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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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가는 길]
출처-청춘만끽 500일간의 세계 일주, http://hwan768.blog.me/
*이 사진은 저작권자의 동의를 얻어 게시하였습니다.
2011년 11월 16일 수요일 073일차 ['좋은 사람']
안녕하세요, 청룡부족 대문지기 강경화입니다.
오늘은 친근한 배우 박중훈씨의
'좋은 배우론'에 관한 지난 인터뷰에서
나눌만한 글을 찾았습니다.
(성의있는 인터뷰로 사랑을 받고 있는
이동진씨 블로그에서 인용하였습니다)
박중훈씨라고 하면, 코믹 연기의 주연으로
사람들의 기억속에 남아있는데요,
인터뷰를 찬찬히 살펴보면서
이 분이 롱런 할 수 있었던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무척 현명하고, 지성적입니다.
'독서를 많이 하신 듯한 느낌'이 대화에서 묻어나오네요.
오늘은 수요일입니다.
시간이 참 빠르죠? ^^
때로는 힘겨워도, 밝게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하루 잘 보내세요~~
[-사실 ‘내 깡패 같은 애인’에서 박중훈씨의 연기를 보면서,
배우의 실제 삶이 연기에도 큰 영향을 주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동철은 절망적으로 보려면 얼마든지 그렇게 볼 수 있는 캐릭터인데,
극중 상황이 좋지 않아도 그 인물에게선 왠지 밝은 기운이 항상 서려있는 듯 하거든요.
나이를 먹어가면서 박중훈씨의 눈이 점점 순해지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몇 년 전과도 또 다른 느낌이에요.
“그렇다면 정말 다행이고도 기쁘네요.
제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삶에 점점 편하게 다가가는 것 같아요.
저 역시 그런 게 연기에 반영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사실 ‘내 깡패 같은 애인’ 이전에는
제가 누군가에게 스스로를 희생하는 캐릭터 연기를 해본 적이 없었어요.
다 내가 뽑아먹거나 뽑아먹질 못해서 쓰러지는 캐릭터들이었죠.
실제로 제가 남을 위해서 희생하는 박애주의자인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이제는 남을 생각하는 시간이 훨씬 더 많아진 것은 사실이에요.
예전엔 나 하나만 생각하기도 바빴죠.
이젠 열심히 해서 안 되면 받아들여요. 그런데 예전엔 받아들일 수 없었어요. 될 때까지 했죠.
비가 올 때까지 제사를 지내는 인디언 기우제처럼 살아왔기에 너무나 많은 것을 놓쳤던 거에요.”
-배우의 실제 삶과 극중 연기는 확실히 밀접한 관련이 있는 거죠?
“그럼요. 연기하는 개인의 삶은 연기되는 타인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될 수밖에 없어요.
저는 좋은 배우가 되려면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믿어요.
예전엔 훌륭한 배우가 되는 게 꿈이었는데, 이젠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게 꿈이에요.
물론 후자의 가장 큰 요인이 전자여서 혼용해 쓰기도 하지만요.(웃음)”
-25년간 주연 배우로 충무로의 최전선에서 활약해오셨습니다.
이건 배우로서의 재능만으론 불가능한 일인 듯한데,
스스로 생각하실 때 이런 롱런이 어떻게 가능했다고 보시는지요.
“운이 좋았다는 것을 먼저 말씀드려야겠죠.
오늘까지 올 수 있도록 호응해주신 분들의 도움도 정말 컸고요.
그런데 제 스스로의 요인에만 한정해놓고 본다면,
위기가 왔을 때 비교적 인내할 줄 알았던 게 오래 버틸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좀더 설명해주시죠.
“위기 때는 보통 당황해서 수를 두거든요.
그런데 돌이켜보면 저는 수를 두지 않았던 듯 해요.
제가 순류와 역류를 비교적 잘 알았던 것 같아요.
순류 때는 헤엄을 열심히 쳤지만
역류일 때는 굳이 헤엄을 치려고 하지 않고 나뭇가지를 잡은 채 숨 고르기를 했던 거죠.
비가 오면 그냥 그 비를 고스란히 맞았던 것 같아요. 실패를 인정하는 편이었죠.
그런데 지금은 실패를 했어도
제 미래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믿었기에 인정을 했을 거에요.
전투에서는 졌어도 나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인 거죠.
제가 25년이나 주연 배우로 활동했지만,
요즘 관객들에겐 그저 ‘유명한 신인배우’ 쯤으로 다가갈 수도 있을 거라고 봅니다.
오래되다 보면 식상할 수도 있지만, 저는 젊은 관객들에겐 여전히 새로운 배우일 수 있는 거죠.”
-이제껏 살아오면서 영화 외적으로 가장 잘한 일 세 가지는 어떤 걸까요.(웃음)
“여성 팬들이 많았던 시절인 서른살에 결혼을 해서
아이 셋을 낳고 지금은 안정되게 가정을 꾸려가고 있는 게
가장 잘한 일인 것 같습니다.(웃음)
그 당시엔 아직 젊은 나이에 가정에 얽매이는 게 아쉬웠는데 말이죠.
그리고 힘들 때 영화계를 떠나지 않았던 것도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수모에 가까운 상황을 느꼈어도 비교적 잘 참고 인내했던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한 명의 배우로서보다는
한 명의 사람으로서 완성되는 게
훨씬 더 삶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을 들고 싶네요.”
-이동진의 '언제나 영화처럼' 중 그 사람의 얼굴, 박중훈 편.
http://www.bhgoo.com/zbxe/dangun_diary1/856129
편안함이 묻어나는 두분의 사진입니다.
'좋은 사람'의 인품이 느껴지지 않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