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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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풍경]
출처-청춘만끽 500일간의 세계 일주, http://hwan768.blog.me/
*이 사진은 저작권자의 동의를 얻어 게시하였습니다.
2011년 11월 17일 목요일 074일차 ['느낌과 표현']
안녕하세요, 청룡부족 대문지기 강경화입니다.
오늘은 역시 인기에 따라
끊임없는 부침에 시달리는 영화계에서
꾸준히 롱런하고 사랑받고 있는 배우 전도연의 인터뷰입니다.
이동진 기자는 배우로서는 이미 정상에 있는 이 사람에게
끊임없이 '마지막'에 대해 질문합니다.
이러한 질문에 대해
전도연 씨가 얼마나 현명한 대답을 하는지..
이 부분이 마음에 들어 오늘 새벽일지에 인용하게 되었습니다.
뭔가를 억지로 하려고 하지 말고
그저 느끼면 표현이 된다. 라는 이창동 감독의 가르침도
크게 와 닿습니다.
감독이 원했던 것은 , '자연스러움'이 아니었을까요?
한 주의 절반이 지나갑니다.
주간 계획은 어느만큼 실천하셨나요?
잠깐 중간점검 후 한걸음씩 나아가는 하루 보내세요^^~
[-여배우의 선택에 대해서 생각할 때마다
저는 그레타 가르보와 캐서린 헵번의 경우가 떠오릅니다.
가르보는 젊은 시절 인기의 절정에서 연기 생활을 그만두고 긴 여생을 은둔했죠.
반면에 헵번은 늙어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연기를 했고요.
저는 심은하씨와 전도연씨를 생각할 때도 비슷한 느낌이 듭니다.
두 분은 한때 ‘투 톱’으로 불릴 정도로 충무로를 이끄는
두 명의 최고 여배우였는데, 지금은 완전히 다른 길을 가고 있죠.
지금의 심은하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심은하씨는 제가 무척 좋아하는 배우이기도 했어요.
그런데 ‘저는 지금 충분히 만족해요’라고 그분이 말하면,
그게 맞는 게 아닌가 싶어요.
제가 지금 이렇게 계속 연기하면서 사는 것은
그게 전도연의 인생이기 때문이겠지요.
마찬가지로 심은하씨도 ‘가정 안에서 만족하고 또 행복해요’라고 한다면,
그게 심은하씨 인생인 것이죠.
어느 쪽을 선택하든 행복하고 만족한다면, 그게 그 사람의 인생인 것 같습니다.”
-만일 훗날 더 이상 캐스팅 제의가 오지 않게 되면 어떨 것 같습니까.
“극복하지 못할 한계라고 느끼게 되면 그만둘 것 같아요.
배우가 할 수 있는 노력이라는 게 기다렸다가 좋은 작품을 보여주는 것인데,
제가 기다려서 되는 게 아니라면 그냥 그만둘 듯 해요.
씁쓸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타협점을 찾고 싶진 않아요.”
-‘밀양’ 이후 아이를 낳으셨죠.
이제 어머니가 되셨는데, 지금 ‘밀양’을 연기한다면 연기가 달라질 것 같습니까.
“다를 것 같아요.
그때는 제게 아이가 없었기에 제가 연기한 신애가
전형적인 엄마처럼 보이진 않았던 것 같아요.
‘밀양’에서 신애는 아이를 잃은 엄마지만 전형적이진 않잖아요?
지금 다시 찍으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엄마의 모습에 신애가 더 가깝지 않을까 싶어요.”
-3년 전에 그렇게 연기하지 못해서 안타깝다는 말씀은 아니시죠?
“네. 지금 찍으면 그냥 다른 신애가 됐을 거 같다는 말이에요.”
-‘밀양’은 지금 전도연씨에게 어떤 영화로 남아 있습니까.
“ ‘밀양’은 대중에게 비쳐지는 이미지가 무척 큰 작품이지만
제겐 그런 이미지가 없어요.
이창동 감독님께 너무나 감사한 것은,
제가 배우로서 그때의 작업을 통해 이전에 가졌던 부담을 버리고
새로운 부담을 안게 되었다는 점이죠.
예전에 처음 이창동 감독님을 만났을 때
제게 ‘전도연은 참 연기 잘 하는 배우야’라고 하셨는데,
그게 칭찬이었음에도 기분이 좋지 않더라고요.”
-왜 기분이 좋지 않으셨나요.
“그 말엔 그런 걸 넘어서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일 테니까요.
감독님은 시간이 지날수록 제게 아무 것도 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배우는 카메라를 들이대면 본능적으로 뭔가 해야 되는 사람들인데도 말이죠.
연기자들은 원래 그런 중압감과 책임감에 시달리기 마련이에요.
그런데 감독님은 그냥 느끼기만 하라고 하셨어요.
저는 그때까지 느끼기만 해도 충분히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을 몰랐어요.
마음 속의 뭔가를 겉으로 표현해야 되는지 알았던 거죠.
근데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 거에요.
이후 카메라 앞에 설 때 반드시 뭔가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버리게 됐어요.
반면에 내가 느끼기만 해도 표현될 수 있다는 게 새로운 부담감이 됐죠.
묵묵히 버티고 선 채로 관객으로 하여금 느끼도록 해야 하니까요.
근데 그 부담감은 무척 설레고 좋아요. 이것도 분명 큰 부담이지만, 저는 좋아요.”]
-이동진의 '언제나 영화처럼' 중 그 사람의 얼굴, 전도연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