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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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제 했던 이야기는 2005년, 대학 4학년때니까 벌써 오래된 추억이에요.
제일 오래 나가있었던 여행으로, 유럽에 4개나라를 30여일, 동남아 4개나라를 45일?정도 돌아다녔어요.
그 여행은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 한구석이 저릿한, 그다지 행복하지만은 않았던 시간인데요,
정말 한없이 부족하고, 아무것도 아닌 벌거벗은 나를 맞닥트리는 순간순간, 인정하지 못하고, 힘들어했어요.
마음이 약해져서 다음 목적지로 떠나야 할때마다, 새로운 곳에 도착해서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마다
발걸음이 쉬이 떨어지지 않고 겁이 났었어요.
캄보디아, 베트남을 지나 라오스 비엔티안의 한인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해선 멍하게 몇일을 있었답니다.
떠나야 한다는. 게 싫어서 로비 한구석에 앉아서 책보고, 밥먹고, 산책만 몇일을 반복했는데,
그당시엔 세상에 나 혼자인것 같고 외롭고 뭘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마음이 텅 빈 느낌이었거든요.
그때 따뜻한 위로를 건넨 책이 신현림의 <나의 아름다운 창>(1998)입니다. 사진 에세이에요.
책꽃이에서 아무생각없이 꺼냈는데, 홀로있음에, 의지가 느껴지는 사진 한장에. 순간, 몰입해버렸어요.
영어책은 쉬이 넘어가지않고, 한글책을 찾기 어렵던 여행길, 그 순간의 저에겐 단비같았던 책이에요.
다시 힘을 내서 떠날수 있게 용기를 주었답니다. 이후 라오스에서 아직도 생생한, 최고의 미소를 만났어요.
요샌 사진이 워낙 흔하잖아요. 셀수없는 사진들에 사진잘찍는법부터.. 입문서, 여행/사진에세이..
오래되고, 약간 취향을 타는 책이긴 한데, 유명한 현대 사진작가들의 흑백사진들을
시인 나름의 시선으로 감성적으로 적어내려가고 있어 조심스럽게 소개해봅니다.서점 가시면 한번 찾아보세요.
그리고 <쿠바를 찍다> , 사진작가 이광호씨의 쿠바 사진여행기록입니다.
읽고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해지고, 떠나고 싶어지는 책이랍니다. 안읽어보셨다면 함께 추천드려요,
쿠바를 떠올리면 체 게바라가, 그를 떠올리면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가 떠오릅니다. 언제나 가볼수있을까요.
영화 사운드트랙을 마지막으로. 행복한 주말 되세요 :)
덧. 영화에 관심이 생긴분들을 위한 trailer.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