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소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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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신문 기사의 일부분으로 시작을 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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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edia.paran.com/news/view.kth?dirnews=2618392&year=2010
▲ 촐라체에서 기적적으로 생환한 박정헌 씨와 최강식 씨 ⓒ 한겨레신문
2005년 겨울, 히말라야 촐라체(에베레스트 서남서 17KM, 남체 바자르 북동북 14KM 위치 )를 정복하고 내려오던 중 크레바스에 빠져 갈비뼈와 양다리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입고 기적적으로 생환한 이들이 있다.바로 경남산악연맹 선후배 사이인 박정헌 씨와 최강식 씨이다.촐라체는 6440미터 봉우리이지만, 아직까지 1995년 프랑스 원정대 한 팀 만을 허락한 세계에서 가장 난벽으로 꼽히는 코스이다.프랑스 원정대는 극지법(히말라야와 같이 큰 산을 등반하기 위하여 우선 본거지를 설정하고, 차차 전지기지를 설정하며 목적지에 도달하는 방법, 방대한 인원, 물자, 시간, 자금이 소요된다)을 선택해 정상까지 고정로프를 깔면서 올라갔다고 한다.
그러나 박정헌 씨와 최강식 씨는 셰르파의 도움을 받지 않는 알파인 스타일로 단 둘이 촐라체에 도전했다.
후배 최 씨가 크레바스에 빠진 후, 삶보다 죽음이 더 가깝게 느껴졌을 두 시간 동안 선배 박 씨는 로프를 자르지 않았고, 후배는 사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하지만 두 사람은 고난은 그 때부터 시작이었다.발목이 부러져 걸을 수 없었던 후배 최 씨는 엉덩이로 미끄럼을 타면서 내려왔고, 갈비뼈가 부러진 선배 박 씨는 급경사에서 또 부상을 당해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추위와 사투를 벌이다 야크 몰이꾼 할아버지를 만나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당시 도전의 결과로 박정헌 씨는 양손 엄지 외에 손가락들을 모두 잃었다.최강식 씨는 또한 양손 열 손가락 가운데 오른손 엄지만 남게 됐다.손가락을 잃었지만 그들의 도전 정신은 길이 길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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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작년에 우연히 박정헌님의 촐라체를 다녀온 경험에 대한 강연을 듣게 되었습니다. 후배 최강식님이 크레바스에 빠져서 발목이 부러지고, 박정헌님은 갈비뼈가 부러진 상태에서 몸만 다치지 않았어도 단 몇 시간 만에 내려올 수 있는 거리를 수십 시간에 걸쳐서 겨우 내려와 목숨을 구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은 저에게는 정말 소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그 많은 이야기 중에서 저는 박정헌님이 들려주신 “뇌의 굶주림" 에 대해서 이야기해 드리려고 합니다. 위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두 분은 촐라체 등반 이후로 짧은 손가락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촐라체 등반 때 동상을 입고 모두 절단하게 된 것인데요. 두 분은 부상이 너무 심해서 빨리 산을 내려올 수 없었고, 오랜 시간 동안 조금씩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도구도, 음식도 없었기 때문에 추운 산 속에서 온 몸이 아마 동상으로 뒤덮였을 것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겨우 집 한 채를 발견해서 목숨을 건질 수 있게 되었고, 그 집에 들어가서 난로를 발견하고 몸을 녹였다고 말했습니다. 두 분은 그 동안 얼어 있던 몸을 난로 가까이 대고 오징어 굽듯이 바짝 추운 몸을 녹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실수였다고 말씀해 주셨지요. 두 분은 경험 많은 산악인이어서, 동상에 걸린 몸은 뜨거운 불에 바로 쬐면 안 되고 서서히 녹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수십 시간 동안 추위에 떨었던 그 죽을 것 같이 추웠던 기억 때문에 난로의 뜨거운 불을 아무리 쬐고 있어도 계속 추웠다고 합니다. 손이랑 발은 이미 난로 불에 뜨끈뜨끈한 상태였음에도 말이죠. 그리고는 “뇌의 굶주림"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따뜻함에 대해 뇌는 지나치게 굶주려 있었고, 그 굶주림을 해소하기 위해서 몸의 반응과는 상관없이 뇌는 따뜻함을 계속 요구했던 것이라구요.
그리고 그 “뇌의 굶주림" 이야기는 저에게 결핍에 관한 한 가지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평소에 잠을 많이 못 잤다면 한번 자면 계속 잠을 자고 싶다거나, 다이어트한다고 먹고 싶은 걸 참았다가는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먹는 것을 절제를 못 하는 것도 예가 될 수 있겠죠. 저는 어떤 면에서는 제 욕구를 많이 참으면서 살아왔다고 생각이 들었는데요. 열심히 일하고, 조금씩 운동도 하고, 놀기도 했지만, 그 이야기를 들을 즈음 특히 저는 제 삶을 재미있게 꾸려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좀 더 가슴 뛰면서 재미있게 살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나의 뇌는 어떤 재미난 일에도 부족하다는 반응을 보이겠구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뇌의 굶주림",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저에게는 내 삶을 좀 더 재미있고, 신나고, 활기차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좋은 기회였습니다. 나는 어떤 것에 굶주려있을까 생각해보시고, 그걸 채워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한번 생각해보시면 어떨까요?
이래저래 말만 길었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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