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소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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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8일, 저는 동호회 사람들과 덕유산으로 향하였습니다.
출발할 때 내리지 않던 눈이 전라도 무주로 갈수록 점점 많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야호~ 오늘 산에서 눈꽃을 볼 수 있겠다!
회사 출근하는 날은 눈이 오면 출퇴근 길 막힐까 봐 걱정 뿐인데요.
산에 가는 날은 눈이 오면 눈꽃 덮인 산을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버스에 앉아 있을 때부터 마음은 들뜨고
입가엔 미소가 번지고 그 기쁨을 도저히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덕유산의 이름을 풀어보면 크다, 넉넉하다, 너그럽다
눈이 올 줄 모르고 아이젠을 챙기지 않아서,
저는 어떤 분이 아이젠 한 짝을 빌려주셔서 겨우 향적봉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덕유산 정상 향적봉에서의 칼바람을 상상을 초월합니다.
빌딩 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보다 몇 배는 더 매섭습니다.
산을 오를 때 계속 끼고 있었던 장갑을 잠깐 벗었을 뿐인데,
칼바람이 손가락을 자꾸 내려쳐 감각이 없어져 버리고 맙니다.
맑은 날에는 정상에서 덕유산의 길고 너그러운 능선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데요.
이 날은 눈보라가 심해서 눈안개에 갇힌 듯
향적봉 주위를 전혀 둘러볼 수가 없어서 너무 아쉬웠습니다.
향적봉에 오른 후에 준비해 온 도시락을 꺼내서 먹는데,
밥이 아니라 얼음 덩어리를 떠서 먹는 것 같았습니다.
배고파서 밥을 먹고 싶지만,
밥을 먹을수록 너무 너무 추워졌지요.
정상은 칼바람이 매섭지만,
아름다운 새하얀 옷으로 갈아입은 나무들로 둘러싸인 산책로는
모든 것이 멈춘 듯 고요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덕유산을 내려가기 위해 곤돌라를 기다리면서 쬐었던 장작불.
불꽃의 온기가 그렇게 따뜻할 수가 없었습니다.
덕유산에는 곤돌라가 잘 되어 있는데요.
쉽게 곤돌라를 타고 올라 갔다가 내려올 수도 있습니다.
머리가 새하얀 어르신도 구경하러 많이 오십니다.
기회가 된다면 덕유산 눈꽃 보러 겨울에 한 번 가보시는 것 어떨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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