겠습니다.
내일부터 출석체크는 먼저 들어오시는 분이 올려서 마지막까지 부산부족의 명맥을 이어주십시오. ^^;
미안합니다. 당혹스럽게 해서...
이곳에 글을 남기는 것은 최소한의 예의이기도 하고
글을 읽을 분이 매우 제한적인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절을 들리지만 자신의 문제만 돌아보고 타인의 공간에 관심이 적은 것도 아쉬운 부분이긴 하지만...
IP *.246.146.138

프로필 이미지
지금
2010.08.04 06:04:49 *.195.123.188

지금입니다.

눈을 비비고 읽는 제목에서 쿵하고
긴 글에서
부족장님의 깊은 고뇌를 느낍니다.

잠이 확 달아났습니다.
모르는 일이오나 오늘부터 안녕이라는 말씀이네요.
어찌하오리까
프로필 이미지
수희향
2010.08.04 06:54:20 *.70.142.131
말씀 잘 들었습니다. 귀로 마음으로 그리고 내면 깊이..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바람처럼 그리 다시 홀연히 돌아오셔도 감사할 것 같습니다.
인간세상, 그 어디인들 울고 웃음 없는 곳 있을런지요..

혹여라도 떠나시는 발걸음 무거울까 더는 말씀드리지 않겠지만
시간이 흘러 문득 그 발걸음 이곳으로 향하실지 모르오니
지키고 있겠습니다..

먼별 샤먼, 수희향 올림. 
프로필 이미지
나경
2010.08.04 08:26:17 *.131.41.34
아니!!!

어찌 떠나십니까?
출첵 시간 오전9시인 저도 가는데...
어제 아침 "할 말이 없습니다.."시던 한 마디에 맘이 무거웠는데,
오늘 아침에는 더 큰 무게로 던지시네요...

저는 하도 많이 떠났다가 왔다가 갔다가 왔다가
하는 사람인지라
던지고 가는 이야기, 명랑하게 받겠습니다^^

저는 받아가기만 하고, 아직 아무 것도 공헌하지 못했는데,
어쩔....
프로필 이미지
이호금
2010.08.04 13:26:58 *.119.209.11
육조단경에 보면
'바르게 닦아가면 비록 나와 떨어지기 천리라 하더라도 항상 내곁에 있는 것과 다름없으려니와
이 말에 깨닫지 못하면 낯을 서로 대하더라도 천리만큼 먼 것이니 무얼 애써서 멀리 올게 있겠나?'
라는 혜능대사의 말씀이 있는데요.

변화를 위해 모인 그 마음이 하나라면 비록 형산님께서 멀리 계셔도 항상 곁에 있는 것과 같겠지요.
많이 아파하지 마시고, '글쓰기 습관화와 인생의 재편' 꼭 이루시길 기도하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0.08.05 05:39:24 *.161.173.71
오늘 아침, 나름의 제목에 이끌리어 들리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요.

글 읽고 조용히 나갑니다.
프로필 이미지
김욱진
2010.08.05 06:14:38 *.13.4.42
말씀에서 고뇌가 느껴지네요
사연은 잘 모르지만 혼자 정진하시더라도 좋은 성과가 계시길 바랍니다.
저도 고향이 부산인지라 언제 인연이 닿길 바랍니다.
프로필 이미지
써니
2010.08.19 02:37:32 *.36.210.171
때로는 그 날의 날씨나 일진이 사람을 미치게 하는 때가 있더이다. 그 날의 귀신 씻나락 까먹듯 재수에 옴 붙었던가 보구려.

언제까지나 격려와 위로를 아끼지 않을 듯, 늘 애처로워하던 누이를 남겨 두고 저 혼자 돌연 내빼는 심사를 어찌 해석해야 할지...

무정하고 야속한 사람 같으니라고. 이 무슨 해괴망측한 일이며 어인 결정인가.


많은 사람들이 이번 그리스* 터키 여행에서 무엇이 가장 기억에 남느냐고 내게 묻더이다. 아무 생각 없이 떠나 여러 좋은 풍광들을 접하였지만, 나는 밧모스 섬의 사도 요한 신학자 수도원이 가장 기억에 남더이다. 요한 사도가 정배를 떠나 동굴에 기거하며 깨달음을 얻기 위해 행한 수행의 자리를 접한 것이 가장 감동적입디다. 동굴 속에서도 머리 하나만 겨우 들어가도록 혹은 그렇게 날마다 같은 자세로 수행을 하다보니 움푹 패이고 만- 납작하게 업드려 누운 자세로 동굴에 머리를 처박으며(?) 얻은 계시, 묵시록의 작성이 내게는 가장 숙연한 느낌으로 다가왔지요. 예수님에게 많은 제자들이 있었지만, 사도 요한 만큼 오롯한 마음으로 외로움과 박해를 뛰어 넘어 예수님의 말씀을 그대로 전하려 애쓴 이도 드물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세상과 더불어 살아가다 보면 때로 혼란이 서리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편견에 사로잡혀 섣불리 제 맘 대로식 판단을 서두르며 오류를 정당화 해서는 안 될 것이외다. 어쨌거나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으나 언제 어디서고 다시 너그러워지고 평화로울 수 있다면 다행일 것이지요. 모쪼록 어디에서나 그대에게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리다. ()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81 [출석체크 074-부산부족] 여기입니다^^ [3] 수희향 2010.08.05 2633
580 [출석체크-53일차-필살기부족] [7] 이경우 2010.08.05 2346
579 [꿈벗28기_이팔청춘] 단군일지_32일차 [7] [Healing] 최우정 2010.08.05 2714
578 <외국어 74일차 출석체크> 기 회 !! [9] 최주옥 2010.08.05 2637
577 74일차-문화부족: 오늘도 또하루의 행복한 날입니다. [18] 한정화 2010.08.05 2696
576 [출석체크 074일차 꿈벗부족] 뿌듯한 날 [8] 효은 2010.08.05 3362
575 [출석체크_074_수글부족] 함께! [9] 김경인 2010.08.05 2717
574 [출석부_외국어부족_10주차] file [2] 이희청 2010.08.04 2237
573 [100일 파티..] [71] 수희향 2010.08.04 3340
572 [출석체크_52일차_필살기부족] [5] 고정욱 2010.08.04 2547
» [출석체크 부산부족] 073일차, 굿 바이~ [7] 최금철 2010.08.04 2743
570 <외국어 부족 73일차 출석부> 그날 그때처럼 [18] 최주옥 2010.08.04 3122
569 [꿈벗28기_이팔청춘] 단군일지_31일차 [10] [Healing] 최우정 2010.08.04 3256
568 [출석체크 73일차 문화부족] [13] 미나 2010.08.04 2458
567 [출석체크 073일차 꿈벗부족] 날마다 기적 [8] 효은 2010.08.04 2872
566 [출석체크_073_수글부족] 함께 하는 힘! [18] 김경인 2010.08.04 2796
565 [출사표-필살기부족] Job Utopia를 실현하기 위한 첫 발걸음, 안명기 [66] 안명기 2010.08.03 2944
564 [모임후기] 외국어 부족 오프모임 08.02. file [16] 이호금 2010.08.03 2661
563 출석체크-51일차-필살기부족 [5] 박광영 2010.08.03 2697
562 [출석체크 부산부족] 072일차 [2] 최금철 2010.08.03 2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